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질병관리청이 예방접종, 희귀질환, 보건의료 연구 강화 등에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한다. 이는 올해 대비 651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질병관리청 임승관 청장은 9일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AI 역량 강화 ▲미래 팬데믹 대비 등 주요 정책 추진 현황을 소개하며, 예산안 편성 결과를 공개했다.
임 청장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올해 대비 651억원 증액된 1조3312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희귀질환 정책 수립과 근거 확보, 환자 지원 강화 등에 52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며, 만성질환 예방관리에 143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 외에도 150억원의 예산을 희귀·난치질환 관련 연구 확대, 소아비만·당뇨, 노인중증호흡기질환 등 건강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신규 연구를 진행하는 데 투자한다.
임 청장은 "미래 팬데믹 대비를 위한 주요 예산뿐 아니라, 정책 사각지대를 줄이고, 일상의 건강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다양한 사업예산이 반영돼 있다"며 "국가예방접종과 관련해서는 청소년 인플루엔자 무료접종 대상을 13세 이하에서 14세로 확대하고,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증 무료접종은 이번에 처음으로 12세 남학생까지 확대했다. 849억원의 혜택이 학령기 청소년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후변화가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기후보건 정책 수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제2차 기후보건영향평가'를 실시한다"며 "평가영역에 홍수와 산불도 추가해 이상기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임 청장은 "질병청은 감염병 공중보건 위기에 대한 선제적 대비와 대응, 상시 감염병 관리 및 퇴치, 만성질환 및 건강위해 관리체계 강화, 데이터과학 및 감염병·보건의료 연구 등 크게 4가지의 고유 업무 영역을 소관하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올해와 내년도에 데이터과학을 기반으로 질병을 적극 예측하고, 유능하게 관리하는 것에 집중한다. 또 신종감염병 대비를 위해 감염병위기대응체계를 재구조화한다"고 밝혔다.
그는 "발전하는 AI 기술을 적극 활용해 질병과 건강 정보의 수집·분석·활용 전 과정에서 데이터 과학의 기술 수준을 끌어올려 업무 효율성 제고와 국민 건강 증진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감염병 환자 역학조사 시 AI를 활용해 밀접접촉자를 자동선별하고, 검역 과정에서 AI 검역관이 해외여행 입국자 중 의심증상자를 자동분류해 입국과정의 편리성을 제고한다. 또한 개인 맞춤형 국가건강조사 결과와 건강정보 제공, SNS 허위 건강정보 모니터링 등에 AI를 도입한다.
이어 미래 팬데믹 대비를 위해 ▲감염병 위기 대비·대응 체계 재구조화 ▲mRNA 백신 개발 지원 ▲K-보건안보 이니셔티브 구축 위한 국제협력 강화 등을 약속했다.
임 청장은 "질병청은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까지 다양한 신종감염병 위기에 대응했다"며 "유행하는 감염병 특성에 부합하고, 빠르게 벼놔하는 시대적 상황과 환경에 맞는 관리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염병 특성과 위기 유형의 차이를 고려해 신속·효율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국가재정 여력, 국민 수용성 변화 등 사회·환경적 측면도 염두해야 한다. 이에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체계를 재구조화할 방침"이라며 "이번 체계 개편을 위해 위기대응 프로그램 개편과 자원확보, 법령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감염병 감시와 예측 대응의 정교화, 의료대응체계 강화 및 개편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감염병 위기 대비 병상체계도 재정비한다. 실효성 있는 팬데믹 대응을 위해서는 단순히 '음압격리병상을 추가로 확충'하는 것을 넘어 지역의 보편적 의료체계 속에서 상시 운영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질병청 중심의 의료대응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위기단계에 따른 의료대응 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올해 시행되는 손상예방법을 바탕으로 건강위해요인에 대한 국가안전망을 강화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