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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학부, RWE 어떻게 활용할까? 희귀질환부터 환자중심 연구까지 확대

    고위험군 규정부터 다발골수종 환자·보호자 심층인터뷰까지…RWE 활용 범위 넓어져

    기사입력시간 2026-04-24 09:28
    최종업데이트 2026-04-24 10:24

    한국룬드벡 정형진 전무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실사용근거(RWE) 활용이 단순한 사후 분석을 넘어 의약품 개발 전주기와 메디컬 전략, 환자중심 연구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특히 희귀질환 분야에서는 질환 특성과 고위험군을 실제 진료 데이터로 구체화해 국내 허가·급여·환자 접근성 전략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면서, 한국 의료환경과 진료 현실을 반영한 국내 데이터 축적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23일 열린 2026 한국제약의학회(KSPM) 제1회 RWE 포럼에서 한국룬드벡 정형진 전무, 한국UCB제약 박영민 이사, 한국다이이찌산쿄 배지환 과장, 한국얀센 박영주 상무는 RWE 활용 방향과 실제 연구 사례를 공유했다.

    RWE, 근거 만드는 전략적 도구…의학부 보조 기능 넘어 의약품 개발 전주기로 확대

    한국룬드벡 정형진 전무는 RWE가 의학부(Medical Affairs)의 핵심 기능을 넘어 의약품 개발 전반에서 활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진료환경을 반영한 근거가 임상시험만으로는 충분히 확보되기 어려운 만큼, 실사용데이터(RWD)를 활용해 어떤 환자군에서 어떤 근거가 필요한지를 선제적으로 설계하는 기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RWE가 특정 부서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데이터 공백을 확인하고 임상 현장의 정보를 보완하며 실제 활용 가능한 근거를 만드는 전략적 도구라고 강조했다.

    정 전무는 "RWD 인프라를 활용해 근거를 생성하고 실제 활용 사례로 연결해야 한다”며 “의학부가 주로 관여해 왔고 앞으로도 이 영역에 집중하겠지만, 앞으로는 의약품 개발 전주기에 걸쳐 RWE가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상시험과 실제 임상 연구는 대체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임상시험과 리얼월드 스터디 중 무엇이 더 우선한다기보다 상호보완적"이라며 "임상시험 영역은 이미 잘 개발돼 있고 리얼월드 스터디는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더 관심을 갖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UCB제약 박영민 이사, 한국다이이찌산쿄 배지환 과장

    희귀질환 '마켓 리서치' 아닌 '마켓 셰이핑'부터…질환 정의·고위험군 규정이 먼저

    이어진 발표에서는 희귀질환 영역에서의 RWE 활용 사례와 연구 설계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함께 제시됐다.

    한국UCB제약 박영민 이사는 중증근무력증(MG)을 예로 들며, 환자별 상태 차이와 질환 악화의 예측 불가능성이 큰 질환 특성상 기존 임상 정보만으로는 고위험군과 실제 질병 부담을 충분히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실제 진료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어떤 MG 환자는 정상인처럼 생활하기도 하지만, 어떤 환자는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기도 한다"며 "오늘은 괜찮다가도 다음 날 갑자기 상태가 악화될 수 있고, 이런 변동성이 환자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질환에서는 단순히 환자 수나 시장 규모를 파악하는 시장조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실제로 어떤 환자가 더 위험한지, 질환 부담이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 어떤 기준으로 환자군을 나눠볼 수 있는지부터 정리돼야 이후 허가·치료 접근성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이사는 “실제 연구를 통해 고위험군에서 사망, 위기, 입원 위험 증가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희귀질환 신약 도입 초기에는 단순한 시장조사보다 질환 정의와 진단 기준 정립, 환자군 규정부터 시작하는 마켓 셰이핑(Market Shaping)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을 출시할 때는 두 트랙이 있다. 하나는 마켓 리서치(Market Research)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켓을 셰이핑하면서 시작하는 것”이라며 “희귀질환은 기존에 약제가 없는 경우가 많아 진단부터 시작해야 하고 기준을 정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희귀질환으로 출시할 때는 마켓 셰이핑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때 의학부에서 진행하는 RWE가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이 같은 연구가 후속 연구와 임상 현장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논의했던 것들이 이 연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연구자들의 후속 연구에서도 계속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며 "무엇을 밝혀야 약과 허가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가장 잘 아는 것이 메디컬이고, 연구자와 회사의 니즈 사이에서 정렬을 이루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될 수 있는 것도 메디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의가 없는 것을 정의하는 것이 리얼월드 연구의 핵심"이라며 "특히 희귀질환 영역에서 그런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리얼월드 연구"라고 덧붙였다.

    한국다이이찌산쿄 배지환 과장은 CDM 기반 비교효과 RWE 연구 사례를 소개하며, 연구에 앞서 근거 공백(evidence gap)과 제품의 임상적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업적 차별화(Commercial Differentiation)는 오늘의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고, 의학적 차별화(Medical Differentiation)는 내일의 임상 현장을 바꾸는 것"이라며, 기존에 없던 근거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이 의학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배 과장은 프라바스타틴 사례를 예로 들어 한국인 대상 최신 임상근거와 타 스타틴과의 직접 비교 데이터 부족을 연구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이어 이런 RWE를 실제 연구로 구현하려면 OMOP CDM 기반 데이터의 구조를 충분히 이해한 뒤 연구계획을 세워야 하며, 시간 관련 편향(time-related bias)과 성향점수 매칭(PS matching), 역확률가중치(IPTW) 같은 방법론도 적절히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얀센 박영주 상무

    "허가·액세스는 각 나라의 문제…환자 중심 약물 개발·목표 지향적 연구 설계 필요"

    한국얀센 박영주 상무는 환자중심 RWE의 전략적 접근과 실제 적용 사례를 소개하며, 글로벌 데이터만으로는 각국의 허가·급여·환자 접근성 논의를 충분히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허가나 액세스는 각 나라별로 진행되고, 그 나라의 독특한 사회문화적 맥락이나 의료 시스템을 반영하지 못한 데이터는 나중에 활용할 때 제한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데이터를 생성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연구 설계 단계에서는 목표 지향적인 역설계 접근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가와 액세스, 메디컬 전략처럼 활용 지점이 분명해야 그에 맞는 연구 질문과 방법론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데이터가 다 나온 뒤 '이렇게 활용하겠다'고 정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를 계획하는 초반 단계에서부터 '이 데이터가 나오면 액세스 전략에 활용하겠다, 메디컬 전략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먼저 세우고, 그에 맞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을 역으로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발골수종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기존의 건강 관련 삶의 질(HRQoL) 설문만으로는 환자가 얼마나 힘든지는 확인할 수 있어도, 실제로 무엇이 가장 큰 고통과 부담으로 작용하는지까지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며 "심층 인터뷰 기반의 환자중심 RWE 연구를 진행해 환자 본인의 고립감이나 보호자의 생계 부담처럼 치료 과정에서 체감하는 실제 문제를 파악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환자와 보호자의 이야기를 듣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가 원했던 것은 환자의 고립감이나 보호자의 생계 부담 같은 호소였기 때문에 일대일 심층 인터뷰를 설계해 진행했다"고 했다.

    아울러 연구 수행 과정에서 임상 현장과 가까운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 주도 연구라고 하더라도 혼자서 진행하기는 어렵다"며 "임상 현장과 매우 가까운 파트너를 구하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