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27일 의정협의체 구성을 위한 간담회에서 의대생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 재응시 여부를 논의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가 국민 여론과 청와대 결정 등으로 난색을 표했기 때문이다. 다만 양측이 국시 미응시에 따른 부작용 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의협은 복지부의 국시 구제책 마련을 기대했다. 

27일 간담회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는 의정협의체 구성을 위한 사전준비의 개념이었지만 의대생 국시 문제가 첨예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간담회에 참석한 의협 측은 국시 문제가 원활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향후 의정협의 과정에서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의협 측 간담회 참석자는 방상혁 상근부회장 외에 범의료계 투쟁위원회(범투위) 공동대표단 강원도의사회 강석태 회장, 대전협 한재민 회장 등이다.  
 
의협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국시문제가 원활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의정합의가 무의미해진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국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공의들이 다시 단체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강원도의사회 강석태 회장은 "복지부는 국시 문제와 관련된 얘기는 꺼내지 않길 원했으나 향후 의정협의체 구성을 위해선 국시 문제를 반드시 논의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어필했다"며 "국시 미응시에 대한 파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복지부도 공감을 표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복지부는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가자고 제안했고 조만간 다시 대화의 장을 만들자고 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28일(오늘)까지 국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최대집 회장의 발언을 재차 언급했고 물리적으로 시간의 여유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당장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어떤 구체적 해결책이나 답변을 듣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28일 오전 11시 복지부 정례브리핑에서 실질적 답변이 될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의협은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복지부의 반응을 보고 향후 구체적 방향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의정협의체 구성과 구체적 논의 시점은 내부적으로 어느정도 가안이 마련됐지만 복지부 발표에 따라 크게 변동될 여지가 있다.
  
대전협 한재민 회장은 "28일 복지부 브리핑이 이번 국시 문제와 관련된 복지부의 최종 입장을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라며 "복지부 브리핑 내용에 따라 의협의 입장도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이번 주 안에 2기 범투위 첫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의정협의체 논의와 협상단 구성 등 구체적 사안이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간담회가 끝난 직후 입장문을 통해 "당장 의료현장의 어려움이 예고되는 가운데 아직까지 정부가 (국시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예고한대로 28일까지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정부의 해결 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향후 이로 인해 벌어질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정부 측에 있다"며 또 다시 단체행동 등 극단적인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