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언론에 나온 내용이 정부의 진심은 아니라고 본다.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의대정원 문제는 상식적으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이 17일 오후 7시 의료계 대표자회의 이후 진행한 브리핑에서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에 찬 발언을 했다.
이날 의협은 대표자대회를 통해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부는 의대정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말라 ▲2020년 9월 4일 의정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라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 등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의협은 특히 의료계의 경고를 무시하고 의대정원 증원이 확정된다면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저항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다만 이필수 회장은 결의문 낭독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선 어느 정도 문제해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부와 충분한 소통을 통해 의견 공유를 했고, 의료계와 논의되지 않는 의대정원 증원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나는 정치인은 아니지만 어떤 조직이라도 협상 테이블에선 소통과 대화, 신뢰가 중요하다고 본다. 임기가 2년 반이 넘는 상황에서 여야와 많은 소통을 했고 정부와도 대화를 통해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이런 관계로 인해 필수의료 대책이 이만큼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방향성 자체는 공감한다. 그러나 2020년 9.4 의정합의문에 따라 의료계와 소통을 통해 의대정원 증원 등을 합의하기로 했고, 정부가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의료계와 합의해야 한다"라며 "최근 이어진 언론보도가 정부의 진심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말동안 당정과 소통을 많이 했다. 우리의 의사가 전달됐고 정부와도 소통이 충분히 소통이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정부와 더 소통해서 필수의료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정부와 관계가 나빠지고 각종 협의체를 통한 대화가 중단되면 결국 피해는 국민이 받는다"며 "정부와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문제를 풀자는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원래 의대정원 증원 계획이 발표될 예정이었던) 19일이 지나고 조만간 의료현안협의체가 개최될 것으로 기대한다. 협의체를 통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신뢰가 있다면 정부가 굳이 언론플레이를 할 이유가 있나'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의정 간 신뢰관계를 재차 강조했다.
이 회장은 "복지부는 공식적으로 (의대정원 증원 발표가)아니라고 밝혔다. 아마 언론 발표는 정부 차원의 희망일 것이다"라며 "(정부의)언론플레이였다고 해도 우리가 당장 팩트를 확인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대화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강경한 투쟁 수단으론 파업까지 고려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의협 서정성 총무이사는 "(의료계와 논의없이 의대정원 증원이 확정된다면) 의협은 모든 방법을 동원할 예정으로 그 안에 파업도 포함돼 있다. 대신 파업 자체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긴 힘들고 전 회원 투표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며 "전국의사총궐기집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한 이후 마지막 단계로 파업이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 총무이사는 "수많은 집회와 투쟁을 해왔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로드맵은 항상 준비돼 있다"며 "세밀한 투쟁 로드맵을 지금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지만, 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도 우리와 크게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전공의를 포함한 젊은의사 단체행동까지 암시했다.
다만 의협은 수용할 수 있는 의대정원 증원인원과 관련한 질의에는 말을 아꼈다. 이필수 회장은 "협상은 전략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는 언급하기 힘들다. 다만 지금이 적정 수치라는 의견도 있고 일정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교수들도 일부 있다"라며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근거 중심으로 잘 풀어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