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총파업 여부를 전회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공식화하면서, 투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의협은 2일 16개 시도의사회장단 회의를 통해 '전국 회원 단체 휴진에 대한 전회원 투표'를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투표 일자나 방식은 의협 집행부에 위임됐다. 다만 투표 결과를 토대로 9일 대표자회의에서 총파업 여부를 결정하려면 투표 일자는 그 전인 4~7일 사이가 유력하다.
또한 의협 회장 선거 투표권한이 없는 회원들도 이번 투표에 참여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이날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전회원 투표 휴진 찬성률, 압도적 찬성 전망 우세
파업 투표 결과를 두고 의료계 내부에선 휴진 찬성이 압도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의대증원과 필수의료정책패키지 등으로 인해 어느 때보다 정부에 대한 반대 여론이 강하고 강경 투쟁이 필요하다는 의협 임현택 회장 지시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의료대란 사태의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대거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파업 찬성률은 70%를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메디게이트뉴스가 시도의사회장 6명에게 질의한 결과, 파업 찬성률이 60~70% 사이일 것이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고 일부가 70% 이상 찬성률이 나올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사직 전공의들(4명)은 "모두 파업 찬성 표를 던지겠다"고 답했다.
다만 파업 투표 찬성 비율이 실제 파업 참여로 이어질 수 있을진 장담할 수 없다. 개원가는 휴진 자체가 매출 타격으로 이어져 파업 동참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수 관계자들 역시 투표 찬성률이 높다고 해서 실제 파업 동참율이 찬성 만큼 높다고 기대하긴 어렵다고 봤다.
한 시도의사회장은 "파업 찬반을 물을 땐 항상 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가도 실제 병원 문을 닫는 비율은 상당히 떨어졌던 관례를 생각하면 파업 동참이 얼마나 이뤄질 수 있을진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휴진 준비 과정서 풀어야 할 숙제도 여전…파업 강도·기간 등 이견
향후 강경투쟁이 진행되더라도 파업 강도나 기간 등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1%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자칫 과격한 투쟁이 오히려 대통령 지지율 상승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정부가 파업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면서 오히려 대통령이 국민적 호응을 얻는 사례가 빈번하게 있어왔다는 것이다.
특히 의협 관계자들 사이에서 과격한 투쟁이 오히려 채상병-김건희 특검법 이슈를 덮으면서 대통령실 입장에서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관계자는 "개원의, 봉직의들이 얼마나 파업에 참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2020년 10% 정도에 그쳤던 개원가 휴진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쉽진 않겠지만 당시 보다 의정 갈등이 더 심각하고 강경 투쟁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 상황이 파업 참여 동기도 많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