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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실 폭행 이제 그만,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해주세요"

    [칼럼] 이세라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기사입력시간 2018-07-14 08:39
    최종업데이트 2018-07-14 08:4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세라 칼럼니스트] 최근 전북 익산의 한 병원에서 응급실을 지키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술에 취한 환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해 많은 의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진료실에서 환자가 의사에게 망치를 휘두르거나, 문신을 한 환자가 의료진을 위협하는 사례도 있었다. 

    응급실이나 진료실에서 발생하는 폭행과 폭언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많은 환자들로 넘쳐나는 응급실에서, 그리고 현행 건강보험 제도에서 짧은 진료시간이 주는 불만이 환자와 의사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의료법은 의료기관에서의 진료방해나 의료인 폭행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폭행방지 효과가 미미하다. 이에 따라 처벌 내용을 강화해 실질적인 효과를 도모해야 한다는 한목소리가 나왔다.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실이 주최하는 응급의료 현장 폭력 추방을 위한 긴급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재백 대한응급의학회장, 정은희 병원응급간호사회장, 김진우 대한응급구조사협회장, 김호준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등은 현재의 잘못된 의료현장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런 법률적인 대응과 함께 가야 하는 것은 응급실·진료실 폭행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다. 응급실·진료실 폭행은 해당 의료진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진료 공백을 초래해 남아있는 환자들도 위험할 수 있다.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응급실 폭행 사건을 근절하기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94032?navigation=best-petitions)에 동의하는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은 시작한지 30일 이내에 20만명이 넘으면 해당 부처나 청와대 관계자가 책임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 이번 국민청원은 지난 3일부터 시작해 다음달 2일까지 진행된다. 14일 오전 8시 현재 7만여명이 국민청원에 동의했다.  

    외과의사와 환자로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프로야구 박병호 선수가 있다. 박병호 선수에게 국민청원에 동의해 달라는 문자를 보냈더니, 흔쾌히 동의하고 협조하겠다는 답장이 왔다.

    이런 작은 움직임을 시작으로 국민청원 20만명을 채우고 응급실 폭행 근절을 위한 문제 해결에 한걸음 더 다가가길 바란다. 이 시간에도 진료를 받는 환자들을 비롯해 모든 국민들에게 국민청원 참여를 부탁드린다.  

    의협 대의원회 이철호 의장의 글을 일부 인용해 의사 동료들에게도 국민청원 동참을 강조하고 싶다. 한나라 유항의 신서 잡사편에 나오는 ‘금석위개(金石爲開)‘라는 유명한 고사가 있다. 웅거자라는 장수가 바위를 호랑이로 여기고 활을 쐈는데, 가서 보니 화살 깃털까지 바위에 박혀 있었다는 내용이다. 즉, '쇠와 돌을 뚫었다'는 의미다. 이는 강한 의지로 전력을 다하면 어떤 일이든지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응급실 폭행 근절을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과 입법화를 위한 문제 해결이 당장 쇠와 돌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강한 화살을 쏴서 이를 관통할 수 있는 용기와 지략이 필요하다. 이번 기회를 응급실과 진료실 폭행을 최대한 막을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의사 동료 여러분, 응급실 폭행 근절을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대한의사협회 이세라 총무이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