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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급종합병원 쏠림, 중소병원 무너진다" 중소병원 관계자 1000여명, 27일 세종청사 앞에서 궐기대회 연다

    박진규 지역병원협의회 공동회장 "의료전달체계, 간호등급제, 스프링클러 등 심각한 위기"

    기사입력시간 2019-06-25 06:18
    최종업데이트 2019-06-25 14:02

    ▲대한민국 의료 바로세우기 제3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중소병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문재인 케어) 우선 순위에 완전히 밀리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진료비만 늘어나고 의료전달체계는 망가지고 있다. 간호등급제로 간호사를 더 많이 뽑는 병원만 지원 혜택을 받아 중소병원은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한다. 중소병원이 우리나라 의료접근성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데도 각종 정책적인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프링클러 설치 등의 규제만 늘어나고 있다.” 

    중소병원 관계자 1000여명이 오는 27일 오후 4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중소병원 규제 철폐와 생존권 쟁취를 위한 궐기대회’를 연다.  

    이날 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대한지역병원협의회 박진규 공동회장(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 PMC박병원 이사장)은 24일 “중소병원에 대한 정부 규제는 많은데 실제 지원책은 전혀 없다. 중소병원이 우리나라에서 의료접근성에 크게 기여하고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이런 중소병원을 적폐로 몰아가고 심지어 없어져야 한다고 몰아가는 정부 정책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이 심화되고 중소병원은 피해자인데도 상급종합병원과 중소병원이 같은 '병원'으로 취급받는 문제가 가장 크다고 했다.  

    박 회장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과 병원 사이에 진료비 차이가 많이 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진료비가 늘어날수록 건강보험 재정은 파탄나고 의료접근성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수가협상에도 참여했는데,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가 전년대비 27~28% 올랐다. 이에 비해 의원급은 10%대로 올랐고 병원급은 10% 미만으로 올랐다”라며 “구조 자체가 의원과 병원이 거의 비슷하게 소외되고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의료전달체계가 망가지고 있다. 환자가 1차, 2차, 3차 의료기관마다 원하는 대로 가는 것이 문제다. 환자가 상급종합병원에 갈 수 있는 권한을 1차와 2차에서만 갖고, 여기서 치료가 안 되면 3차로 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우선순위로 중소병원은 다 죽는다. 중소병원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는 완전히 배제되고 있다”라며 “중소병원은 상급종합병원과 전혀 다른 입장이다. 수적으로 중소병원이 훨씬 많은데도 대한병원협회는 상급종합병원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고 했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 지난 2017년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6층 이상의 모든 건물에 설치가 의무적용됐다. 다만 요양병원 등을 제외하고는 소급적용되지 않는다 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건설연도와 관계없이 다중이용시설 및 병의원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이를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논란이 커졌다.   

    중소병원들은 간호등급제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박 회장은 “간호등급제는 간호사를 많이 뽑으면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정책인 만큼, 중소병원이 인건비를 받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간호사를 뽑고 싶은데 뽑을 수 없는 인력수급에 대한 정책은 없고 가산료 자체는 소외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정부가 300병상 미만 병원을 없애려고 하는 정책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지금하는 행태를 보면 없애는 쪽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 요양병원도 없애려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규제만 자꾸 늘려가고 있다”라며 “그러면서 의료전달체계는 이대로 방치하고, 중소병원의 의료질 가산료는 제외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번 궐기대회에 의협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와 중소병원살리기 특별위원회에서도 참여한다. 대한중소병원협의회에서도 협조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박 회장은 “궐기대회는 지난주부터 준비했는데 짧은 시간 안에 참석인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200~300명이 모이자고 했지만 갈수록 반응이 굉장히 뜨겁다. 500명 이상이 신청했고 1000명 이상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중소병원협의회장이 직접 참석은 못하지만 회원 병원들에 궐기대회를 안내할 수 있는 공문을 보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동안 병협에서 소외된 중소병원들이 한목소리를 내는데 의미가 크다”고 했다.  

    궐기대회 이후 중소병원과 정부 간의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건의할 예정이다. 중소병원 문제로 궐기대회에 이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궐기대회에서 외칠 구호는 △중소병원 몰살시키는 시설규제 철폐하라 △스프링클러 소급적용 국가에서 책임져라 △중소병원 무너지면 국민건강 무너진다 △대형병원 쏠림속에 의료재정 파탄난다 △고사직전 운영난, 국가에서 책임져라 등이다. 

    박 회장은 "수가협상에서도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것은 병원급이라는 이야기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도 나왔다”라며 “중소병원이 의원과 함께 상대적인 약자라는 사실을 국민과 정부가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궐기대회를 통해 이 문제를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복지부에도 제대로 입장을 전달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관심있는 중소병원과 의원 관계자들이 많이 참여해주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