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소아 야간‧휴일 진료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여론 수렴에 들어간다.
그러나 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와 소아과학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달빛어린이병원을 확대한 것에 반발해 불참하겠다고 통보해 반쪽 행사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29일 서울대병원이 주최하는 '소아 야간‧휴일 진료체계' 공개토론회가 30일 오후 3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응급실 환자 중 소아환자는 31.2%로, 대부분 경증환자로 분류되며, 이들이 응급실에 오면 진료비가 3~4배 비싸고, 오래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14년 9월부터 평일 야간 11~12시, 주말과 공휴일 최소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 평균 1억 8천만원의 운영비를 지원해 소아경증환자의 진료 편의를 제공해 왔다.
보건복지부는 총 16개의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정했지만 현재 운영하고 있는 것은 11개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달빛어린이병원 1곳 당 야간‧휴일 평균 약 3만 4천명의 환자가 방문하는 등 수요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문조사 결과 달빛어린이병원 이용자들은 '만족한다'가 80%, '재방문 의향이 있다'가 85.5%,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가 82%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달빛어린이병원을 확대할 방침이지만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등은 "달빛어린이병원은 아동병원 등 병원급 의료기관 위주로 운영될 수밖에 없으며, 주간에도 진료를 하기 때문에 이들이 대형마트 역할을 해서 동네병원이 붕괴되는 등 시장을 왜곡시킬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에 복지부는 서울대병원 연구팀(연구책임자 곽영호 교수)에 연구용역을 발주해 '소아 환자 야간‧휴일 진료체계 구축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공급자의 참여를 다각적으로 유도하고 장기적으로는 야간‧휴일 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연구팀은 소아과 병의원의 참여유도 방안으로, 의료시장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한 '응급의료기관 내 야간‧휴일 소아외래 운영'과 의원급 의료기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소청과의원 연합제 및 요일제 달빛어린이병원' 등을 제시했다.
이날 공개토론회에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소비자시민연대, 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전국아동병원협의회, 대한소아과학회, 대한응급의학회 등이 패널 토론자로 초청됐다.
하지만 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와 소아과학회는 불참 의사를 통보한 상태다.
정부가 달빛어린이병원 확대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밀어붙이기식 정책에 들러리를 서진 않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