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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 안심병원 의사의 자괴감

    "의심 환자 절대 입원시키지 말라네요"

    기사입력시간 2015-06-30 12:03
    최종업데이트 2016-01-25 06:40



    "메르스 의심 환자 절대 입원시키지 마세요!"
     
    메르스 안심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메르스 의심 환자를 입원시킬 수 없는 현실을 개탄한 편지를 노환규 전 의협회장에게 보냈다.

    메르스 안심병원이란 호흡기 환자를 선별진료실에서 진료한 후 메르스 감염으로 의심되면 보건소에 신고하고, 폐렴 등으로 입원이 필요하면 1인실에 입원시키는 병원을 의미한다.
     
    그는 며칠 전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선별진료실에서 보낸 단순 발열 환자를 진료한 결과 폐렴이 진행된 상태였고, 병원에서 메르스 검사가 가능한지, 메르스 가능성이 있으면 입원시켜도 되는지, 보건소에는 어떤 상황에서 신고해야 하는지 등을 선별진료실에 질문했다.


     
    그랬더니 "본원에서는 메르스 검사를 할 수 없고, 메르스가 의심될 경우 환자를 입원시키면 안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리고 "만약 메르스 가능성이 있으면 약을 처방하고, 나중에 이상 증세가 있으면 보건소에 전화하도록 안내하는 것까지만 하세요"라는 지시가 떨어졌다고 한다.
     
    만일 환자가 입원했다가 메르스로 판명 나면 병원을 폐쇄 조치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만일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면, 곧바로 검사가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을 하도록 할테니 이동수단을 알아봐 달라고 했더니 "메르스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는 전원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메르스 감염 가능성이 있는데 전원 조치하면 병원이 행정처분을 받기 때문에 전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정리하면 조금 의심되는 환자들에게는 약을 처방하고, 각자 알아서 보건소에 신고 하도록 하고, 환자 상태가 악화되면 그때서야 검사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확진 환자 중에 진단 2일 만에 사망한 사례가 그래서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평택 경찰관 등 밝혀지지 않은 역학 부분이 많은데, 과연 이대로 진행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메르스 안심병원이 무슨 관리를 하는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환자와 환자 보호자에게 죄송한 마음, 자괴감에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의사 사이트에 메르스를 처음에 진단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우리나라는 메르스가 없는 청정지역이었을 거라는 우스갯소리가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