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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T·MRI 수가 인하로 난리난 영상의학계…"과보상 잡긴커녕 불필요한 검사 더 늘 것"

    이충욱 교수, 영상의학회 학술대회서 정부 CT·MRI 수가 개편 정책 작심 비판

    기사입력시간 2026-06-26 19:37
    최종업데이트 2026-06-26 19:37

    서울아산병원 이충욱 영상의학과 교수 발표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아산병원 이충욱 영상의학과 교수가 정부의 CT·MRI 수가 인하 정책에 대해 “원가 기반 접근의 한계와 왜곡된 정책 판단이 반복되고 있다”며 수가 인하가 아닌 근본적인 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앞서 정부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현재 204% 수준으로 과보상된 CT·MRI 검사 수가를 올해 150%로 낮춰 연 7000억원의 과다 지출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2028년까지 영상검사 수가를 약 110% 까지 줄일 예정이다.

    영상검사 수가 인하 소식에 영상의학계는 반발하고 있다. 이충욱 교수는 2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영상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영상검사의 가치와 적정 수가’를 주제로 발표하며, 정부의 영상검사 과보상 인식과 수가 인하 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현재 CT 조영검사 수가는 약 13만 원 수준으로, 2001년과 비교해 사실상 변화가 없는 상태”라며 “물가 상승이나 환산지수를 반영하면 20만 원대가 돼야 정상임에도 지속적인 상대가치 개편과 일괄 인하로 가격이 억제돼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제시한 ‘영상진단료 169% 수익률’ 근거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영상검사가 과도한 이익을 내고 있다는 분석은 과거에도 반복됐지만, 수차례 수가 인하 이후에도 다시 높은 수익률이 도출되는 구조 자체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며 “검사량 증가로 단위당 원가가 낮아지는 구조를 단순히 ‘과보상’으로 해석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는 CT·MRI 이용 증가가 단순한 ‘과잉진료’가 아닌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CT 촬영은 많지만 MRI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대비 낮은 수준이다. 두 검사를 합산하면 전체 이용량은 유사하다”며 “이는 해외에서 MRI로 수행하는 검사를 국내에서는 CT로 대체하는 경향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는 CT 증가만을 근거로 과잉검사를 주장하지만 MRI 데이터는 함께 제시하지 않는다”며 “선별적 데이터 해석이 정책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수가 인하가 검사 억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정부 논리에 대해서도 반박이 이어졌다. 

    이 교수는 “수가 인하가 환자 부담 감소로 이어져 다시 검사가 증가하는 악결과가 도래한다. 이때 원가 하락은 다시 과보상 판정으로 이어지고 또 수가 인하가 진행되는 악순환 구조가 이미 고착화돼 있다”며 “단순 가격 조정으로는 검사량을 통제하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미국 사례처럼 사전 승인제 등 구조적 관리 기전이 필요하다는 게 영상의학회 측 설명이다. 

    특히 영상검사의 본질을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 교수는 "미국은 보험회사에서 사전 승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외래 환자는 먼저 승인이 있어야 CT를 찍을 수 있는 구조"라며 "이와 같이 검사 수 자체를 제한할 수 있는 프로토콜에 운영돼야 검사 횟수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CT는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입원 기간을 단축시키는 등 명확한 의료적 가치를 가진다”며 “단순 비용 절감 관점에서 접근하면 오히려 전체 의료비 증가와 환자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수가 억제는 저가 장비 사용, 노후 장비 유지, 인력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환자 안전과 의료 질 저하라는 더 큰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영상검사 정책은 원가 중심이 아닌 가치 기반, 의료체계 전체 관점에서 재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