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대생 10명 중 9명은 복무 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될 경우 공중보건의사(공보의)·군의관으로 복무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공보의 복무 기간은 37~38개월이다.
의대생들 사이에선 의정 갈등 전부터 복무 기간이 18개월(육군 기준)로 짧은 현역병으로 입대하는 추세가 늘고 있었다. 의정 갈등 이후에는 이같은 경향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공보의, 군의관 제도 존속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는 17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 용역으로 의대생 24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설문 결과, 복무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될 경우 공보의 복무 희망률은 94.7%, 군의관 복무 희망률은 92.2%에 달했다. 사실상 복무기간 단축이 공보의, 군의관 지원율을 끌어올릴 확실한 방법임이 확인된 셈이다.
실제 공보의 복무 희망률은 현행 37~38개월에서 36개월로 단축시 62.9%에서 24개월로 단축 시 94.7%로 상승했다. 군의관도 36개월엔서 55.1%였던 수치가 24개월로 단축시 92.2%로 급등했다.
특히 일반의무병 복무를 희망했던 응답자들도 복무 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되면 약 94% 이상이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공협 이성환 회장은 “복무 기간을 줄이면 단순히 지원율이 올라가는 수준이 아니라, 지금 단축하지 않으면 머지 않아 아무도 지원하지 않게 될 것이란 경고”라며 “이미 공보의 제도의 붕괴는 시작됐으며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실제 복무 기간에 대한 부담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74.5%가 부담 정도를 10점 만점에 10점(매우 부담됨)으로 평가했으며, 9점까지 포함할 경우 84%에 달했다.
복지부 역시 현역 대비 긴 복무 기간이 문제라는 점은 인식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조치는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장은 “협회는 수차례 복무 기간 단축과 처우 개선을 요청해 왔으나, 예고된 2025년 지침서 개정안에서도 관련 내용은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부가 공공의료를 진정으로 지키려는 의지가 있다면 협회와 즉각 대책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를 향해서도 “전국 지자체의 85%가 민간 의사 채용 예산을 전혀 책정하지 않고 있다. 진료 공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공보의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의료공백을 말하기에 앞서 지자체가 뭘 해왔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