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환자는 자유 외래이용권, 의사는 정액제와 진료정보 공유화에 강제 종속

    지역의사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분석②

    [칼럼] 조병욱 미래의료포럼 정책정보위원장

    기사입력시간 2026-01-04 10:41
    최종업데이트 2026-01-04 10:42

     지역의사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분석
    ①주치의제 통한 총액계약제+인두제 신호인가
    ②환자는 자유 외래이용권, 의사는 정액제와 진료정보 공유화에 강제 종속 
     

    4. 일차의료 서비스

    1) 등록
    동의서 작성 - 환자의 개인정보와 진료정보를 참여의료기관 및 건강보험 공단이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사업 참여 동의서

    2) 초기평가 - 계획수립 
    등록한 환자의 상태를 초기 포괄 평가를 시행하고, 그에 따라 4개 군에 맞추어 분류, 관리계획을 수립한다. 이때 표준화된 서식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3) 맞춤형 관리
    마이헬스웨이 시스템을 연계해 관리, 교육 및 상담을 제공하고, 필요시 방문진료를 한다. 필수적으로 '돌봄' 자원을 연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즉, 필요시 입원보다는 재택의료나 방문간호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도록 거점 지원기관과 준비하라는 것이다.

    ​마이헬스웨이란 정부가 운영중인 '건강정보 고속도로 사업'으로 병원 진료, 검사, 투약 기록을 통합해 조회할 수 있는 국가 헬스 데이터 플랫폼이다. 현재 1354개 의료기관 (상급종합병원 전체, 종합병원 120곳, 병원 15곳, 의원 1172곳)이 참여 중이다. 
     
    의료기관의 진료정보가 모두 공유되는 이 플랫폼은 의료기관 구조조정 사업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과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반드시 이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했다. 그 이유가 바로 보건복지부가 세운 환자 진료정보까지 전달체계를 갖추고 관리하기 위함이다.

    의원급 EMR 차트 프로그램 회사가 다양한 관계로 의무기록까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이외에 진단명 및 투약이력, 검사결과, 제증명 문서까지 모두 조회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EMR 인증 사업을 도입했고, 그를 통해 플랫폼 공통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 플랫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의무기록(진료기록지, 간호기록지 등) 이외에 나머지 코드와 숫자로 돼 있는 정보들은 거의 모두 전송된다. 환자의 진료 정보가 환자의 소유물인지 의사의 소유물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최소한 보관 의무를 의료기관에 두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자유로이 전송, 조회가 가능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정보는 실시간으로 조회 및 전송이 되는 것으로 돼 있다. 
     
    4) 야간 및 휴일 의료상담 대응
    야간 및 휴일에 긴근 상황 발생시 응급실에 방문하기 전 주치의 또는 다학제팀 (거점 지원기관 간호사) 등의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 이 또한 최대한 응급실 등 의료기관 방문을 억제하기 위한 방법이다.

    필요시 응급의료기관 안내 또는 내원 등 진료 연계를 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등록 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하게 되면 성과 보상에서 감점 요인이 되기 때문에 바이어스(Bias)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5) 진료협력
    필요시 전문 단과의원, 종합병원 등 지역 내 병의원으로 연계한다. 이 또한 반드시 지역 내 연계를 ‘필수’적으로 해야 하며, 환자가 임의로 지역 외로 이탈 시 이번 사업에는 빠져있지만 추후 성과 보상에서 감점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가 준비한 서비스의 구체적인 부분들을 요소들을 보면, 1군과 2군은 기존의 만성질환관리제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왔고, 3군과 4군은 병원의 장기 입원이나 요양병원 입원의 경우 행해지는 의료행위를 재택의료, 방문간호 수준으로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주치의제를 표방하면서 만관제 + 재택의료를 통합한 것을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이라고 한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급성기 질환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본인이 원할 때 수시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결국 주치의제를 통한 의료소비자에 대한 통제기전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5. 보상체계

    보상은 기본보상과 운영 지원 보상, 그리고 성과 보상으로 이뤄진다.
     

    1) 기본 보상: 인두제 (등록 1인당 정액제)
    1인당 연간 정액관리료를 월로 나눠 매월 초 '사전' 지급한다. 진찰료만 적용된 것이며, 검사 및 처치, 재활 등의 행위 수가는 그대로 청구할 수 있다. (단 2026년도까지만 적용 예정) 다만, 환자관리 기준을 보면 '비대면 진료'와 '교육상담'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포함된 진료는 검사나 처치, 재활 등의 행위를 할 수 없다. 그리고 이 기준을 벗어난 다면 성과 보상에서 감점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환자관리 기준은 의료공급자에게 평가 적용되는 것이지만, 대면진료나 비대면 진료를 선택하고 그 횟수를 결정하는 것은 의료소비자(환자)에게 있다. 물론 정액제 주치의 진료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외래 대면진료를 시행하고 다른 의료행위를 해도 된다. 다만 그에 따른 성과 보상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행태가 지속된다면 기본보상액 또한 차츰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2) 운영지원 보상: 사업 참여 보상
    거점 지원기관: 1억5000만원 / 단독 참여기관 1500만원 
    참여 의료기관: 없음

    돌봄 및 재택의료 연계 제공 의료기관에 대해 지원한다. 거점 지원기관은 사업 참여 의원들에서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 반드시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어떤 의무조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으로 위 금액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3) 성과 보상
    참여 기관 (의원): 최대 3600만원
    거점 지원기관: 최대 3000만원
    단독 참여기관: 최대 3900만원

    좋은 말들은 써 놨지만, 결론적으로는 총의료비를 감소시킬 수 있는 입원 억제, 응급실 방문 억제 및 기준 진찰횟수 준수 등을 지표로서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를 따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건강 성과는 환자의 순응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의 노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시범사업의 근간은 50세 이상의 고령 인구 집단에 대해 만성질환이나 장기요양 재택의료를 관리하기 위한 것이지만, 본인부담금 1800원만으로 1년 내내 자유로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이 제도는 오히려 경증 급성질환 보험용 등록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고혈압 당뇨 등의 주기적인 만성질환 관리뿐 만 아니라 감기나 복통과 같은 아주 가벼운 질환도 수시로 진료를 받게 되는 식으로 의료이용량이 급증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업은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현재의 비정상적인 높은 의료 이용량을 더 가중시키기 위한 것인지는 굳이 따져 보지 않아도 분명하다.
     
    정책 시행은 공표됐고 주치의제를 부르짖던 어떤이들의 꿈은 이뤄질 것이다.

    공급자 측면에서는 누군가는 조금 더 나은 보상에 참여를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종속되는 시스템에 거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의료이용자 측면에서는 참여해서 손해볼 것이 전혀 없는 아니 오히려 낮은 본인부담금으로 자유 외래이용권을 얻을 수 있으니 무조건 참여하는 것이 이득이다. 사업 시행과 동시에 등록을 위한 줄이 서는 진풍경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가 보는 이 사업의 문제점은 단가를 떠나서 '정액제' 와 '진료정보의 공유화'이다. 정액제는 의료비와 상관없는 의료 이용의 증가를 가져올 것이고, 의료진에 대한 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진료 현장에서 무시되는 의사의 진료권이 더 폄훼될 것으로 예측된다.

    진료 정보의 공유화는 환자의 의료정보가 진료를 수행한 의료기관에 있지 않고 국가 전산망에 존재함으로서 언제든지 빠져나갈 수 있고 누구나 절차를 거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진단은 환자의 정보를 통합해 의사가 내린 결론인 지적 창작물이라고 볼 수 있다. 왜 함부로 침탈 받아야 하는지, 그래도 되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