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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해철법에 대한 상반된 시각

    "진료기피 늘지 않을 것" "의료인 헤아려야"

    기사입력시간 2017-05-26 07:00
    최종업데이트 2017-05-26 07:0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의료계는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제도가 과잉진료, 방어진료, 진료기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이는 법에 대한 이해부족 때문이다" "의료인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주최한 '의료분쟁 조정 및 감정제도 발전 방향' 세미나에서 신해철법에 대한 상반된 시각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시행된 일명 신해철법은 환자의 사망,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장애등급 1급 중 하나에 해당하는 신청인 측이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피신청인(의사)이 의료분쟁조정에 동의 내지 응하지 않더라도 조정 절차가 자동개시되는 제도를 말한다.

    법무법인 해울의 신현호 대표 변호사는 발제를 통해 "조정개시 강제화는 당사자의 자율적인 합의를 통해 분쟁을 유연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의료분쟁조정법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도 일응 타당한 면이 있지만 이는 모든 사건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며, 조사 등 감정을 강제하는 것이지 합의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신해철법이 진료위축을 초래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을 폈다.
     
    신 변호사는 "과잉진료, 방어진료, 진료기피는 자동개시 도입 이전에도 이미 임상현장에서 제기된 문제"라면서 "이 제도로 인해 이런 현상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법원의 손해배상액이 조정보다 높은 경향에 비춰 재판으로 진행하는 것은 의료기관에게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개시제도 남용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신현호 변호사는 "의사의 과실이 없음에도 환자 측에서 고의적인 조정신청을 남발할 때 이를 견제할 방법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지만 의료기관에서 자동개시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는 견제장치가 있다"고 환기시켰다.
     
    특히 신현호 변호사는 "이 제도가 환자와 의료기관 사이의 불신만 더 조장하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조정과정에서 사고 원인과 진료과실 유무가 밝혀지면 오히려 진정한 신뢰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의료법학회 이숭덕(서울의대 교수) 회장은 토론자로 나서 "자동개시제도가 시행된 이후 의사들은 보수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고, 이 제도의 긍정적 면을 부정하지 않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면서 "의료인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숭덕 회장은 "의사들이 방어진료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는 의도적인 게 아니라 의료환경으로 인해 조성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신현호 변호사는 자동개시가 되더라도 의사들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요건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이의제기를 해서 되돌릴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