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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감염증학회, '아비간' 코로나19 치료 효과 발표...경증 90%, 중증 61% 증상 개선

    6월 말까지 임상 3상 진행, 연말까지 비축량 200만명분으로 늘려...알베스코 효과도 일부 입증

    기사입력시간 2020-04-21 08:27
    최종업데이트 2020-04-21 12:50

    사진=아비간(アビガン, Avigan)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일본 감염증학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 치료에 ‘아비간(성분명 파비피라비르)’의 효과가 입증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경증과 중등도의 환자의 90%가 증상이 개선됐고 중증 환자의 61%가 증상 개선 효과가 있었다. 

    아비간은 일본 후지필름홀딩스의 자회사 후지필름도야마화학이 개발한 신종플루 치료제다. 바이러스의 RNA중합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바이러스의 증식을 방지하는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19일 일본 NHK, 온라인믹스 등에 따르면 일본 감염증학회는 18일 온라인 특별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아비간의 임상 효과를 발표했다. 일본은 코로나19에 여러 질병 치료제의 효과를 검증하고 있으며 아비간은 6월까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경증과 중등도 환자는 90%, 중증 환자는 61% 증상 개선 

    이날 후지타의대 도이 요헤이 교수는 아비간을 2주간 투여한 환자들을 상대로 2주간 관찰한 결과 경증과 중등도 환자에서 약 90%, 인공 호흡기가 필요한 중증 환자의 61%에서 증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전체 분석 환자는 346명(남성 262 명, 여성84명)으로, 아비간의 부작용으로 태아 기형이 보고돼 남성 환자의 등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은 50대가 25%로 가장 많았고 60대(22%), 70대(20%), 40대(13%) 등 상대적으로 고령자를 중심으로 투여됐다.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는 절반이 넘는 53%이었고 이 중 심혈관 질환 30%, 당뇨병 26%,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14%, 면역 질환 6% 등이었다. 체온 37.5도 이상 발열 증상은 55%, 37.5도 미만이 32%였고 양측성 폐렴 증상 83%, 편측성 폐렴은 5%였다. 산소 포화도 90% 이하의 산소투여 환자 60%, 노인 30%, 탈수 28%, 의식 장애 11%, 수축기 혈압 90 이하 1% 등의 중증 환자 다수가 포함됐다.

    주치의 판단에 따라 아비간 투여 후 개선, 불변, 악화 등의 상태로 나눠서 평가했다. 그 결과, 경증 환자는 투여를 시작한지 7일 후에 70%, 14일 후에는 90%로 증상이 개선됐다. 중등도 환자는 투여 시작 후 7일에서 66%, 14일 후에는 85%의 증상 개선 효과가 있었다. 중증 환자도 투여 7일 후에 41%, 14일 후에는 61%가 증상이 개선됐다. 그러나 중증으로 상태가 악화된 환자는 투여 7일 후 34%, 14일 후에는 33%였다. 

    부작용은 전체 분석환자 188명 중 32명(17%)에서 발생했다. 고요산혈증 15명, 간기능 수치 이상이 12명이었다. 이 외에도 고빌리루빈혈증, 급성 신장 장애, 메스꺼움, 피부 발진, 미열 등이 각 1명이었다.

    도이 교수는 “전국 약 200개 의료기관이 참여해 중등도에서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임상시험이 등록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 판단은 의사의 주관에 의한 것이라는 한계가 있다”라며 “흡입 천식치료제 알베스코 등과의 병용 요법도 많고 대조군을 두지 않은 관찰 연구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 교수는 “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자연적으로 완치되지만 일부 환자는 중증 단계로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라며 “아직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을 통해 효과가 나타난 치료제는 없으며, 투여 시간도 명확하지 않다. 임상시험을 통해 보다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비간 생산량 올해 연말까지 200만명분까지 늘려 

    아베 신조 총리는 3월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아비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하는데 필요한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올해 경정 예산안 139억엔을 편성해 코로나19를 위한 아비간 비축량을 현재 70만명분에서 200만명분까지 늘리기로 했다. 

    후지필름 도야마화학은 아비간의 비축량 확보를 위해 한 달에 4만명분에서 7월에는 10만명분으로, 9월에는 30만명분으로 생산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에 의존하는 원료의 일본 국산화도 서두르기로 했다. 

    해외에서는 중국이 2월 중순에 아비간 제조 허가를 내고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미국, 이스라엘 등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독일 정부도 구매를 결정했다. 인도네시아, 체코 등 20개국에 무상 공여 결정해 30여개국과 물량을 조정하고 있다.

    미국 폴리티코(Politico) 보도에 따르면, 후지필름은 미국 내 임상시험과 정부의 재정 지원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보건부 (HHS) 등과 협의를 진행했다.

    다만 일본 감염증학회 이사장인 다테다 카즈히로 도쿄대 교수는 “아비간의 유효성에 대해 아직 판단할 수 없다. 임상시험 진행 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식치료제 알베스코도 중증 환자에 효과, 추가 분석 예정

    일본 감염증학회는 흡입형 천식 치료제 알베스코(성분명 시클레소니드)의 효과도 보고했다. 폐렴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 알베스코를 투여한 환자 75명 중 증상 악화로 인공 호흡기를 착용한 환자는 3명, 사망한 환자는 2명으로 나타났다. 이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아이치의대 모리시마 츠네오 객원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만으로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알베스코를 투여하면 중증 폐렴에서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의료기관이 수용 가능한 환자수를 초과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의료시스템 붕괴를 방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추가적인 분석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일본 감염증학회는 다른 치료제에 대해서도 검토했지만 특별한 효과를 나타낸 치료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했다.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3월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를 14일간 투여한 결과 표준 치료 이상의 효과는 없었다.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은 모두 60년 이상 전에 FDA의 승인을 받은 약이다. 하지만 중국 절강대학이 발간하는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특별한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는 중국 등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5월 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사노피는 항체 의약품 케브자라에 대해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아비간을 비롯해 어떤 치료제든지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관련기사=中정부 아비간 코로나19 치료효과 입증...국내 허가는 중앙임상위→질본·복지부→식약처 거쳐야]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부본부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7일에 열렸던 범정부 실무추진단 총괄 분과에서 현재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인 서울의대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우선순위와 관련한 네 가지 의견을 분명히 제시했다. 예를 들면 안전성, 연구윤리, 공공성, 국제 표준 등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