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을 둘러싸고,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제도 개편으로 인해 일차의료기관의 역할 축소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복지부는 검체검사 수가 수준을 기존 190%에서 2028년 110%까지 낮출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검체검사료 인하에 따라 의료기관 당 월 294만 원이 마이너스가 된 상태다.
또한 위탁관리료 폐지에 따른 손해는 월 100만 원 가량이라, 수익 손실 분을 전부 더 하면 월 400만 원 정도 의료기관들의 손해가 예상된다.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유승호 공보이사는 6일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검체검사 위·수탁제도 개편은 단순히 위탁기관과 수탁기관 사이의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단순히 환자의 검체를 받아 검사기관으로 전달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유 공보이사는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토대로 필요한 검사를 판단하고 검체를 채취, 관리하며 검사 결과를 해석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가검사와 치료, 의뢰 여부를 결정한다"며 "검체검사는 하나의 독립된 의료행위가 아니라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는 일차의료 진료과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제도 개편을 통해 질 관리와 거래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론 효과가 미비하며,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의사회의 설명이다.
유 이사는 "질 관리를 강화한다면서 오히려 정부는 수가를 낮추고 투명성을 강화한다며 다양한 종류의 검체검사의 배분을 획일적으로 통일하고 있다"며 "이는 비상식적인 조치다. 상식적이라면 질 관리를 강화하려면 수가를 올려야 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려면 검사 종류에 따른 배분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태경 회장도 "정부가 한편에선 지역사회 일차의료를 강화하고 기본진료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에선 일차의료기관이 수행해 온 검체검사 영역의 보상을 축소하는 정책적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결국 3~4년 동안 혼란기가 불가피하며, 이 기간동안 동네의원들만 죽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검체검사 영역에서 절감한 재정을 다른 기본진료 영역의 보상에 활용한다면 이는 일차의료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한정된 재원의 재분배에 불과하다"며 "결국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을 축소하고 경제적 손실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환자의 검사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의료기관의 정당한 역할과 비용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문배 총무이사는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 개편은 결국 현장의 검사를 위축시킨다"며 "검사를 하면 마이너스가 되는 구조인데 누가 환자를 위해 검사를 하겠나. 검사 없이 인공지능(AI)으로만 다 판단할 수 없다. 결국 근거 베이스 의학에서 근거는 AI가 아니라 검사를 통한 수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