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제약업계 세대 교체·경영권 분쟁 등으로 대표이사 교체 잇따라

    국제약품·일양약품·진양제약 등 세대교체 속 단독체제 전환…콜마비앤에이치·동성제약 경영권분쟁으로 재편

    기사입력시간 2025-11-17 07:14
    최종업데이트 2025-11-17 07:14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최근 일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대표이사 변경이 잇따르면서 체제 개편에 나서고 있다. 이중 일부는 2세·3세 단독 경영체제 돌입에 들어가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으며, 일부는 경영권 분쟁으로 대표가 변경됐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제약품, 일양약품, 콜마비앤에이치, 동성제약 등이 최근 대표이사 변경을 공시했다.

    국제약품은 최근 남영우 명예회장의 사임으로 남영우·남태훈 공동대표 체제에서 장남 남태훈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남 사장은 창업주 고 정형식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도언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3세다.

    남 사장은 2009년 마케팅부 과장으로 입사해 기획관리부 차장, 영업관리부 부장, 영업관리실 이사, 판매부문 부사장을 거쳐 2015년 공동대표에 올랐다. 남 명예회장은 1974년 대표이사에 취임해 약 40년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남 사장은 취임 이후 연구개발과 포트폴리오 강화 등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단독대표 선임 후 첫 행보로 안산공장 점안제 생산라인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지분구조는 여전히 남 명예회장이 우위에 있다. 남 명예회장은 의결권 있는 주식 8.58%를 보유해 남 사장(2.12%)보다 높으며, 남 명예회장이 85.43% 지분을 가진 우경이 국제약품 지분 23.96%를 보유해 지배력은 유지되는 모습이다.

    일양약품은 김동연 전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김동연·정유석 공동대표 체제에서 정유석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정 사장은 창업주 고 정형식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도언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3세다.

    정 사장은 2006년 마케팅 과장으로 입사한 뒤 해외사업·마케팅본부장, 부사장, 사장을 거쳐 2023년 공동대표에 올랐다.

    이번 단독대표 전환에는 회계처리기준 위반 제재가 직접적 배경으로 지목된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일양약품이 2014~2023년 비연결 대상 회사를 연결재무제표에 포함해 이익을 과대계상했다고 판단해 대표이사 해임 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과징금 부과 등을 결정했다. 이에 김 전 부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정 사장의 단독대표 체제가 구축됐지만, 일양약품 역시 최대주주는 정 회장으로 21.84%를 보유하고 있다. 5% 이상 주주는 정 회장이 유일하며, 정 사장은 4.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진양제약은 최윤환 회장의 사임으로 최윤환·최재준 각자대표 체제에서 아들 최재준 사장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최 사장은 창업주 최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2세다.

    최 사장은 2003년 기획실장으로 입사해 기획이사, 부사장을 거쳐 2007년 대표이사에 선임됐고 2008년부터 첫 단독대표 경영을 시작했다. 다만 이후 2011년과 2023년 최 회장의 경영 복귀로 다시 각자대표 체제를 운영했고, 이번 인사를 통해 승계가 사실상 재확립될지 주목된다.

    콜마비앤에이치와 동성제약은 오너 일가 간 갈등으로 대표이사 체제에 변화가 발생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당초 윤여원 단독대표 체제였으나, 올해 4월 윤 대표의 오빠인 콜마홀딩스 윤상현 부회장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이사회 교체를 요구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이에 이들의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콜마홀딩스 윤동한 회장은 윤 부회장이를 '3자간 경영합의'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분쟁이 남매간 갈등에서 부자간 갈등으로 확대됐다.

    최근 분쟁은 사실상 윤 부회장 측의 승리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윤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했지만 윤 부회장 측 인사인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이 대표로 신규 선임되면서 윤 대표의 경영권은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성제약은 외삼촌 이양구 전 회장과 조카 나원규 전 대표 간의 갈등이 불거지며 대표 교체가 이뤄졌다.

    구체적으로 이 전 회장이 14.12% 지분을 마케팅업체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이 전 회장은 2024년 10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보유지분에 대해 제3자에게 처분, 양도 등 어떤 사용·수익행위를 하지 않기로 나 전 대표와 계약을 통해 약속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이를 어겼고 분쟁이 일어났다.

    이후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전 회장은 경영 복귀에 실패했으며, 나 전 대표의 행임안은 부결됐다. 이에 조카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나 전 대표 해임이 재상정됐고, 만장일치로 의결됐다. 이에 나 전 대표는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며 즉각 반발했다.

    한편 나 전 대표의 해임으로 공석이된 대표이사 자리는 라에필코리아 유영일 대표가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