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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고비·마운자로 돌풍에 비만 치료제 거래 급증…업계 주요 기업들 대규모 투자 시작

    노보, 최근 5년간 20건 가량 파트너십으로 파이프라인 다각화…로슈·AZ·MSD·애브비 등도 진출 준비 중

    기사입력시간 2025-08-08 08:40
    최종업데이트 2025-08-08 08:40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위고비(Wegovy)와 마운자로(Mounjaro)와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 치료제가 주목 받으면서 비만 시장에 대한 제약회사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여러 빅파마가 비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효능과 투여 편의성을 높인 차세대 치료제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24년에 비만 치료 후보물질 관련 파트너십 계약 건수는 36건으로 2023년 18건보다 2배 증가했다. 파트너십 계약은 대부분 새로운 치료 모달리티의 개발 초기 단계(발굴 및 초기 임상 단계) 자산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3상이나 허가 및 출시 단계 등 개발 위험이 낮은 자산을 보유한 파트너십도 증가했다.

    위고비를 판매하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2020년부터 2025년 1분기까지 비만 관련 거래를 17건 체결하며 거래 시장을 주도했고, 주요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도 같은 기간 7건 계약을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로슈(Roche), 화이자(Pfizer), MSD, 애브비(AbbVie) 등도 비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파트너십 체결에 나섰다. 이를 통해 확보한 후보물질은 대부분 장기 지속형 GLP-1 주사제나 경구제, 이중/다중 표적 또는 대체 수용체를 표적하는 약물이다.

    MSD와 애브비, 비만 분야 진출…노보 노디스크,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박차

    2023년 이후 체결된 빅파마 거래 중 가장 큰 규모는 올해 3월 체결된 로슈와 덴마크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 간 계약이다. 로슈는 주1회 투여하는 장기 지속형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Petrelintide)'를 공동 개발 및 상업화하기 위해 선급금 16억5000만 달러를 포함해 최대 56억 달러(약 7조7500억 원)를 지불하기로 했다.

    로슈는 2023년 12월 카못 테라퓨틱스(Carmot Therapeutics)를 31억 달러에 인수하며 주1회 피하 주사하는 GLP-1/GIP 수용체 이중 작용제 'CT-388'와 경구용 GLP-1 작용제 'CT-996' 등을 확보했다. 여기에 페트렐린타이드를 추가하면서 CT-388과의 고정 용량 복합제로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20억 달러(약 2조7700억 원) 이상 거래로 ▲애브비와 구브라(22억2500만 달러) ▲노보 노디스크와 셉테르나(22억 달러) ▲MSD와 한소제약(20억1200만 달러) ▲노보 노디스크와 유나이티드 랩스(20억 달러) ▲아스트라제네카와 에코진(20억 달러)의 라이선스 계약 등이 있다.

    MSD는 지난해 12월 중국 한소제약(Hansoh Pharma)과의 계약으로 전임상 단계 경구용 저분자 GLP-1 작용제 'HS-10535'를 확보하며 비만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미약품으로부터 2020년 도입한 GLP-1/글루카곤 이중 작용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efinopegdutide)는 대사기능장애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애브비 역시 3월 덴마크 구브라(Gubra)와의 라이선스 계약으로 비만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GUB014295는 아밀린과 칼시토닌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잠재적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장기 지속형 아밀린 유사체로, 1상 임상시험에서 평가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에코진(Eccogene)과의 계약으로 경구용 GLP-1 작용제 'ECC5004(AZD5004)'를 확보했다. 기존에 개발하고 있던 GLP-1/글루카곤 이중 작용제 'AZD9550'과 장기 지속형 아밀린 유사체 'AZD6234'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파이프라인 다각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월1회 투여하는 GLP-1 작용제를 개발하기 위해 덴마크 아센디스 파마(Ascendis Pharma)와, GLP-1, GIP, 글루카곤 수용체 등 주요 G 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셉터나(Septerna), 딥애플(Deep Apple)과 각각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중국 유나이티드 랩스(The United Laboratories)와 GLP-1/GIP/글루카곤 삼중 작용제 'UBT251'에 대한 라이선스 거래를, 메타포어 바이오테크놀로지스(Metaphore Biotechnologies)와는 GLP-1 수용체 관련 다중 표적 치료제 설계를 위해 손을 잡았다.

    비인크레틴 약물 및 새로운 질병 수정 치료법에 대한 투자도 적극

    인크레틴 계열이 아닌 새로운 표적을 대상으로 한 후보물질이나 세포유전자 치료제와 같은 새로운 치료 접근법에도 많은 금액이 투자됐다.

    노보 노디스크는 캐나다의 애스펙트 바이오시스템(Aspect Biosystems)과 신체 내 생물학적 기능을 대체하거나 복원 또는 보완하기 위해 설계된 바이오프린팅 조직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당뇨병 및/또는 비만 치료를 위해 최대 4개 제품 개발하기 위해 애스펙트의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사용할 수 있으며, 계약금과 연구비, 전환사채 형태의 투자를 포함한 초기 지급금 7500만 달러와 제품당 마일스톤 최대 6억500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애스펙트는 수술로 이식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세포 기반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식 가능한 바이오프린팅 조직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동종 이식용으로 설계된 단일 출처 유래 세포를 사용해 대규모 제조가 가능하다.

    렉시콘(Lexicon)과는 경구용 비인크레틴 후보물질인 'LX9851'에 대한 10억 달러 규모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LX9851은 ACSL5(Acyl-CoA Synthetase 5)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저분자 약물이다. ACSL5는 지방 축적 및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대사 경로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위 배출 지연 및 식욕 억제를 통해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장 브레이크 메커니즘을 활성화할 수 있다.

    전임상 연구에서 세마글루티드와 병용했을 때 단독 투여 대비 체중, 식이 섭취량, 지방량에서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고, 별도로 세마글루티드 중단 후 투여 시 체중 재증가를 완화하고 간 지방증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릴리는 비만 및 대사 관련 질환을 위한 새로운 RNA 유도 조절 유전체(regulatory genome) 표적을 발굴하기 위해 스위스 하야 테라퓨틱스(Haya Therapeutics)와 손잡았다.

    하야는 조직, 질환, 세포 특이적 긴 비번역 RNA(lncRNA) 표적을 식별하고, 현재 치료법보다 더 우수한 효능과 낮은 독성을 가진 RNA 표적 치료제를 개발해 질환 유발 세포 상태를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릴리는 이 플랫폼을 활용해 비만 및 대사 관련 장애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다수의 신규 lncRNA 표적을 찾고 검증할 예정이다.

    아이큐비아는 "최근 혁신 트렌드와 기술적 돌파구로 비만 분야에서의 거래 활동은 향후 몇 년간 규모와 가치 측면 모두에서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현재 시장 리더인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는 계속해서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 주요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하고 매력적인 대체 치료법이 등장함에 따라 향후 몇 년간 치열한 경쟁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