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오히려 경기도 필수의료 인프라는 하락 추세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요는 전국 최대 수준인데 반해, 의료 공급이 부족하다는 취지다. 특히 수도권으로 묶여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다 보니 오히려 분만의료기관과 신생아 중환자실 등 가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현장 전문가들의 견해다.
경기도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오경준 센터장은 12일 '지역필수의료 마지막 안전망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전공의 비수도권 배분 비율이 늘면서) 오히려 경기도는 수도권으로 묶여 산부인과 전공의 정원이 4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며 "전공의 정원은 계속 줄어드는데 오히려 경기도는 지역의사제에서도 제외된 지역이 많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인력 유출도 계속되고 있다. 일례로 아주대병원에 산부인과 의사가 올해만 2명 사직했고 이 중 1명은 서울로 이직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기도 내 필수의료에서 일할 의사는 어디서 데려와야 하느냐는 말이 나온다. 어떤 사업을 하려고 해도 충청권 등 타 지역에서 의료진을 빼와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경기도는 한 해 7만1000명이 넘는 아이가 태어나는 전국 최대 출생 지역이지만 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은 서울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경기도 신생아의 43%가 관내 병원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야 했다.
분만의료 기반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지난 5년간 경기도에서 문을 닫은 분만의료기관은 35개소로 전국에서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허가받은 병상 388개 가운데 실제 가동되는 병상은 254개로 65%에 그친다. 그나마 병상이 있어도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의료진을 확보하지 못해 운영하지 못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이혜진 단장은 "경기도 고위험 신생아 진료의 절반은 타지역에 의존한다. 2025년 안산의 34주 임신부는 40여 곳에서 자리를 찾지 못한 끝에 구급차 안에서 아이를 낳았고, 31주 임신부는 23개 병원을 거친 뒤 소방헬기를 타고 세종시까지 이송됐다"며 "평택, 부천, 남양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송된 곳은 세종과 인천, 진주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이송과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수용 능력의 문제다. 받아줄 병상과 그 병상을 지킬 사람이 없으면 아무리 잘 만든 이송 체계도 작동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방식으론 여기까지가 한계"라고 비판했다.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전문가들은 거점 중심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혜진 단장은 "그동안 경기도와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은 것은 한정된 자원을 여러 기관에 얋게 나눠 배분해 왔기 때문"이라며 "전문의 2~3명이 24시간 365일을 감당하는 병원이 대부분이다. 1명만 휴직하거나 이직하는 순간 병원 분만실과 신생아중환자실이 멈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산 배치는 위험을 나눈 것이 아닌 어느 기관도 충격을 흡수할 수 없는 상태를 만들었다. 이젠 소규모 분산 지원에서 거점 중심의 집중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며 "우선 충분한 규모의 최종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 규모는 그 자체로 안정장치가 된다"고 제언했다.
구조적 적자에 대한 공적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경기도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백소현 센터장은 "소아 진료는 낮은 수가와 검사 항목의 제한 등으로 인해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에서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인력 이탈 시에도 진료가 유지될 수 있도록 인력 배치가 필요하며 대기 인력 비용과 만성적 적자를 공적 자금으로 보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특정 병원에 부담이 집중되지 않도록 권역별 순환당직제를 도입하고 소아중환자실 병상 확충과 전담 전문인력에 대한 직접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경증환자 분산을 위한 야간, 휴일 소아 전문 상담센터 운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