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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상2상 잇딴 고배마신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상용화 가능성은?

    종근당·신풍 3상 재도전, 녹십자는 포기…부광 일차평가변수 달리한 임상2상으로 조건부허가 도전

    기사입력시간 2021-07-08 05:43
    최종업데이트 2021-07-08 05:43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백신과 함께 치료제 개발과 공급이 필수인데, 국내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들이 잇따라 예상치 못한 임상 결과를 보이면서 상용화가 지연되고 있다. 

    7일 제약업계 따르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한 제품은 지난해 7월 24일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베클루리주정맥주사용 동결건조분말)와 올해 2월 5일 항체치료제인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960mg 두 품목이며, 현재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품목은 14개다.
     
    표 = 7월 7일 기준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임상신청 현황.

    우선 올해 3월 국산 2호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종근당 나파벨탄주(나파모스타트메실산염)가 임상2상을 통해 효능 유의성을 확인했음에도, 조건부 허가에서 고배를 마시고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나파벨탄은 현재 췌장염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의약품이며, 코로나19 중증 고위험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한 약물재창출 임상2상에서 통계적 유의성 지표인 p-value가 0.012를 기록해 입증 목표인 0.05 이하 도달을 확인했다.

    10일간 투여 직후 61.1%의 환자가 회복해 표준치료군의 11.1%에 비해 우월한 효과를 보였으며, 전체 임상 기간인 28일 경과 후에는 나파벨탄 투여군의 94.4%, 표준 치료군의 61.1%의 환자가 회복해 역시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나타냈다.

    또한 올해 초 러시아 임상 2상을 통해 나파벨탄이 고위험군 환자에서 표준치료군에 비해 약 2.9배 높은 치료효과를 확인했으며, 멕시코와 세네갈에서 임상 2상, 호주의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 프로젝트 ASCOT에 참여해 대규모 임상 3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나파벨탄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 조건부 허가신청을 결렬했다. 식약처 심사에 따르면, 유효성 주평가지표인 임상적 개선 시간은 시험군(52명)과 대조군(50명) 모두 11일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추가적으로 평가한 바이러스 검사 결과에서도 양성에서 음성으로 전환되는 시간(바이러스 음전소요시간)이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 4일로 차이가 없었다.

    이에 종근당은 600명 규모의 임상3상을 설계해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10개 기관에서 진행하며, 유럽,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글로벌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치료제 중 가장 먼저 임상2상 진입에 성공한 GC녹십자도 코로나19 혈장분획치료제 지코비딕주(항코비드19사람면역글로불린)의 임상2상 결과를 토대로 조건부허가를 신청했으나 반려됐다. 

    식약처는 "치료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증상 개선, 사망률, 산소치료일수, 입원일, 바이러스 음전 등 11개의 탐색적 유효성 평가지표를 사용해 평가했으나,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1차 유효성 평가지표(주평가지표) 설정이나 통계학적 검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11개 지표를 토대로 시험군과 대조군을 비교시 전반적인 효과 차이도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효능은 물론 대상자수가 적기 때문에 안전성도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건부허가신청 반려에 따라 지코비딕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3상 임상시험까지 모두 완료한 후 일반적인 신약 허가절차를 밟아야 하나, 종근당과 달리 녹십자는 임상3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치료목적 사용으로 현재도 코로나19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사측도 이 같은 방식의 사용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재 자회사인 녹십자웰빙이 올해 2월 라이넥주(자하거가수분해물)에 대한 약물재창출 임상2a상 시험계획서(IND)를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해당 임상은 중증환자만 대상으로 하는 만큼 아직 투여를 개시하지는 못했다.

    부광약품은 만성B형간염치료제 레보비르 캡슐(클레부딘)에 대한 코로나19치료제 약물재창출 임상2상시험을 완료했다. 

    올해 5월 CLV-201 임상 탑라인 결과에서 일차평가변수(주평가지표)인 음성전환율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일차평가변수를 다르게 설정한 임상 CLV-203를 시행·완료해 이달 중순까지 데이터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2상 설계 당시에는 글로벌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음전율을 일차평가변수로 설정했는데, 최근 논문들에 의하면 음전율에 대한 논란이 있고 유럽의약품청(EMA)에서 바이러스 감소를 치료제 사용 권고의 근거로 설정한만큼 별도의 임상을 시행한 것이다.

    부광 관계자는 "경증·중등증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CLV-203 임상시험을 통해 감염력이 있는 바이러스의 감소 효과를 검증하는 단계다. 국내 최초로 임상 데이터 분석에서 '살아있는 바이러스'만 보도록 기준을 조정했다"면서 "분석이 완료되는대로 식약처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 전문가 논의 등을 거쳐 조건부 허가 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건부허가 결과에 관계 없이 임상3상도 진행해야 한다. 자사는 항바이러스 제제 개발과 규명 의지를 갖고 있다. 끝장을 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즉 보건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조건부허가가 가능하면 상용화·공급과 함께 3상을 병행하고, 반려되더라도 일반적인 신약 허가절차로서 3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신풍제약 역시 피라맥스의 약물재창출 임상2상에서 일차평가변수를 음전율로 설계했고, 그 결과 대조군과의 차이가 없어 유의성을 증명하지 못했다.

    부광은 조건부허가를 목표로 일차평가변수를 바꾼 임상2상을 추진한 것과 달리, 신풍은 임상2상에 대한 결과 분석을 완료한 후 이를 토대로 한 임상3상 시험을 설계했다. 

    신풍 측은 "감염력이 있는 생존바이러스(감염성바이러스, infectious viable virus) 음전율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고령, 비만, 기저질환 동반등 중증악화율이 높은 고위험군에서 피라맥스군은 투약 전 기저시점에서 바이러스를 보유한 모든 환자에서 10일 후 100% 음전을 이뤘다"면서 "전체 환자군에서는 피라맥스 효과가 유의하지 않았으나, 감염성바이러스 고보유환자군(전체환자 중 감염성바이러스보유량 상위 50% 환자)에서 피라맥스 투약 3일차 감염성바이러스양이 위약군대비 2.8배 유의하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2상을 통해 전반적인 임상지표의 개선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전체 환자군에서 2상 시험의 성격상 적게 설정된 피험자수에 의해 통계학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못한 지표는 대규모 3상 시험을 통해 최대한 신속히 확증하는 데 전사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임상3상시험계획서(IND)를 식약처에 제출했으며, 식약처가 이를 승인하는대로 1238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임상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크리스탈지노믹스, 대웅제약, 뉴젠테라퓨틱스 등이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 3상을 진행 중이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동화약품, 이뮨메드 등은 코로나19 치료제 신물질에 대한 임상2상을 추진 중이다. 

    한편 미국 머크(MSD)사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신물질인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MK-4482(EIDD-2801))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한국엠에스디를 통해 해당 신물질의 2, 3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중화항체치료제 형태의 항바이러스제 신물질 VIR-7831(GSK4182136)에 대한 임상 2상시험 계획을 최근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이외에도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성공한 미국 화이자는 경구용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 PF-07321332에 대한 임상을 추진해 올해 말까지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별도의 임상을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