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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급도 비급여 진료비보고 의무화…"정부 비급여 통제 사전 포석에 불과" 반발

    보고 서식 내역에 과도한 내용 포함…의료기관에 과도한 행정 작업 떠넘겨 "부담 커"

    기사입력시간 2023-09-13 14:24
    최종업데이트 2023-09-14 14:5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 의무보고 제도가 복지부의 고시 개정안 공포와 함께 시행된 가운데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복지부는 앞서 4일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와 공개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통해 비급여 항목 565개와 신의료기술 등 29개 항목을 추가한 총 594 항목의 진료비 보고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그 항목을 점차적으로 늘려 2024년에는 1017개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그간 의료계는 비급여 진료비 보고 과정에서 환자의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수집되고, 의료기관이 공단과 심평원에 진료비 및 진료내역 등을 보고하는 절차로 인해 과중한 행정 업무가 동반된다며 반대해 왔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특히 "본 개정 고시는 국민의 알 권리와 의료선택권 보장을 표방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정부의 비급여 통제를 위한 사전 포석일 따름이다"라며 "알 권리는 물론 중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공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병원급에서는 1년에 두 번, 의원급은 한 번 요구되는 비급여 정보에는 민감한 환자의 진단명과 치료 내역이 고스란히 담겨있다"라고 지적했다. 

    대개협은 "개인 정보가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이용될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 역시 헌법재판소가 명시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으로 중요한 국민 기본권이다. 하지만 올 2월 스스로의 과거 판결을 뒤집은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과 보건복지부의 발 빠른 고시 개정으로, 개개인의 다양한 의료 정보가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보고되고 집적, 가공되어 다양하게 활용될 요량이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서식 작성요령 및 예시'라는 장장 A4 용지 24장에 달하는 문서를 배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협은 "이 문서는 제목에 걸맞게 비급여 보고 형식을 예시를 들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보고 있자면 과연 이것이 실제적으로 작성 가능한 내용인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문서에 따르면 각각의 환자에 대하여 최대 20자리에 이르는 일련번호를 부여하며, 그 후 개인 정보 및 보험의 종별, 진료과목 코드, 입원 및 외래 구분, 입원 기간 등 비급여와는 무관한 개개인의 의료 정보의 기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보고 분야, 표준코드, 의료기관별 사용 코드, 항목 구분, 코드 구분, 단가, 실시 빈도, 비용, 상병명, 주수술 및 시술명 등 10여 개 항목에 이르는 비급여 내역도 보고 사항에 담겼다.

    대개협은 "최일선에서 1차 의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인 의원에서는 문서 작업으로 인해 보고가 진행되는 해당 월에는 진료에 차질이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규모가 있는 병, 의원에서도 문서 작업을 위해 전담 직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가 개인 사업자에게 요구하기에는 과도한 행정적 작업이며, 마치 보고 작업을 통해 비급여 진료를 억제하고 통제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도 든다"고 꼬집었다.

    협회는 "대한민국의 의사, 대부분은 국가 공무원이 아니다. 일반 국민과 다름없이 경제 활동을 하고 개인 생활을 누리며, 헌법이 명시한 의무에 따를 뿐이다. 하지만 정부는 일반 개인에 불과한 의사들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과도한 행정적 부담을 지우려 한다"며 "국민의 알 권리를 운운하지만 정작 국민끼리 알아서는 안 되는 정보를 '정부의 알 권리'를 위해 제공토록 강요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부당하고 행정편의주의적 비급여 진료 내역 보고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강력히 반대한다"고 목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