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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이성 신장암 치료 발전했지만…옵디보+여보이 이후 2차 치료 선택지 제한

    김인호 교수 "1차 치료 표준 바뀌었지만 2차 급여 기준은 현실 반영 아쉬워"…입센코리아, 카보메틱스 급여 확대 추진

    기사입력시간 2026-05-27 06:31
    최종업데이트 2026-05-27 06:31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전이성 신세포암에서 1차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주요 치료 전략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후속 치료 선택지는 국내 급여 환경에서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입센코리아는 26일 JW메리어트호텔 서울에서 6월 세계 신장암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장암에 대한 인식 증진과 면역항암제 치료 이후 2차 치료 접근성 이슈를 조명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김인호 교수는 "신세포암은 과거 항암치료의 역할이 크지 않았던 암이지만,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도입으로 치료 성적이 크게 발전했다"며 "4기 환자라고 하더라도 치료를 통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장암은 신장에 발생하는 암을 통칭하며, 일반적으로는 신장의 세포에서 발생하는 신세포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병이 진행되면 혈뇨, 옆구리나 등 통증, 전신 컨디션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전이가 발생하면 전이 부위에 따른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흡연, 비만, 고혈압, 유전성 질환 등이 위험요인으로 거론되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 명확한 원인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신세포암 치료는 병기에 따라 달라진다. 1~3기 국소 신세포암에서는 수술이 기본 치료로 시행되며, 일부 환자에서는 수술 후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보조 항암치료가 고려된다.

    전이성 신세포암에서는 고식적 항암치료가 핵심이다.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가 주요 치료 옵션으로 사용된다. 과거에는 항암치료 효과가 제한적인 암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10여년간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가 도입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전이성 신세포암 환자에서도 암이 장기간 조절되거나, 일부에서는 완전관해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1차 치료 패러다임 바뀌었지만…후속 치료, 글로벌 권고-국내 급여 간극 여전

    이날 김 교수는 '신장암 치료전략 및 치료 접근성의 한계'를 발표하며, 진행성 신세포암 치료에서 환자의 위험도 평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같은 4기 환자라도 질환의 공격성과 예후가 다르기 때문에 임상에서는 환자를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나누고 치료 전략을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저위험군에서는 표적항암제 단독요법만으로도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중간위험군과 고위험군에서는 기존 표적항암제 단독요법만으로는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니볼루맙(상품명 옵디보)과 이필리무맙(여보이) 병용요법이 중간위험군과 고위험군에서 좋은 치료 결과를 보이며 주요 1차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도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은 중간위험군과 고위험군 진행성 신세포암 환자에서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1차 치료에서 상당수 환자의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가 가능해졌다.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를 병용하는 치료도 주요 옵션으로 발전했다. 김 교수는 ▲펨브롤리주맙·악시티닙(키트루다·인라이타) ▲니볼루맙·카보잔티닙(옵디보·카보메틱스) ▲펨브롤리주맙·렌바티닙(키트루다·렌비마) 등 여러 병용요법이 좋은 연구 결과를 보이며 치료 선택지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허가 여부와 별개로 급여 적용에는 제한이 있어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 접근성에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처럼 전이성 신세포암 치료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국내 치료 환경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1차 치료 이후가 문제로 지적된다.

    전이성 신세포암에서는 1차 치료로 장기간 병이 조절되는 환자도 있지만, 상당수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질병이 진행돼 다음 치료로 넘어가게 된다. 이때 어떤 2차 치료 옵션을 사용할 수 있는지가 환자 치료 전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김 교수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는 면역항암제 치료 이후 2차 치료로 카보잔티닙, 악시티닙, 렌바티닙·에베로리무스 병용요법 등 여러 옵션이 제시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 이후 실제 급여권에서 선택 가능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많은 환자들이 니볼루맙·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을 1차 치료로 받고 있다"며 "이후 병이 진행됐을 때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제시되는 여러 치료 옵션이 있음에도 국내에서는 급여가 모두 가능한 것은 아니어서 선택이 제한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한계가 과거 임상시험 설계 당시의 치료 환경과 현재 진료 현실 사이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카보잔티닙의 주요 근거가 된 METEOR 연구는 이전에 VEGFR 표적 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1차 치료로 자리 잡기 전이었기 때문에, 임상시험도 표적항암제 치료 이후 상황을 전제로 설계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차 치료가 면역항암제 기반으로 전환된 만큼 과거 치료 환경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현재 진료 현실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국가 급여 제도가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현재 2차 치료에서는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환자들이 1차 치료 이후에도 여러 치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환자별 전이 양상과 증상 차이를 고려한 치료 옵션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같은 전이성 신세포암이라도 종양 부담이 큰 환자, 증상 조절이 빠르게 필요한 환자, 골전이나 뇌전이가 동반된 환자에서는 치료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카보잔티닙과 관련해 종양 부담이 큰 환자에서 임상적 이득이 관찰된 하위분석 결과를 언급하며, 전이 병소가 많거나 증상이 빠르게 악화되는 환자에서는 질병을 신속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실제 진료 현장 환자 사례를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복강 내 큰 종양으로 통증과 구토 증상을 보인 환자에서 카보잔티닙 치료 후 종양이 줄고 증상이 조절됐으며, 골전이와 뇌전이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2차 치료가 필요한 환자 비율에 대해 "정확히 몇 퍼센트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체감상 80% 이상의 환자는 결국 2차 치료가 필요하다"며 "1차 항암 후 완치되는 환자가 대부분인 것은 아니고, 언젠가 내성이 생기고 2차 치료로 넘어가야 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전이 양상에 대해서는 "신세포암에서 가장 흔한 전이 병소는 폐, 림프절, 뼈, 뇌 정도로 이야기한다"며 "특히 뇌전이는 항암 약물이 뇌로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효과가 있는 약물이 많지 않다. 카보잔티닙은 뇌전이 환자에서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데이터가 있어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환자마다 병의 진행 속도와 전이 양상,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치료 옵션만으로 모든 환자를 보기 어렵다. 2차 치료에서도 환자 특성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넓어져야 한다"며 "신세포암은 한 번 치료 반응이 잘 나타나면 오랜 기간 병이 조절되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환자들도 있다. 1차 치료뿐 아니라 2차 치료 이후에도 환자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

    치료는 진화했지만 경제적 독성·정서 불안 등 환자 부담 여전…"마음 돌봄도 치료 일부"

    이어진 발표에서 한국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는 치료 발전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과 정서적 불안을 함께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대표는 "과거에는 전이성 신장암이라는 말을 들으면 굉장히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다양한 병용요법이 등장하면서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 아니라 암과 함께 살아가는 질환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료 환경 변화가 환자의 부담 해소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신장암 환자는 치료 중 또는 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긴장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겪는 불안감인 '스캔자이어티'부터 재발에 대한 공포, 정보 과잉, 고립감, 경제적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백 대표는 치료 환경의 가장 큰 문제로 경제적 독성을 꼽았다. 그는 "신장암 치료는 많이 발전했지만 효과 있는 치료제가 있어도 접근할 수 없는 환자들이 존재한다"며 "환자들에게 치료비는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죽음의 경계선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급여 치료비 부담으로 치료 여부를 고민하는 환자 사례를 소개하며 "대다수 환자들이 한 달에 수천만원이 넘는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치료는 진화했지만 급여 기준은 여전히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대표는 이러한 문제는 치료 선택뿐 아니라 환자의 정서적 안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환자의 정서적 웰빙도 치료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의료진에게 이야기하지 못한다"며 "3분 진료 안에서 감정 이야기를 꺼내기 어렵지만, 감정을 말하는 것 역시 치료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정서적 웰빙은 환자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제도가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안전망"이라며 "얼마나 오래 사는가뿐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가, 어떤 마음으로 버텨내고 있는가까지 함께 바라봐야 환자 중심 치료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김인호 교수도 공감하며 "요즘 환자들은 우울감이나 감정 변화를 이전보다 더 많이 이야기한다. 현실적으로 진료실에서 모든 정서적 문제를 다 다루기는 어렵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검사 불안에 대해서는 "환자들이 검사 결과를 들으러 올 때 가장 불안해한다"며 "제한된 시간이지만 검사 결과를 듣는 환자에게는 최대한 설명을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의사들도 조금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입센코리아는 카보메틱스의 면역항암제 이후 2차 치료 급여 확대를 추진 중이다.

    입센코리아 신정환 전무는 "1차 치료에서는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표준화돼 기준이 잡혀 있지만, 이후 치료 단계에서는 임상적으로 권고되는 치료 옵션과 실제 선택 가능한 옵션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보메틱스의 면역항암제 이후 2차 치료 급여 확대와 관련해 "현재 급여 신청을 한 상황이며 심평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지난 1월 암질심을 통과했고 아직 약평위까지 간 상황은 아니다. 가능하면 올해 안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협상 단계의 변수들이 있어 올해 안이 될지 내년 초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