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는 10일 오전 9시 30분 국회 정문 앞에서 개인의료정보의 상업화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 참여하는 시민단체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무상의료운동본부, 민주노총, 보건의료단체연합, 진보네트워크, 참여연대 등이다.
시민사회단체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어긋나는 정부 부처 사업과 계획에 대한 입법기관의 감시와 견제를 요구한다. 국민의 동의 절차 없이 개인의료정보를 민간과 공유하거나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정부 정책추진 방향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문재인 정부는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개인정보가 유출될 때 매우 큰 개인적 피해가 발생하는 환자들과 시민들의 개인 질병정보와 의료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시범사업으로 진행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건강보험공단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진료 목적으로 수집된 질병정보 및 의료기록을 민간기업에 공유하도록 하는 정책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이를 두고 기업들이 개인의료정보를 수집, 가공,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으로 해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아주대병원 등 39개 대형병원에 있는 5000만명분의 전자의무기록(EMR)을 민간 병원과 기업들이 공유하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환자 전자의무기록은 진료 외 목적 사용이 금지돼있다. 환자들에게 고지나 동의 없이 39개 원장의 동의만으로 관련 사업이 산학 협력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투자 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현대중공업지주가 함께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를 설립하겠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는 “재벌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은 환자 전자의료기록(EMR)은 물론 다양한 임상정보과 예약기록, 의료기기 가동률, 전문의 진료 상담 내용 등의 아산병원 이용 환자의 모든 개인정보를 카카오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라고 했다. 네이버도 분당서울대병원, 건국대병원 등과 의료데이터산업에 뛰어들겠다고 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정부의 개인의료정보 규제 완화 정책 등이 개인의료정보의 상업적 이용에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 건강정보 팔지 마’, ‘내 허락 없이 의료정보 쓰지 마’라는 슬로건으로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여나가겠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보호법을 강화하는 입법투쟁을 벌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