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편두통 시장에서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 표적 치료제 간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편두통 예방 적응증을 놓고 경구제와 주사제를 직접 비교하는 일대일 연구가 시작된다. CGRP 표적 약물을 비교하는 일대일 임상시험은 이번이 처음이다.
릴리(Eli Lilly and Company)는 편두통 예방을 위해 월 1회 주사하는 앰겔러티(Emgality, 성분명 갈카네주맙)와 이틀에 한 번 복용하는 경구약 너텍(Nurtec, 성분명 리메게판트)의 직접 비교(head-to-head) 연구를 시작한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릴리가 개발한 앰겔러티는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편두통 예방제로 승인을 받았다. FDA 승인 라벨에 일시적 편두통 환자의 치료 기간 동안 월간 편두통 일수를 50% 이상, 75% 이상, 100% 감소시켰다는 내용이 포함된 유일한 CGRP 요법이다. 너텍은 미국의 바이오해븐(Biohaven Pharmaceutical)이 개발한 약물로, 지난해 2월 FDA로부터 급성 편두통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데 이어, 올해 5월 편두통 예방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 받으면서 최초로 예방과 급성 치료 적응증을 모두 획득했다.
두 약물은 모두 편두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뇌의 단백질인 CGRP를 표적하지만, 앰겔러티는 이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CGRP 수용체에 부착되는 것을 방지하는 반면 너텍은 이 단백질에 결합하는 대신 CGRP에 대한 수용체를 차단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열린 미국두통학회 연례학술대회(AHS 2021)에서 발표된 리얼월드 데이터는 경구용 표준 치료보다 앰겔러티 치료가 약물에 대한 편두통 환자의 순응도와 지속성이 더 높은 것을 보여줬다.
이번 임상연구는 전조가 있거나 없는 삽화성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1차 평가변수는 월간 편두통 일수를 50% 감소시키는 것이다. 환자 등록은 올해 말 시작될 예정이다.
릴리 바이오메디슨(Lilly Bio-Medicines) 일리아 유파(Ilya Yuffa) 수석 부사장 겸 사장은 "편두통은 고통스럽고 부담이 많으며 복잡한 신경 질환이다. 모든 사람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에게 개별화된 치료 옵션과 계획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앰겔러티의 효능 프로파일에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너텍에 대한 우리의 일대일 임상시험이 환자와 의료진에게 귀중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편두통 예방 치료에서 또다른 경쟁 약물로는 테바(TEVA)의 아조비(Ajovy, 성분명 프레마네주맙)와 암젠(Amgen)의 에이모빅(Aimovig, 성분명 에레뉴맙) 등이 있다. 테바는 2018년 앰겔러티 승인 후 아조비의 특허를 최대 9개 침해했다며 릴리를 고소했고, 최근 앰겔러티가 아조비에 새로 부여된 특허 2건을 침해했다며 추가로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