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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형간염 국가검진 첫해 53만명 검사·4360명 양성…확진·치료 연계는 과제

    56세 국가검진서 항체양성률 0.8%…확진검사 시행 44.9%, 확진자 중 치료 시작 18.0%

    기사입력시간 2026-07-29 09:50
    최종업데이트 2026-07-29 09:50

    대한간학회 임영석 이사장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지난해 처음 시행된 56세 대상 C형간염 국가건강검진에서 53만여명이 검사를 받고 4360명이 항체 양성으로 확인됐다. 국가검진을 통한 숨은 환자 발굴 효과는 확인됐지만 항체 양성자 가운데 확진검사를 받은 비율은 절반에 못 미쳤고, 확진자 중 실제 치료를 시작한 비율도 18.0%에 그쳐 치료기관 연계 강화가 과제로 제시됐다.

    대한간학회는 만성 B형간염 치료 기준도 기존 간수치 중심에서 바이러스 수치 중심으로 개편했다. 간수치가 정상이더라도 간암 위험이 높은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환자에게 즉시 항바이러스 치료를 권고하면서 진료지침상 치료 대상이 확대됐다. 다만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급여 기준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은 28일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대한간학회와 공동으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6년 세계 간염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C형간염 국가검진 첫해 성과와 치료 연계사업, 2026년 B형간염 진료지침 개정 내용이 공개됐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B형·C형간염 감염자는 약 2억8000만명이며 매년 180만명의 신규 환자와 13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간암은 국내 암 사망원인 2위이자 40~50대 암 사망원인 1위로, 국내 간암 환자의 70% 이상이 B형 또는 C형간염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C형간염 국가검진 53만7726명 참여…항체양성 4360명

    질병청이 발표한 2025년 C형간염 국가검진 결과에 따르면 56세인 1969년생 53만7726명이 검사를 받았다. 대상자의 70.5%가 참여했으며 항체 양성자는 4360명, 양성률은 0.8%였다.

    이는 2020~2021년 시범사업의 항체 양성률 0.79%와 유사한 수준이다. 질병청은 시범사업 결과가 전국 단위 검진에서도 재현되면서 대상 연령과 검진 설계의 타당성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50대 가운데 국가검진 대상인 56세의 C형간염 신고 건수는 329건으로 인접 연령대보다 약 2배 높았다. 검진 계기는 국가검진이 57.6%로 가장 많았고 다른 건강검진 14.9%, 기타 무료검진 12.5%, 간기능 이상 9.8%, 증상 5.2% 순이었다.

    질병청은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C형간염 특성상 국가검진이 기존 의료체계에서 발견되지 않던 환자를 찾아낸 것으로 분석했다.

    C형간염 신고 환자는 2020년 1만1850명에서 2025년 5639명으로 감소했지만 고령층일수록 항체 양성률은 높았다. 연령별 양성률은 20대 0.1%, 50대 0.8%, 60대 1.0%, 70대 이상 1.4%였다.

    C형간염은 예방백신은 없지만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AA)를 8~12주 복용하면 98~99%에서 완치가 가능하다.
     

    항체양성 4360명 중 치료 시작 201명…“발견 후 연계 강화해야”

    문제는 항체 양성 이후 확진과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이다.

    항체 양성자 4360명 가운데 확진검사인 HCV RNA 검사를 받은 사람은 1957명으로 44.9%였다. 이 가운데 확진자는 1116명이었으며 실제 치료를 시작한 사람은 201명에 그쳤다.

    치료 시작률은 항체 양성자 기준 4.6%, 확진자 기준 18.0%다. 항체 양성자의 절반 이상이 확진검사로 이어지지 않았고, 확진 후에도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환자가 상당수였던 셈이다.

    질병청은 항체 양성자를 확인하면 HCV RNA 확진검사 비용을 지원하고, 확진자를 대한간학회 바이러스간염 전문가와 연계하는 관리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치료 완료 후에는 보건소 추적조사로 완치 여부를 확인한다.

    전국 단위 C형간염 연속성 조사에서 치료 완료율은 2024년 55.8%, 2025년 68.8%, 2026년 73.6%로 상승했다. 질병청은 국가검진 대상자에게도 유사한 연계관리 체계를 적용하고, 2026년 신고 환자부터 약 16주 동안 추적조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B형간염, 간수치 정상이어도 중등도 바이러스혈증이면 즉시 치료

    대한간학회는 이날 2026년 만성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의 핵심 개정 내용도 공개했다.

    새 가이드라인은 복잡한 면역학적 단계 대신 혈액 내 HBV DNA 수치를 중심으로 환자를 저바이러스혈증,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고바이러스혈증으로 분류했다.

    가장 큰 변화는 HBV DNA가 2000IU/mL 이상이면서 10⁵IU/mL 미만인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환자를 간수치와 관계없이 즉시 항바이러스 치료 대상으로 포함한 것이다. 기존에는 바이러스가 검출되더라도 간수치가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해야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중등도 바이러스혈증을 독립적인 고위험 단계로 분류하고 간수치와 관계없이 즉시 치료를 권고한 것은 세계 최초다.

    간학회는 정상 간수치 환자의 37%에서도 유의한 간조직 손상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간경변증 환자는 HBV DNA가 검출되면 간수치와 관계없이 즉시 치료하며, 간경변증이 없는 경우에도 중등도 바이러스혈증이면 바로 치료한다. 고바이러스혈증 환자는 30세 이상이거나 간수치 상승, 유의한 섬유화 등 위험요인이 있으면 치료를 시작하도록 했다.

    대한간학회는 회색지대 만성 B형간염 환자 734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치료가 무치료군보다 간암 발생 위험을 79% 낮췄다고 밝혔다.

    국내 모델링 분석에서는 치료 적격자의 70%가 치료받고 확대된 기준을 적용할 경우 2035년까지 간암 약 4만3300건과 사망 약 3만7000명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 만성 B형간염 감염자는 약 120만명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진료로 이어지는 비율은 39.4%, 치료가 필요한 환자 중 실제 치료를 받는 비율은 22.2%에 그쳤다.

    진료지침과 건강보험 급여 기준 간극

    간학회는 치료 대상 확대가 실제 임상현장에 적용되려면 건강보험 급여 기준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간학회 가이드라인은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환자에게 간수치와 관계없이 치료를 권고하지만, 현재 건강보험 급여 기준은 HBV DNA와 간수치 상승 요건을 함께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진료지침상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도 급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치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할 수 있어 지침과 급여 기준 간 간극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행사에서는 예방접종과 선별검사, 조기 진단·치료, 치료 이후 간암 감시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관리체계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장은선 서울의대 교수는 일본의 ‘간염대책기본법’, 중국의 ‘Healthy China 2030’, 대만의 ‘C형간염 퇴치 국가 정책 강령’ 등을 소개하며 국가 차원의 선별검사 확대와 치료 지원, 진단 이후 추적관리가 간염 퇴치와 간암 예방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임영석 대한간학회 이사장은 “개정된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은 간수치가 아닌 바이러스 수치를 기준으로 치료 대상을 넓힌 국제적으로도 앞선 지침”이라며 “중등도 바이러스혈증의 위험성을 독립된 치료 단계로 처음 공식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간염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국가건강검진과 진료지침에 기반한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과 치료 확대, 국가건강검진 도입 등을 통해 B형간염 발생률 감소와 C형간염 환자 조기 발견의 성과를 거뒀다”며 “국가 간염 관리체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