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에이슬립이 13일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파인 슬리핑(Fine Sleeping)'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수면이 병원 내 검사 중심 영역을 넘어 이완, 침실 환경, 영양, 혈당·대사 관리까지 아우르는 일상 속 데이터 기반 관리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논의가 이어졌다.
병원 밖으로 나온 '수면의학' 신뢰 확보가 관건…니어러블·에어러블로 변화하는 수면 검사 패러다임
대한수면연구학회 신원철 회장은 "잠을 못 자면 고혈압, 당뇨, 심장병, 치매, 기억력 장애 같은 신체 질환이 다 생긴다"며 수면 부족이 만성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병원 중심 수면의학의 한계를 언급하며, 병원 중심의 진단과 처방에서 벗어나 집에서의 생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행동을 교정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제 수면 의학은 진료실을 넘어서 우리의 침실에서,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환경 속에서 우리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실제로 최근 수면 측정이 웨어러블을 넘어 침대 패드나 매트 기반의 니어러블(nearable)과 소리 기반의 에어러블(airable)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치료를 통한 리듬 개선, 스마트 침실 기반 환경 제어,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 데이터 기반 코칭과 중재가 함께 발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 회장은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지만 정말 의학적으로 유효한지가 중요하다"며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데에는 근거가 반드시 있어야 된다. 학회가 산업계와 협력해 기술 검증과 의학적 자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에이슬립 이동헌 대표는 "수면은 더 이상 의지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라며, 수면을 개인의 의지에 맡길 것이 아니라 측정과 해석, 환경과 행동 개입이 함께 작동하는 영역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수면 과학은 매트리스를 넘어서 주변을 감싸고 있는 환경, 자기 전에 하는 준비 행동들, 기상 직후의 행동들, 낮 시간의 행동들까지 연결돼 그날 밤 수면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에서 하룻밤 자며 진행하는 수면다원검사(PSG)는 정확도는 높지만 접근성과 비용 측면의 한계가 있다"며 "병원 밖 가정 환경에서 측정한 수면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수면과 의학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스탠퍼드 수면센터 지원을 받아 진행한 연구를 통해 가정용 수면 측정에서도 전문가 F1 스코어 0.82에 근접한 약 0.8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자막으로 이 대표는 에이슬립 수면 리포트 결과를 공유하며 "대한민국은 전 세계 평균 20~30% 수준의 저녁형 비중과 비교해 52.2%라는 매우 높은 늦게 자는 비중을 보인다. 수면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결국에는 눕는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누우면 수면의 질이 가장 좋고, 새벽 3시 이후에 눕는 사람들은 수면 시간이 짧아질 뿐 아니라 수면의 질도 더 떨어진다"고 말했다.
카카오벤처스 김치원 부대표 역시 수면 측정 결과가 실제 진료 현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 만큼의 신뢰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부대표는 "헬스케어 제품의 본질은 신용재"라며 "이를 다시 의사에게 가지고 갔을 때 의사가 처방을 바꾼다든지 새로운 것을 제안한다든지 하는 의사의 진료 행위에 변화를 줄 만한 믿을 만한 데이터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수면 측정 웨어러블이 수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는 "수면을 측정하는 것 자체도 중요하다"며 "CT도 치료를 하지는 못한다. 그 데이터를 가지고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수면의 질 높이려면? "취침 전 이완 요법, 침실 환경 관리 활용해야"
에스옴니와 세라젬, 경동나비엔은 취침 전 이완 루틴과 침실 환경 관리가 수면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옴니 유재성 대표는 취침 전 10분 이완 루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대표는 "잠자기 전 단 10분이면 아마 여러분의 숙면의 지혜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호흡법, 마음챙김, 심상법, 근이완법 같은 심신중재 기법이 수면을 촉진하는 행동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라젬 조용준 CSO는 수면과 회복을 개별 제품이 아니라 공간 단위의 웰니스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CSO는 "세라젬은 '건강한 집' 구축 방향으로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며 "결국 살아 있고 건강한 집을 우리가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 출시 예정인 스마트 메디케어 베드에 에이슬립 솔루션을 접목해 수면을 최적화하고, 실버타운과 주거단지 등 공간 사업에서도 헬스케어 플랫폼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CSO는 "매트리스만 가지고는 별로 의미 없는 솔루션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수면·회복 생태계를 넓혀가겠다고 덧붙였다.
경동나비엔 김용범 부사장은 침실 환경을 수면의 중요한 변수로 보고 온도, 습도, 공기질, 환기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제습 기능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실제 사람이 느끼는 온도 자체가 낮아지기 때문에 굉장히 수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환기를 통해 이산화탄소 농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했을 때 총 수면 시간은 24분 증가하고 수면 효율은 4.2% 늘었으며, 렘수면 시간은 27분 증가하고 수면 중 각성 시간은 18분 감소했다"며 "제습 환기 청정기를 활용하면 침실뿐 아니라 거실, 주방까지 실내 공기질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사장은 수면 단계별 온도 제어 연구를 소개하며 "수면 단계에 따라 온도를 적절하게 제공하는 것이 수면 품질을 결정적으로 향상시킨다"며 "여름철에는 수면 효율이 6.4% 높아지고, 잠에서 깨는 시간은 39%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면 충분하지 않으면 인슐린 저항성 증가·식욕 조절 어려움 등 혈당 관리에도 영향
카카오헬스케어와 에스더포뮬러는 수면이 혈당·영양 관리와 맞물려 작동하는 만큼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카카오헬스케어 김수제 상무는 "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몸을 리셋하는 시간"이라며, 수면 시간이 짧거나 질이 떨어지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고 식욕 조절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특히 늦은 식사가 수면 중 혈당을 끌어올리고, 그 영향이 기상 시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파스타를 활용한 혈당 사례를 소개하며 "마라탕을 먹고 한 10시쯤 잤더니 다음 날 아침까지 혈당이 계속 높게 유지됐다. 수면 중에 혈당이 안정화되지 않고, 계속 상승해 있으면 대사를 리셋하는 과정도 안정적이지 못하게 된다. 수면의 질이 낮아지면 다음 날 식사에도 영향을 줘 결국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는 수면, 혈당, 식사, 운동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 상무는 "건강을 단편적인 수치나 하나의 기능으로 바라보지 않고 데이터의 연결로 바라보면서 혈당, 식사, 운동과 같은 활동, 수면까지 이어서 라이프 로그에 대한 전체적인 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다음에 개인에게 꼭 맞는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스더포뮬러 김건세 공동대표는 수면 영양 역시 범용 해법이 아니라 맞춤형 솔루션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내 수면의 문제가 어떤 배경에서 유발된 건지 정확하게 진단해야지만 거기에 맞는 영양학적 솔루션이 가능하다"며, 수면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영양 솔루션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어 수면 분야에서 좋은 사례가 쌓이면 맞춤형 영양과 개인 데이터 기반 토털 솔루션의 확장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