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외과 전공의 수련 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된 지 7년이 지난 가운데, 절대적인 시간 단축과 전공의 근무 시간 제한 등이 겹치며 “수술 경험을 쌓기 어려워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경험을 축적하던 기존 도제식 교육 방식에서 역량 중심 수련 교육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시된다.
대한외과학회는 30일 학술대회에서 ‘외과 전공의 3년제 수련제도 전환 이후 역량 기반 수련교육 성과평가’ 연구결과를 최초 공개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맡았다.
이번 연구는 2019년 도입된 외과 전공의 3년제와 역량 중심 교육체계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추진됐다. 연구는 수련 운영 성과, 제도 적절성, 현장 인식, 개선 방향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 책임을 맡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희년 부연구위원은 이날 학술대회에 직접 참석해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설문조사 및 심층인터뷰 결과, 수련 기간 단축에 따른 교육 질 저하 우려가 전반적으로 확인됐다. 전공의들은 “수술 경험뿐 아니라 합병증 대응이나 응급상황 관리까지 숙련되기 어렵다”고 응답했으며, 지도전문의들은 “필수 술기조차 독립 수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공의법에 따른 근무시간 제한과 3년제로의 단축이 동시에 적용되면서 수련 밀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김 부연구위원은 “시간은 줄었지만 이를 보완할 체계적 교육 프로토콜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수련기관 간 교육 격차, 평가체계 미비, 비교육적 업무 부담 등 구조적 문제도 드러났다. 그는 “현재는 ‘얼마나 했는가’ 중심의 기록 방식은 있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가’를 검증하는 체계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절대 시간은 줄었지만 아직도 수련보다 병원 유지 업무에 가까운 일을 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답변이 많았다”며 “3년제 전환 이후 수술 케이스 볼륨과 시간 자체가 부족하지만 아직 역량 중심 수련으로 전환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3년제만으로 수련이 충분해지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선 ‘수련 과정의 현실화와 구체화’가 꼽혔다.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일본은 2년 기초임상 후 3년 수련, 독일은 도제식 기반의 유연한 수련기간과 엄격한 역량 평가, 미국은 마일스톤 기반 교육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마일스톤은 전공의가 수련 중 도달해야 할 핵심 역량 지표다. 미국 수련병원들은 이를 1~5단계로 구분해 4단계 이상 돼야 전문의 자격을 인정한다.
김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역량 중심을 표방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 프로토콜과 평가체계는 아직 미흡한 상황”이라며 “현재 전공의들은 전문적인 학습에 능한 이들이다. 전문적인 수련 형태로 전환해야 될 시기”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개선 방향으로는 ▲외과 전문의 인재상 명확화 ▲역량 기반 교육 프로토콜 구축 ▲객관적 평가체계 도입 ▲수련기관 표준화 ▲비교육 업무 축소 및 지원 확대 등이 제시됐다.
특히 그는 “3년이냐 4년이냐의 문제를 넘어서, 제한된 시간 안에 역량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최소 수련시간 기준 설정과 역량 미달 시 수련 연장 등 유연한 구조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전공의는 근로자이면서 동시에 교육 대상자라는 이중적 지위를 갖는다”며 “이 균형을 고려한 수련체계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수련 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선 수련병원 사이 파견이나 수련기관 지정 기준 강화, 수련 모니터링 등에 대한 답변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기존엔 도제식, 견습식 수련 방식 속에서 총량을 최대한 늘려 아주 많은 경험이 쌓일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젠 수련 시간 조차 주 72시간 제한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다. 역량 중심 전문 수련체계 방식으로 전환되는 것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에 대해 대한외과학회 박치민 정책이사(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전공의 특별법 개정과 근무시간 단축, 진료지원간호사 법제화 등으로 수련 환경이 크게 변했다”며 “이런 변화가 실제 교육과 수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료보조인력(PA) 제도와 관련해서도 “반복 행정업무나 비진료 업무를 줄여 교육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일부 술기나 수술 기회가 대체되면서 교육 기회가 감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별 인력 운영 방식에 따라 수련의 질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