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환자와 의료진이 반복적으로 접촉하는 병실 커튼 등 환경 표면이 의료관련감염의 주요 전파 경로로 지목되면서 병원 감염관리 방식에도 변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환자 병상 사이에 설치되는 병동 커튼은 환자, 의료진 등이 자주 접촉하는 대표적인 고접촉 표면이라 주의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해외 연구에서는 커튼 설치 후 1주일 만에 약 90% 이상이 병원체에 오염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오염된 커튼의 42%에서 VRE(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 22%에서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가 검출된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일부 해외 의료기관에서는 항균 또는 소독 처리된 병원용 커튼을 도입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NHS 관련 자료에서는 소독 커튼을 도입한 병원에서 의료관련 감염 발생률이 약 20.1%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화학 소독제 중심의 기존 감염 관리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알투이랩(R2E LAB) 김창주 대표는 13일 의료기기산업협회 대강의실에서 열린 의료기기산업 출입 전문기자단 간담회에서 잠자리 날개의 미세 구조를 모방한 ‘스파이크(Spike)’ 항균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 기술은 잠자리 날개 표면에서 발견되는 나노 구조를 모방한 것으로, 항균 코팅막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외피(멤브레인)를 물리적으로 파괴해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항균 용액을 표면에 도포하고 건조하면 스파이크 형태의 코팅막이 형성되고, 세균이나 곰팡이, 바이러스가 접촉할 경우 외피가 물리적으로 파괴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화학적 살균 방식과 달리 내성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특징으로 제시됐다. 김 대표는 “화학 소독제는 반복 사용 시 내성 문제나 독성, 환경 오염 등의 우려가 있지만 물리적 항균 방식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의료기관 환경에서도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5개 상급종합병원에서 항균 솔루션을 적용한 공간과 기존 환경관리 프로토콜을 적용한 공간을 3개월간 비교한 결과, 코팅이 적용된 구역에서는 24시간 이상 항균 효과가 유지된 반면 기존 관리 구역에서는 CRE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등 다양한 다제내성균이 검출됐다.
또 인천 지역 2개 요양병원에서 진행한 현장 실증 연구에서는 코팅 적용 구역의 ATP(미생물 오염 지표) 수치가 약 80% 감소했으며, 12주 동안 높은 청결도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검출됐던 CRE 균주도 12주차에는 검출되지 않았다.
알투이랩은 이 기술을 적용한 의료용 항균 커튼 ‘큐브(Cube)’를 오는 4월 출시할 예정이다. 제품 판매와 운영은 주식회사 디씨티가 맡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제품은 원단에 항균 지속력을 높이기 위한 공정을 적용해 최대 4년 동안 항균 효과를 유지하도록 설계됐으며, 20회 세탁 이후에도 99.9% 항균 성능을 유지한다.
김 대표는 “병원 커튼은 환자와 의료진이 반복적으로 접촉하면서 감염 전파의 매개체가 될 수 있지만 세탁비용, 인건비 등의 문제로 매일 세탁하기는 어렵다”며 “항균 커튼이 병원 환경 관리와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