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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보의 부족에 간호사가 의과 진료 대체 확대…"지역의료 수준 80년대로 하향평준화"

    보건진료전담공무원 통합형 보건지소에 대폭 배치 확대…의료계 "진료는 거점병원 전문의 중심돼야"

    기사입력시간 2026-07-07 07:09
    최종업데이트 2026-07-07 07:0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공중보건의사 감소에 따라 지역 보건의료 현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진료 인력이 부족한 보건지소를 통합하고 간호사인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을 통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의료계는 보건진료전담공무원 위주로 보건지소 의과 진료가 시행될 경우, 지역 주민들이 양질의 진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7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미 공보의 부족에 따라 지역의료 현장에서 '보건지소 기능개편 시범사업'이 시작된 상태다. 

    일례로 전라남도 보성군은 지난 1일부터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보건지소를 중심으로 보건지소 기능개편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 

    현재 보성군에는 의과 공보의가 보건소와 복내·조성보건지소 등 3개소에만 배치돼 있다. 이에 군은 노동·겸백·율어·문덕·득량·웅치 등 6개 보건지소를 대상으로 보건지소와 보건진료소를 통합했다. 

    통합형 보건지소는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이 보건지소는 주 3회, 보건진료소는 주 2회 순회 진료를 운영해 주민들의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지원하게 된다. 

    올해 신규 의과 공보의가 한 명도 배치되지 않은 전라북도 정읍시도 2일부터 민간 의료기관이 없는 9개 면에서 '통합형 보건지소'를 운영 중이다. 

    구체적으로 북면·소성·영원·덕천·이평·옹동·산내·정우·감곡 등 9개 보건지소에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이 2명씩 배치된 상태다. 

     
    사진=보건복지부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읍·면 단위로 민간의료기관까지의 거리를 분석한 결과, 관내 및 인접 읍·면에 민간의료기관이 없어 의료이용 접근성이 취약한 읍·면은 547개(532개 보건지소 소재)로 분석됐다. 

    원래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은 의사 배치가 어려운 지역의 보건진료소에 한해서만 91종 의약품 처방, 예방접종 등 일부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분석 결과에 따라 복지부는 우선 151개 보건지소를 보건진료소와 통합해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을 배치, 의과 진료를 제공하도록 했다. 

    또한 42개 보건지소는 보건진료소로 전환해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이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부족한 보건진료전담공무원 확보 위해 교육과정도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 

    공보의 부족에 따른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의 역할이 커지면서 이들의 업무 범위 자체를 넓히자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보건진료전담공무원 직무교육 기간을 늘리고 이들이 기존 경미한 의료행위 외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행위를 추가로 할 수 있도록 업무범위를 넓히자'는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 

    국회 복지위 박동찬 전문위원은 "자격 요건이 강화된 전담공무원이 보다 넓은 범위의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되면 경증 질환에 대한 외래 처치의 안전성 제고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고령화 등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며 "의료 취약지역에서 공공의료 서비스 제공이 유지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행위를 비전문가인 전담공무원이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면허체계를 흔드는 것'이라며 법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지난 4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간제 공무원을 전담인력으로 배치하면 대책이 되나. 이는 장기계획이 없다는 증거다. 공보의 복무 기간 단축 문제가 국방부와도 협의되지 되지 않고 있다"고 복지부를 비판했다. 

    특히 현역 공보의들의 비판 역시 심하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우병준 정책이사는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은 1980년대 도입 당시에 의료접근성이 극도로 불량한 무의촌에서 경미한 의료행위를 제한적으로 허용한 것"이라며 "당시 법안을 보면 예외적이고 과도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었지만 지역의료 제도를 정비하지 않은채 5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낡은 구조가 고착화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우 정책이사는 "지역 주민들이 고령화되고 복합적인 만성질환이 많아져 갈수록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진료가 더욱 필요한데, 보건진료전담공무원으로 의사를 대체하겠다는 방향성은 농어촌 특별법의 취지에도 어긋나고, 지역 주민들에게는 양질의 진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지금 정부의 방향성은 80년대 시스템을 그대로 확대해서 지역의료 수준을 하향평준화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우 이사는 "전담공무원은 단순한 진료나 약처방 보다는 지역사회에서 예방, 교육, 돌봄 등을 전담하도록 역할을 재정립하고 그에 맞게 특화된 보수교육 및 관리를 해야 한다"며 "한편 진료기능은 전문적인 검사, 진단, 치료가 가능한 거점병원의 전문의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