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코로나19 진료지침을 보세요. 한 달에 한 번씩 바뀌지요? 이전의 진료지침은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요? 수십페이지짜리 PDF 문서인가요? 만약 진료지침을 인터랙티브한 앱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그 사이에 진료지침이 개정돼서 이미 만들려던 앱이 쓸모가 없어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로나19 진료지침 외에 다른 진료지침도 이 같은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요? 앱을 하나 만드는데 얼마나 걸리죠? 앱을 만드는 사이에 지침이 계속 개정되면요?”
의료 전문가가 기술을 하나도 몰라도 의사를 돕는 다양한 기술을 만들 수 있는 ‘노코드(No Code)’ 플랫폼이 헬스케어 분야에도 등장했다. 플랫폼에서 원하는 순서대로 입력만 하면 불과 몇 시간에도 진료지침 어시스턴트, 대화형 봇, 의료 계산기, 심지어 인공지능 기반 예후 예측기 등과 같은 앱을 하나 ‘뚝딱’ 만들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선 코딩 기술을 몰라도 되고 디자인을 몰라도 된다. 옆에 개발자가 없어도 되고 디자이너가 없어도 된다.
의사 출신이자 헬스케어 스타트업 아보MD(AvoMD) 박중흠 대표는 컴퓨터 코딩을 자유자재로 하던 주특기를 살려 미국에서 노코드 플랫폼 회사를 창업했다. 그는 한국에서 의사면허를 딴 다음 공중보건의사 시절 2014년 미국 의사면허시험인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에도 합격했다. 그는 현재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병원 BIDMC(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의 입원전담 전문의로 한달에 3~4일씩 진료를 하는 동시에 아보MD의 노코드 플랫폼을 미국 의료진과 의료기관에 널리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 대표는 “미국에선 노코드가 매우 '핫'하다. 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을 이후의 차세대 개념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다”이라며 “노코드로 게임을 만들거나 각종 웹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개념이 태동하고 있는 가운데 헬스케어 분야에도 의미있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코로나19만 보더라도 하루에 논문이 수백개씩 나오고 최신 의학논문 사이트 '업투데이트(UpToDate)'에서도 이를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라며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면 임상 영역에서 의사를 돕는 앱(최신 진료지침, 예측 도구 등)을 만드는 것에 한계가 있고, 결국 전문가가 앱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앱을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쉽게 앱을 만드는 도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해 11월 말 한국에 들렀을 때와 미국으로 건너간 이후 추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노코드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을 이해하기 쉽도록 예시를 들어가며 상세히 설명했다. 박 대표가 한국 매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노코드 플랫폼으로 2020년 컬럼비아대학 스타트업 경연과 펜실베이니아의대 스타트업 경연에서 1위를 했다. 이번 한국 방문 때 투자회사로부터 약간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아보MD, 어떤 의사라도 임상 의사결정 지원 솔루션을 만들 수 있는 노코드 플랫폼
-아보MD(AvoMD)는 어떤 회사인가.
가령 코로나19를 치료할 때 몇 가지 수치에 따라 중증도를 분류한다. 하지만 의료 전문가들과 역학조사관이라고 해도 전부 이 수치를 외우지 못할 수 있다. 이때 PDF 문서 파일을 열어 확인해야 한다. 이를 대신해서 누군가가 코로나19 중증도 분류를 돕고 중증도에 따른 지침을 자동으로 안내해주는 앱을 만들어 관계자들에게 전파하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누가 만들까? 감염내과 전문의일까? 아니면 전문 앱 개발자와 디자이너일까? 이 사람들을 한데 모아놓고 열흘쯤 회의를 하면 앱이 만들어질까?
아보MD가 있다면 감염내과 전문의나 보건의료 전문가가 몇 시간 안에도 중중도 및 지침을 안내해주는 앱이나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아보MD는 의료 전문가들과 환자들의 임상 의사결정을 돕는 솔루션(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CDSS)을 쉽게 만들 수 있는 ‘노코드 (No Code)’ 플랫폼이다. IT지식이 없어도 되고 디자인에 대한 고려 없이도 가능하다.
-노코드란 개념이 다소 생소하다. 노코드에 대한 개념을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
‘노코드(No Code)’는 2020년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가장 커다란 트렌드로 등장했다. IT회사는 결국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기존 IT 기술의 문제점은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를 세상에 내놓기까지 너무 많은 돈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데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시시각각 변한다. 의학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기존 폐렴 치료의 패러다임이 순식간에 변했다. 곧 새로운 솔루션이 필요하고 과거의 솔루션은 순식간에 바뀌고 있다. 심지어 과거의 데이터조차 무의미해지고 있다.
의사와 보건의료 전문가가 노코드를 통하면 필요한 앱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그만큼 어떤 솔루션을 빠르게 세상에 내놓으면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사용자들에게 쓸모없는 솔루션이라면 빨리 버리고, 사용자가 쉽게 사용하는 솔루션은 더 빠르게 업데이트할 수 있다.
-미국의 노코드 유행 상황이 어느 정도인가. 구체적으로 몇 가지 대유행하고 있는 회사 또는 솔루션을 소개해달라.
지난해 10월 테크크런치는 ‘노코드는 2020년의 블록체인이다’라는 기사를 통해 스타트업계에서의 노코드 유행을 소개했다. 예를 들면 쇼피파이(Shoptify)는 노코드를 이용해 단순한 장터 수준이 아니라 완전한 ‘이커머스’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다. 옥테인(Octane AI)는 누구나 IT 전문지식 없이 고객관리용 챗봇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뉴욕시는 언쿼크(Unqork)라는 회사의 노코드 플랫폼을 이용해 코로나19 환자 관리 웹사이트를 구축했는데, 이 회사는 이후 곧바로 시리즈C에서 4억달러를 유치해 화제가 됐다.
-그럼 한국에도 곧 노코드 플랫폼이 유행처럼 따라올 것이라고 보는가.
매년 혁명적인 기술인 ‘핫 트렌드’가 등장하고 모두의 주목을 끈다. 하지만 모든 기술이 세상을 뒤집는 데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돌이켜 보면 어떤 기술은 기대를 넘어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버리기도 했지만 어떤 기술은 과대평가된 전적만 남겼다. 어떤 기술은 보다 현실적인 기대와 함께 세상을 조금 점진적으로 바꾸고 있고 또 어떤 기술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진다.
미국 속담에 ‘망치를 가진 사람에게는 모든 물건이 못으로 보인다(If the only tool you have is a hammer, you will start treating all your problems like a nail)’라는 말이 있다. 어떤 기업이 새로운 기술에 눈이 팔리면 그 기술을 들고 여기저기 끼워 맞춰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을 일구곤 한다.
한때는 당장이라도 ‘AI의사’가 등장해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환상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공지능은 점차 바이오 신약 개발이나 영상의학 진단 도우미 등 특정 분야에서 의료진을 돕는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나 새로운 지견이 쏟아져 나오는 분야에서는 과거 데이터가 무의미해지는 속도(데이터 반감기)가 빨라져 AI가 설 자리가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있다. 블록체인 역시 한때 의학의 어느 분야나 적용하면 그것이 곧 미래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줬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의료 분야에서 블록체인으로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리는 회사는 거의 없다.
그만큼 기술 자체가 핵심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다. 유행이라는 말로만 따지자면 노코드가 현재의 인공지능이나 블록체인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것이 사물인터넷(IoT)일 수도 있고 웨어러블기기일 수도 있고 챗봇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노코드는 이전에 유행하는 개념과는 좀 다르다. 억지로 문제를 만들어 기술을 끼워넣기보다는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도구를 사용자들에게 직접 쥐어주려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노코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노코드가 기존 기술과 다른 특별한 의미는 무엇인가.
노코드가 과거의 각종 기술의 유행과 다른 점이라면 기술 자체보다는 이 기술을 통해 전달하려는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IBM은 수백명의 기술 전문가를 투입해 수년간 인공지능 항암 치료 솔루션 ‘왓슨 온콜로지’를 만들어 세상에 선보였다. 하지만 의사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곧 잊혀졌다. 그렇다고 병원의 비용을 절감하지도 않았고 의료진의 시간을 줄여 주지도 않았다.
실제로 현장에서 특별한 가치가 전달되지 않는다면 기술은 의미가 없다. 노코드의 철학은 ‘더 빨리 세상으로’에 있다. 보통 수십명의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이 의사와 의료 전문가와 협력해 수개월부터 수년간 ‘코로나19 진료 보조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노코드는 이제 대신 의사와 의료 전문가들이 직접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세상이 원하는 무언가’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다. 회사는 결국 매출을 올려야 하지만 사용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전달할 수 없다면 결국 수익도 따라올 수 없다고 본다.
-의료 분야에서 노코드를 지향하는 스타트업은 아마도 전례가 없어 보인다. 의료 분야에서 노코드의 필요성은.
의료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모든 곳에서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분야 중 하나다. 의료 지식의 전문성이 너무 깊은 반면 의료인들의 IT에 대한 이해가 표면적이다. 그러다 보니 의료 전문가와 IT개발자, 디자이너들이 협업해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어렵다.
가령 폐렴 치료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의 등장, 항생제 저항성 패턴의 변화, 혹은 코로나19팬데믹 등으로 인해 변한다. 새로운 당뇨병 약물이나 항암제가 생겨나 과거의 데이터가 무의미해지는 속도도 빨라진다. 당뇨병 약물 치료 도움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갑자기 SGLT2 억제제나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새로운 약물들이 등장하며 쓸모가 없어진다. 알아야 하는 분야도 너무 많다.
누군가가 시간과 돈을 들여 열(fever) 관리 솔루션을 만들었다고 해보자. 왜 하필 열인가? 간질, 패혈증, 당뇨병, 고혈압, 췌장암 등의 솔루션도 만들어야 하지 않은가?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 디자인하고 병원 시스템과 EMR(전자의무기록)에 연동하는 데도 엄청난 돈과 시간이 소요된다. 수십번의 회의와 수억원의 돈을 들여 뭔가를 만든 이후에는 어떤가? 완성한 당일부터 다시 업데이트를 고민하기 시작하고 개발 사이클이 끝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결론적으로 노코드는 의료가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하는데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내과 레지던트 시절 진료 정보 확인하는 앱을 만들다가 창업까지
-의사로 일하면서 노코드가 세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아보MD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
미국에서 내과 레지던트를 시작한 다음에 시간이 날 때마다 ‘패혈증 치료 도움 앱’, ‘저·고나트륨혈증 감별진단 앱’ 등 각종 진료 도우미 앱을 만드는 게 취미였다. 암기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결정을 내릴 때 이것저것 뒤져보거나 앱을 열어보는 등 디지털 도구의 도움이 많이 필요했다. 교수들께서 "의사가 앱에 의존하면 안된다"고 충고하셨는데 “앱을 직접 만들었다”고 하니 그 다음부터 별 말씀이 없으셨다.
원래 앱을 직접 쓰려고 만든 건데 어느 정도 유명세를 타고 잡지에도 실렸다. 그런데 이 모든 앱들을 관리하고 업데이트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결국 특정 분야 전문가가 직접 솔루션의 제작과 유지를 맡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당시에는 해당 개념이 노코드라는 카테고리에 해당하는지도 몰랐다. 초기에는 혼자 개발하다보니 속도가 지지부진했다. 그러다가 컬럼비아대학에서 전임의 과정을 반쯤 마쳤을 때 어느 지인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개발에 가속이 붙었다.
지난해 200개 이상의 회사들이 출전하는 컬럼비아대학 스타트업 경연과 펜실베이니아의대(유펜) 스타트업 경연에서 1위를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고 회사의 뼈대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아보MD 회사명에 대한 유례를 이야기해줄 수 있는가.
외부에 ‘Algorithmically Verified Output(알고리즘적으로 잘 정의된 지식의 아웃풋)’이라고 소개하지만 실은 유례가 따로 있다. 공동 창업자들이 유대인들이라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많지 않았는데, 간신히 멕시코 식당에서 육류를 빼고 요리를 시킬 수 있었다. 여기에서 회사 이름에 대해 논의하다가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때 “무슨 이름이건 10분 안에 정하자”고 선언하고 타이머를 켰다. 눈 앞에 아보카도 스프레드와 나초가 있었는데 나초보다는 아보카도가 나았다. 그렇게 아보MD가 됐다.
친구들에게는 “우리는 의료계의 애플이 될 것이다. 사과보다는 아무래도 아보카도가 좀 더 건강한 음식이다"라고 말한다. 어디까지나 일종의 에피소드이고 과일회사로 비춰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웃음)
-홈페이지를 보니 현재 아보MD는 주로 미국 병원들에 주로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당 병원들의 사용률은 얼마나 되고 어떻게 사용률을 높여나갈 것인가. 그리고 앞으로 수익구조는 어떻게 만들 것인지 궁금하다.
일차 고객은 스스로 콘텐츠를 관리할 능력이 있는 병원급 기관이나 미국의 거대 병원 프렌차이즈들이다.
2019년 9월에는 미국 소아과 최대 어전트케어(Urgent Care, 예약 없이 바로 진료가 가능한 외래 중심 기관) 체인인 PM페디애트릭스(PMPediatrics)에 아보MD를 런칭했다. 해당 병원 네트워크에서 중이염이나 천식을 포함한 40개 가량의 질환에 대한 진료 및 치료 과정을 60개 네트워크 산하 클리닉 안에서 표준화하고자 했다. 기존에는 단순히 진료 프로토콜을 PDF로 만들어 배포한다거나, 프린트해서 병원 안에 비치해놓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PDF는 의사 1명당 주당 0.2회 이용에 불과했다.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하면서 진료 프로토콜이 크게 변해갔다. 천식에서 네뷸라이저를 사용할 수 없거나, 특정 항생제가 금기됐다.
아보MD 플랫폼을 이용해 이들의 진료를 돕는 가상진료비서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는 런칭 초기 단계라 아직 6개 질환에 대해서만 작동하지만 벌써 기존 PDF 가이드라인보다 사용률이 10배 가량 증가했다. 의사의 만족도 및 진료 및 치료 패턴 변화, 환자의 예후 변화에 대해서는 수개월의 시간을 두고 논문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중소병원들은 노코드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직접 솔루션을 개발할 여력이 없는 곳이 많다. 이들 병원은 오히려 다른 병원이 이미 만든 솔루션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위해 일종의 ‘의료 솔루션 장터’를 기획하고 있고, 다른 전문가가 만든 솔루션을 수정해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개발하고 있다. 의학교육의 니즈(needs)도 생기고 있어 최근 캔자스의대와 의료 교육 플랫폼으로 유료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수익 구조보다는 고객들에게 ROI(투자 대비 효과)를 설득할 수 있는지가 더 핵심이다. 기존 방식보다 시간과 돈이 얼마나 절약되는가? 사용하는 의사의 시간이 절약되는가? 의사의 만족도는 어떠한가? 환자는 어떠한가? 환자의 예후는? 의사의 사용률은 얼마나 증가하는가? 등 결국 이런 수치들이 아보MD를 의사들 사이에서 ‘장난감 이상의 혁명적인 무언가’로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통계학자들이나 의료정보학 전문가가 이미 초기부터 팀에 합류해 다양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의사들의 혁명적인 장난감 그 이상의 것을 만드는데 주력...한국과의 연결고리도
-결국 아보MD의 주 고객은 의사와 병원들인가. 미국과 한국 의사들에게 솔루션을 어떻게 알려나갈 것인가.
현재 주 고객은 의사와 병원이 맞다. 장기적으로는 개인별 환자 봇이나 환자만을 위한 앱, 혹은 환자교육 플랫폼으로 진행할 계획도 있고 제약회사 등과도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면이 한정적인 만큼 마케팅 계획을 다 언급하진 않겠다.
혹시 미국의 병원을 대상으로 B2B 비지니스를 하려는 스타트업이 있다면 미국 병원들은 기관마다 특정 솔루션을 구입하는 의사결정 구조가 제각각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 결정은 CEO 선에서 이루질 수도 있고 CMO, CQO(Chief Quality Officer),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CMIO 혹은 GME(전공의·전임의 수련프로그램 총괄), 혹은 각 학과별(Clinical Departments)로 이뤄질 수도 있다. 혁신센터 등 병원마다 특수한 결정 구조가 존재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의료는 아무리 마케팅과 영업을 잘 해도 최종 사용자인 의료인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많은 의사들에게 이미 알려져 있다면 병원을 설득하기도 쉽다. 따라서 우리 회사의 수익구조는 B2B지만 큰 수익이 나지 않아도 직접 개별 의사들에게 와닿을 수 있는 여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달 한국의 한 의료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했는데, 한국의 최대 학회 중 한 곳의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개원의들을 위한 모바일·웹앱 가상 진료도우미 서비스로 만들 수 있는지 문의가 있었고 이미 협업을 시작했다. 장기적으로는 환자를 위한 솔루션도 고민하고 있다. 특정 환자의 상태에 맞게 개별화된(Personalized) 건강관리봇을 의료인이 직접 제작하는 시스템도 실험해보고 있다.
-앞서 11월에서 12월 초에 한 달간 머물렀던 한국에서의 일정은 어땠나. 한국에서 12억원 정도 투자를 받았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투자를 받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아보MD는 실리콘밸리 엑셀러레이터인 500스타트업(500 Startups)의 포트폴리오 회사다. 해당 엑셀러레이터가 주도해 내년 3월 미국에서 데모데이를 하고 후속투자를 유치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번 한국 방문의 주목적은 삼성서울병원 EMR에 아보MD를 활용한 앱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이를 이야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연이 닿아 투자자들을 만났고 네이버 계열 벤처캐피탈 스프링캠프를 포함해 여러 기관이 회사의 철학을 이해해주고 흔쾌히 투자를 제의했다.
개인적으로 한국 투자자들과 연이 닿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한국 사람으로서 언젠가 한국 의료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지만,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다보니 모국과의 연결 고리가 점점 흐려지는 것이 개인적 안타까움이었다. 단기간에 한국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는 쉽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분명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토종 한국인이라 한국의 투자자들과 말이 더 잘 통하기도 하고 한국에 개발팀을 둘 계획도 있다. 몇 가지 실험적인 AI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PDF 파일을 인식해 약간의 수정만 거치면 앱의 형태로 전환되는 NLP(핵심자연어처리)·노코드 협업 모델을 만들어보고자 한다. 인공지능 예측 모델을 콘텐츠 제작자가 원하는 대로 앱 안에 플러그인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도 실험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아보MD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전했다. 혹시 앞으로 회사의 목표점, 지향점은 혹은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혁명적 기술이라는 꼬리표에 집착하는 것을 넘어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에 뿌리를 내려 의학의 근본에 파고들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싶다. 최종 사용자인 의료인들이나 환자들의 사용자경험(UI/UX)을 잊지 않고자 하며, 의료인들이 자발적으로 사용하고 싶어지는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한국의 의료에도 기여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것이다.
박중흠 미국 헬스케어 스타트업 AvoMD 대표
서울대 생명과학부, 차의대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한국 및 미국 의사 면허 취득
2017~2019년 뉴욕 컬럼비아의대 내과 및 의료정보(Clinical Informatics) 전임의 과정 수료
전 전미 의료정보 펠로우 이사회 5인 중 1인
전 컬럼비아의대 인공지능연구소(Perotte Lab) 연구원
현 하버드의대 부속병원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BIDMC) 입원전담 전문의 및 하버드 패컬티(Associated Harvard Medical Faculty Physician)
서울대 생명과학부, 차의대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한국 및 미국 의사 면허 취득
2017~2019년 뉴욕 컬럼비아의대 내과 및 의료정보(Clinical Informatics) 전임의 과정 수료
전 전미 의료정보 펠로우 이사회 5인 중 1인
전 컬럼비아의대 인공지능연구소(Perotte Lab) 연구원
현 하버드의대 부속병원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BIDMC) 입원전담 전문의 및 하버드 패컬티(Associated Harvard Medical Faculty Physic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