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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의교협 "급격한 의대증원, 공공복리 유해...대학 총장들은 5월 말까지 모집요강 중단해달라"

    고등법원·대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의 올바른 결정 촉구...정부에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회생 정책 요청

    기사입력시간 2024-05-18 09:53
    최종업데이트 2024-05-18 09:5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18일 의대정원 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항고심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급격한 의대 입학정원 증원은 오히려 공공복리에 유해한 결과를 초래한다”라며 “고등법원,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모집요강 발표를 잠시 중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16일 서울고등법원 행정 제7부는 의대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항소심에서 의과대학 재학생들의 원고적격성과 학습권이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히 필요한 신청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정부의 행정절차상의 문제와 2000명 의대정원 증원의 과학성 근거 부실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전의교협은 "1심에 비해 진일보한 사법부의 결정이었다. 그러나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판단으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것은 매우 아쉬운 결정"이라고 평했다.   

    전의교협은 “의대정원 증원은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의 개선을 위한 필수전제가 결코 아니다. 한국 수도권 과밀화 문제가 ‘한국 총 인구 수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여건 차이에 의해 나타나는 인구 분포의 문제’인 것처럼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문제는 의료환경에 따른 의사 분포의 문제’일 뿐 총 의사수의 문제는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전의교협은 “교육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은 대학에 정원을 늘리는 것은 부실한 의학교육과 부실 의사 배출로 이어진다.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국민 건강에 유해한 결과를 초래한다"라며 "세계 주요 선진국에서는 의대 입학정원을 늘릴 때 교육 인프라가 갖춰진 대학에 한해 연간 10% 이내의 증원을 실시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은 1년에 의대 정원의 2.8%~ 8% 정도만 증원해 각각 5300명, 6150명, 1만명을 증원하는데 걸린 기간은 총 20년~21년이었다.

    이어 전의교협은 “필수의료과 전문의가 그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것이지,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라며 "의료수가 개선, 법적 안전망 강화 등 올바른 의료정책을 제대로 추진한다면 의사 숫자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지역 의료, 필수 의료에 종사할 의사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전의교협은 “32개 대학 총장은 의대생 1만3000여명의 고등법원 항고심 3개 가처분신청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는 모집요강 발표를 5월 31일까지 잠시 중지해 달라”라며 "고등법원과 대법원은 5월 31일 이전에 의대생들이 신청한 ‘의대증원 집행정지 가처분’에 대해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전의교협은 “교육부는 각 대학에서 학내 절차에 따라 적법한 학칙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해달라”라며 “정부는 주요 선진국처럼 의료 영역에서 법적 안전망을 구비하고, 의료수가를 합리화하는 등의 의료정책을 시급히 시행해 현재 시점에서 우리 나라의 필수의료를 회생시켜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수도권 6600병상 신설과 같이 수도권 집중화를 더욱 촉진해 결국 지역의료를 몰살시키는 정책을 취소하고 보다 전방위적으로 지역의료를 회생시킬 수 있는 정책을 시급히 시작해달라”고 촉구했다. 
     
    고등법원 행정 제7부의 의대증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결정에 대한 전의교협의 입장 [전문]

    -급격한 의대입학정원 증원은 오히려 공공복리에 유해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현실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책으로 공공복리를 증진해주십시오.
    -고등법원,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모집 요강 발표를 잠시 중지해주십시오.

    지난 5월 16일 서울고등법원 행정 제7부는 의대입학정원 증원 취소 소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에서 의과대학 재학생들의 ①원고적격성과 ②학습권이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히 필요한 신청이었음’을 인정하였고, ③정부의 행정절차상의 문제와 ④2천명 의대입학정원 증원의 과학성 근거 부실을 인정하였기에 1심에 비해 진일보한 사법부의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판단으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한 것은 매우 아쉬운 결정이었습니다. 

    의대정원 증원은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의 개선을 위한 필수전제가 결코 아닙니다. 한국 수도권 과밀화 문제가 ‘한국 총 인구 수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여건 차이에 의해 나타나는 인구 분포의 문제’인 것처럼,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문제는 의료환경에 따른 의사 분포의 문제’일 뿐 총 의사수의 문제는 아닙니다. 한국보다 훨씬 많은 수의 의사를 보유한 OECD국가들도 우리보다 더 심각한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전의교협은 학자적 양심과 전문가적 식견에 기반하여 정부가 추진 중인 1천5백명~2천명의 급격한 의대정원 증원이 그대로 집행될 경우 오히려 공공복리에 유해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교육 인프라가 준비되지 않은 대학에 정원을 늘리는 것은 부실한 의학교육과 부실 의사 배출로 이어져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국민 건강에 유해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세계 주요 선진국에서는 의대 입학정원을 늘릴 때, 교육 인프라가 갖춰진 대학에 한하여 연간 10% 이내의 증원을 실시합니다. 최근 복지부에서 밝힌 것처럼, 영국, 프랑스, 미국에서는 1년에 의대 정원의 2.8%~ 8% 정도만 증원하여 5,300명, 6,150명, 1만명을 각각 증원하는데 걸린 기간은 총 20년~21년이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추계에 의하면 2032년에는 61조 6천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고 하는데, 20세기 경제학자들의 유명한 연구결과처럼 무리한 의대정원 증원은 의료비 상승을 초래하여 건강보험 재정을 더욱 빠르게 악화시킬 것입니다. 

    의사 수를 늘리면 낙수효과로 지역의료, 필수의료에 종사할 의사를 늘릴 수 있다는 ‘희망찬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지금도 필수의료과 전문의가 그 분야에 종사하지 않는 것이지,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의료수가 개선, 법적 안전망 강화 등 올바른 의료정책을 제대로 추진한다면 의사 숫자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지역 의료, 필수 의료에 종사할 의사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의대 입학 후 10년이 지나야 비로소 전문의 배출이 가능하고, 그 기간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은 사회적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게 됩니다. 자칫 불필요한 미래의 의사를 키우는 데 들이는 비용을 지금 당장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회생하는 예산으로 투입한다면 의사 숫자를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도 국민 공공복리를 10년 뒤가 아닌 현재 바로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이에 전의교협은 학자적 양심과 전문가적 식견에 기반하여 ‘공공의 복리 및 우리 사회의 안녕’을 위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의대정원 증원이 예고된 32개 대학 총장, 사법부,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32개 대학 총장은 의대생 1만3천여명의 고등법원 항고심 3개 가처분신청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는 모집요강 발표를 5월 31일까지 잠시 중지해 주십시오.
    -고등법원과 대법원은 5월 31일 이전에 의대생들이 신청한 ‘의대증원 집행정지 가처분’에 대해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려 주십시오.
    -교육부는 각 대학에서 학내 절차에 따라 적법한 학칙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십시오.
    -정부는 주요 선진국처럼 의료 영역에서 법적 안전망을 구비하고, 의료수가를 합리화하는 등의 의료정책을 시급히 시행하여 현재 시점에서 우리 나라의 필수의료를 회생시켜 주십시오.
    -정부는 수도권 6600병상 신설과 같이 수도권 집중화를 더욱 촉진하여 결국 지역의료를 몰살시키는 정책을 취소하고 보다 전방위적으로 지역의료를 회생시킬 수 있는 정책을 시급히 시작하여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