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행정처분은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 만큼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은 그대로 간다. 의대증원 1년 연기는 의료개혁 1년 늦추자는 것이며, 피해는 막심해질 것이다. 의사 수 추계를 외부기관에 맡기는 것은 정부의 책임 회피다."
대통령실 장상윤 사회수석은 13일 오전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미복귀 전공의 '면허정지' 끝까지 간다…의대증원 논의 1년 유예 '거부'
전공의가 현장을 떠난 지 1달이 다 돼가는 가운데 장상윤 수석은 면허정지 처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장 수석은 "면허정지 처분은 행정처분이다. 지난 2월 예고했듯 집단행동은 불법이다. 정부는 위반사항에 대한 행정처분을 반드시 해야 한다. 원칙대로 가겠다. 처분은 일정대로 간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의대교수 사직서 제출 결의에 대해서는 "의대교수는 의과대학 강의와 병원 임상 등 두 가지 일을 한다. 의사로서 하는 일은 의료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집단사직 혹은 특별한 사유가 아닌 사직에 대해서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를 위반할때 (전공의와) 똑같이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의대 비대위가 제안한 의대증원 1년 유예와 의사증원 연구 해외 의뢰에 대해서는 대안이 아니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장 수석은 "일정상 내년부터 2000명을 증원을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1년을 연기하자는 것은 의료개혁 자체를 1년을 늦추자는 것과 같다. 그러면 피해는 더 막심해질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정부가 책임지고 결정해야 하는데, 외부기관에 맡기자는 것은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했다.
"2000명 증원 연기는 정부 책임 회피…의사 내 경쟁 관계 위해 증원 필요"
장 수석은 의대정원 규모는 협상·타협 대상이 아니라며, 의료계 의견은 들을 수 있지만 결정은 정부가 한다고 밝혔다.
그는 "법을 살펴보면 정부가 (전체 의료인력 수급을) 책임지게 돼 있다. 국회에서 결정할 것이 아니고 정부가 항상 상황을 보면서 미래를 예측하고 수급을 조절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문가 추계 ▲필수의료 의사 감소 ▲고령화 ▲OECD 의사 수 ▲경쟁 하락 ▲의사과학자 부족 등을 언급하며 2000명 증원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장 수석은 "전문가들이 의사 수급에 관해 연구를 했다. 결론을 보면 현재 약 5000명이 부족하다. 10년 후 의료 수요 감당하려면 1만 명도 부족하다. 또 의약분업 당시 의사 수는 줄었다. 최근 의과대학 졸업 후 전문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면허만 가지고 밖으로 나가는 이들이 늘었다. 필수의료 분야의 부족한 인력을 보충하려면 증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장 수석은 "OECD 국가 중 한국은 인구 1000명당 한의사를 제외한 의사 수는 꼴찌다. 고령화 속도는 빨라서 미국과 프랑스, 영국은 꾸준히 의사 수를 늘렸다. 하지만 한국은 줄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변호사 수는 1977년 대비 30배 늘었다. 간호사도 15년 만에 정원이 1만명 증가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의사만 늘리지 못했다. 임상의사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의과학자, 의공학자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개혁으로 인한 건보료 인상 의혹…"인상 없이 수행 가능" 일축
장 수석은 정부가 의대증원,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등을 추진하면서 건강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건보료 인상 없이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보험은 1년 동안 걷어서 1년 동안 쓰는 구조다. 국민연금과 달리 건강보험은 수입을 가지고 지출을 다 하는 구조로 설계가 돼 있다. 부족할 경우에는 정부 재정을 지원하게 법적으로 규정됐다"고 말했다.
장 수석은 "2028년까지 '10조원+α'를 지출한다 해도 그동안 남은 적립금 약 27조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그 사이에 과도한 의료 지출이나 비급여는 줄이는 대책을 병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절약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다시 말해 굳이 건보료를 올리지 않아도 지속 가능하게 우리가 플랜을 실행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어 장 수석은 의대증원 등과 관련한 민생토론회는 총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생토론회는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에서 시작했다. 목소리를 듣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처 간 문제가 발생했고, 이를 국민과 부처 관계자들이 모여 해결하고자 했다. 그래서 진행하고 있는데 총선과 연결됐다고 오해하고 있다. 민생 현장을 돌면서 목소리를 듣는 일은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다.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