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지난 1일 당직실에서 숨진채 발견된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신모 전공의 유족이 14일 '수련환경 개선 촉구 및 전공의 사망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유족은 가천대 길병원에 고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멈추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결원만큼 충원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故(고) 신모 전공의의 누나 신은섭(39)씨는 "내 동생이 병원 당직실에서 숨졌는데도 불구하고 병원은 우리 가족에게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내 동생의 죽음을 병원 관계자로부터 공식적으로 들은 것이 아니라 동생이 사랑했던 동료 선생님들으로부터 귀동냥해 들었다"고 말했다.
신씨는 "동생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기자가 찾아와도 동생이 다녔던 병원에 누를 끼칠까 돌려보냈다"며 "그런데 병원은 동생의 죽음을 돌연사라고 주장했다. 그때 느꼈던 참담한 심경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후 병원에 '돌연사'를 주장하는 기사 정정 요청과 이유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병원은 거짓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동생의 죽음에 대해 병원측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제 동생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 속에서도 환자를 위해 참아왔다"고 말했다.
신씨는 "동생의 죽음을 슬퍼하던 할머니께서 동생이 죽은 7일 후에 돌아가셨다. 병원측 입장은 그때 처음 들었다. 그러나 그때 전달받은 내용과 다르게 병원측은 모 일간지 기자에게 동생의 죽음에 대해 병원은 억울하고 수련환경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심지어 병원은 마치 내 동생의 근무 태도에 문제 있다는 식으로 기자에게 밝혔다"고 말했다.
신씨는 "다시는 이러한 슬픔 되풀이되지 않도록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요구한다"며 "내 동생은 카투사 군복무 시절에도 매주 해상 보육원에 영어 봉사활동을 갔을 만큼 선하다. 병원이 내 동생의 명예를 거짓으로 깎아 내리는 소문을 멈췄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씨는 "내 동생은 가천대 길병원에서 만 3년동안 일했다. 1년 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1명의 결원이 생겼고 지난해 가을에는 1명 결원이 더 생겼다. 약 넉 달 동안 내 동생을 포함한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은 2명 결원 몫까지 일을 해야 했다"며 "동생 죽음이 산재로 인정받기를 바란다. 현재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은 3명 결원 몫까지 일을 하고 있다. 동생이 사랑했던 동료 전공의들의 처우가 당장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길병원측의 진심어린 사과와 개선을 통해 나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더는 이러한 아픔이 반복 되지 않았으면 한다. 과태료 100만원으로 끝나는 현실이 개선되기를 간곡히 바란다"며 "부검 결과가 나오고 병원이 어떤 개선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