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 권미란 기자] "미래의학은 이미 시작됐다. 유전체를 통해 예방(Preventive), 예측(Prediction), 맞춤(Personalize), 참여(Participatory), 정밀(Precision) 등 5P 미래의학을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신간 '유전체, 다가온 미래 의학' 저자인 테라젠이텍스 김경철 부사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16일 메디게이트뉴스 주최로 서울 강남구 아그레라운지에서 열린 신간 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부사장은 "미래의학은 이미 다가왔다. 다만 아직 완성형이 아닌 만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현대 의학을 넘어 다가올 미래의학을 5P의 의학시대라 부른다"고 소개했다.
김 부사장은 "5P를 통해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서 획기적인 진보를 이루고 나아가 질병을 극복할 수 있다. 동시에 건강을 최적화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며 "임상의사는 물론 보건의료계 종사자, 바이오업계 종사자 등에게 최대한 유전체의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 책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의사들은 진료를 병원에서만 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갈등이 있지만 이는 곧 사라질 것이라고 본다"며 "의대생 때 말로만 하던 예방의학이 이제는 진짜 키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만들어내는 빅데이터와 헬스 로그(health log)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의료 행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등 진료실의 경계가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과거 비만을 왜 의사들이 관리하는지 받아들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당연하게 비만을 치료 개념으로 의사들이 진료하고 있다"며 "미래의학은 유전체 검사를 통해 궁극적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들어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100세 시대를 맞았고 이제는 건강한 100세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며 "이는 개인적이자 사회적인 욕구"라고 했다.
대표적으로 책에서 소개한 '안젤리나 졸리 효과'를 들었다. 안젤리나 졸리는 그의 어머니와 이모가 유방암으로 사망하면서 유전자 검사를 통해 특이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유방과 난소를 절제했다.
김 부사장은 "안젤리나 졸리 같은 유전자는 드물지만 질병은 예측할수록 더 예방할 수 있다"며 "유전자 검사는 질병 예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질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특히 관심이 많은 분야는 치매 유전자다. 가족 중 치매가 있으면 수십년간 고생한 경험이 있기 마련이다. 이 때 자녀들이 본인과 같은 고생을 할까봐 걱정될 때 검사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가 직접 유전자검사를 의뢰하는 DTC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것이 유전자검사의 지나친 상업화다"라며 "유전자검사의 모든 규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합리화하는 것이 건전한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유전자검사는 일부 특정계층만 할 수 있다는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기술이 더 싼 값에 다량으로 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다면 건강 격차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이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과 논의가 뒤따르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청중들의 질문은 주로 현직 의사 또는 의대생으로부터 나왔다. 의사들은 현재 자신이 속한 진료과나 영역과 접목해 볼 수 있는 분야를 물었다. 의대생들은 미래 의학을 대비할 수 있는 진로 선택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임상의사 등이 유전체에 관심을 갖고 미래의학을 준비하고 함께 완성해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