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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스트, 수면·단기기억력 조절 초음파 자극·뇌파 측정 시스템 개발

    "다양한 뇌질환 모델에 적용해 초음파 뇌 자극의 치료 유효성을 밝힐 것"

    기사입력시간 2022-11-09 23:33
    최종업데이트 2022-11-09 23:33

    사진 = (A)개발한 MEMS 기반 초소형 초음파 소자 (B)자유롭게 움직이는 쥐 머리 위에 접목된 초음파 소자와 뇌파 전극 (C)실시간 초음파 자극 및 뇌파 측정이 가능한 폐루프 시스템의 모식도(카이스트 연구팀 제공).

    KAIST(카이스트)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이현주 교수, 한국뇌연구원 김정연 박사 공동연구팀이 소형 동물에서 초음파 뇌 자극과 뇌파(EEG) 측정이 동시에 가능한 초소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수면 상태에 따라 실시간으로 초음파 뇌 자극이 가능한 해당 기술을 이용, 비 급속 안구 운동(NREM, Non-rapid-eye Movement) 수면 시 전전두엽(PFC, Prefrontal cortex)을 실시간으로 자극해 수면과 단기 기억력 조절이 가능함을 밝혔다.

    전전두엽은 전두엽에서 인간 고유의 정신 기능을 담당하는 앞부분으로, 행동을 주시하고 감독하며, 지시하고 집중시키는 일을 하는 부위다.

    신경 자극의 효능을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생체 내 신호 측정과 행동 관찰을 들 수 있으나, 이를 질병 모델이 많이 존재하는 소형 동물에서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기존의 초음파 자극 기술은 부피가 커서 움직이는 생쥐에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작동할 때 생기는 잡음 신호로 동시 전기 생리 신호 측정이 어렵다. 특히 생쥐처럼 작은 동물에서 장기간으로 초음파 자극을 주면서 생체 내 반응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이 없었다. 

    소형 동물에 인가되는 초음파 자극 실험은 통상적으로 짧게 자극 후 즉각적인 반응을 보거나 마취 상태에서 여러 차례 자극을 인가하고 장기적인 반응을 보는 연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현주 교수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EMS 기반의 초소형 초음파 소자(CMUT, Capacitive Micromachined Ultrasound Transducer) 연구를 지속해서 수행해왔는데, 이번 연구에서 뇌파 신호 측정 및 실시간 수면 분석 기술을 접목해 뇌의 현재 상태에 따라 자극을 주는 맞춤형, 폐루프 자극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초소형 초음파 자극 및 뇌파 측정 시스템은 기존의 마취가 필요한 시스템과는 달리 자유롭게 행동하는 쥐에 장기간 동시 자극과 측정을 할 수 있다. 

    초음파 자극 소자는 미세 전자 기계 시스템(MEMS,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은 마이크로 단위의 기계적 구조물과 전자 회로가 결합된 초소형 정밀 기계 제작 기술로, 전자(반도체) 기술·기계 기술·광 기술 등을 융합해 마이크로 단위의 작은 부품과 시스템을 설계·제작하고 응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는 실리콘 공정을 활용했기 때문에 매우 정밀하고 초소형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초경량의 해당 시스템을 향후 다양한 뇌 질환 동물 모델에 적용한다면, 여러 뇌 질환에 대한 초음파 뇌 자극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폐루프 자극 알고리즘은 6초 단위로 수면 단계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비 급속 안구 운동(NREM, Non-rapid-eye Movement) 수면 단계일 때 초음파 자극을 전달한다. 이 시스템은 잡음 신호 없이 자극과 측정이 동시에 가능하다. 

    NREM 상태 시 10시간 동안 수면 박탈 쥐의 전전두엽을 자극한 결과, 단기 공간 기억력이 보호되고 급속 안구 운동(REM, Rapid-eye Movement) 수면량이 증가함을 보였다. 

    연구팀은 현재 이 신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뇌 단일 영역의 매우 작은 부위를 자극할 수 있는 후속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국소 부위 자극을 통해 향후 정밀한 수면 단계 조절이 가능하게 된다면, 수술 없이 비침습적으로 수면 질환,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뇌 질환 치료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는 "초음파는 태아 영상화에도 활용될 만큼 안전한 인체 조사 기술 중 하나인데, 인체 내부 깊숙이까지 전달되며 펴지지 않고 집중 조사가 가능해 치료를 위한 비수술적 인체 조사 기술로 매우 매력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전임상 자극 시스템의 부재로 현재 초음파 자극의 효능 평가 연구가 부족한 상황인데,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을 많은 뇌과학 연구팀들이 활용해 초음파의 다양한 치료 효과를 밝혀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이현주 교수 연구팀의 조예현 박사과정, 그리고 한국뇌연구원 김정연 박사 연구팀이 주도하고 기초과학연구원 김성기 단장,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병철 박사, KAIST 생명과학과 서성배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0월 19일자에 게재됐으며 출판사 와일리(Wiley)의 리서치 헤드라인(Research Headline) 논문으로 선정돼 이현주 교수와 김정연 박사 인터뷰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뉴스(Advanced Science News)에 11월 1일 실렸다(논문명: General-purpose ultrasound neuromodulation system for chronic, closed-loop preclinical studies in freely behaving rodents).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지능형반도체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