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교육부가 끝까지 의대 정원 배정을 위한 배정위원회 위원 명단 등을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의대 정원이 4배 증가한 충북의대 관할 도청 공무원이 배정위 회의에 참석한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배정위 결과 발표도 전에 충북도지사가 이미 충북의대 정원이 200명이 될 것임을 알고 있었던 점 등으로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의대 정원이 배분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지만 교육부는 끝까지 배정위 위원 명단은 공개할 수 없다고 함구했다.
16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청문회'에서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분 배정 과정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관여했는 지에 대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지난 3월 첫 번째 의대정원 배정위원회 회의가 있던 날 페이스북에 쓴 글을 공개했다.
해당 글에는 충북의대에 정원이 200명 배정될 것이라는 내용과 타 비수도권 의대 정원이 대폭 확대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박 의원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었다는 것은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누군가에게 들었거나, 이를 관철할 힘이 있거나이다"라며 "양쪽 다 문제가 있다. 교육부의 말대로 비밀에 부쳐야 하는 것이 새어나간 것이거나 합리적인 근거에 기반해 결정해야 할 사안에 도지사의 정치적인 영향력이 행사된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 도지사는 지방선거 공약에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내 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실제로 충북의대는 현 정원 49명에서 200명으로 의대 정원이 약 4배 늘어났다.
박 의원은 "이런 글이 배정위원회 첫 회의 직후에 나왔다. 그런데 배정위원회 회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위원이 누구인지, 어떤 자료를 근거로 결정됐는지 전혀 공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의심이 생기는 것이다"라며 "그래서 합리적인 과정이 아니라 정치적인 영향력, 정치적 고려에 의한 판단이 아닌가 의심하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충북도청 보건복지국장이 배정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심민철 교육부 국장을 불러 사실인지를 물었다.
하지만 심 국장은 증인 선서에도 불구하고 박 의원의 질문에 "확인해 드릴 수 없음에 송구스럽다"며 끝까지 답변을 피했다.
박 의원은 "이토록 답변을 피하는 것은 국회를 능멸하는 것이자 무시하는 것이다"라며 "본인의 죄책에 대한 것도 아닌데 대답을 피할 사유가 없다. 국회가 우습느냐"고 사자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대 증원을 결정하는 과정도 불투명하고, 각 대학에 배분하는 과정도 불투명하다. 국회가 철저히 밝힐 것이며 법적 책임이 있는 부분도 묻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