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병원 현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 솔루션들의 보급 확산을 위해 제도 상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슈진단, 한국로슈진단 임원들은 8일 의료기기산업 전문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현재 로슈진단은 연구 단계부터 임상 현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지털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 ‘내비파이 튜머보드(NAVIFY Tumor Board)’가 의료기관들에 속속 도입되고 있고, 최근에는 디지털병리 구독 모델도 출시했다.
로슈진단 랜스 리틀 APAC 대표는 “병원에서 생산되는 의료 데이터 중 97%는 사용되지 않는 상황인데, 의료데이터는 앞으로도 연간 36%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자 진료 개선을 위해서 이 정보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로슈진단의 디지털 툴들은 안전한 연결, 자원 최적화를 가능하게 하고 임상, 재정적 가치를 창출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비파이 튜머보드를 통해 의사들은 적절한 정보를 적시에 조회할 수 있고, 신속하게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의료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의사가 최신의 추세를 따라가는 게 불가능할 정도가 됐는데, CDS는 의사가 최신 정보에 기반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디지털병리도 병리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디지털병리를 도입하면 병리과 전문의들은 보다 까다로운 케이스에 시간을 더 할애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그는 급여화 문제에 대해 “독일은 디지털 툴에 대해 1년 간 임시로 급여를 주고 효과가 입증되면 정식 급여화를 하는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다”며 “한국도 어떻게 적절한 가치를 얻으면서 디지털 툴을 채택할지 고민하고 있다. 중요한 건 사용 케이스를 많이 만드는 거고, 일정 정도 사용해 보고 가치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랜스 대표는 아태 지역 국가들 중 한국이 디지털 툴 도입과 관련해 최상위 역량을 가진 국가 중 하나라고도 평가했다. 실제 지난 2018년 아태 지역 전체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한국은 상위 2위 안에 들었다.
한국로슈진단 디지털 인사이트 사업부 윤무환 전무는 “한국 의료현장에서 디지털 전환이 어려운 이유는 제도의 문제”라고 말했다.
윤 전무는 디지털 툴 도입 시 막대한 투자해야 하는 막대한 초기 비용이 확산에 장애물이 되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비용적 측면보다 규제가 디지털 툴의 도입을 막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예를 들어 개인정보보호법이라든지 데이터 활용에 제한을 두고 있는 부분들이 그렇다”고 했다.
그는 “물론 어디에 중점을 둘지 고민해야 하지만, GDPR(유럽연합의 개인정보보호 규정)보다 강력한 레벨을 갖고 있다보니 데이터 활용도가 낮아지고,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기업들 입장에선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