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라자임(젠자임)'과 그의 바이오시밀러 '파바갈(이수앱지스)'이 유일하던 파브리병 치료제 시장에 막강한 경쟁자가 출현했다.
희귀질환 치료 전문제약사 한국샤이어의 국내 진출 1호작 '레프라갈'이 그것이다.
올 7월 출시될 레프라갈은 국내법인 출범절차를 밟고 있는 샤이어가 SK케미칼에 허가 및 판매를 맡긴 약물이다.
레프라갈은 파브리병으로 확신된 환자의 장기간 효소 대체요법으로 허가 받았다. 격주로 체중 1kg당 0.2mg을 투여하는 정맥주사제다.
파브리병은 선천적으로 알파 갈락토시다아제(효소)를 만들어 내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Gb3'라는 기질을 분해하지 못해 발병된다.
이 기질이 전신 기관에 쌓이면서 혈관 각화증, 손 발끝 통증이 나타나고 심장‧콩팥 기능 이상으로 사망에 이르는 희귀질환이다.
레프라갈은 5년 장기임상을 통해 △심장관 신장의 기능 유지 △심장 심혈관 또는 심장의 사건 발생 위험 감소효과를 확인했다. 치료받지 않은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60세인 반면, 레프라갈로 치료받은 남성은 77.5세였다.
파브리 미니 심포지움(13일 서울아산병원) 개최에 앞서 11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독일 마인츠 병원 마이클 벡(Michael Beck) 교수는 "장기간 레프라갈로 치료함으로써 신부전 및 심장질환을 가진 환자의 질병 속도를 늦추고 사망률을 줄였다"며 "신장 및 심장 합병증발현도 늦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료 후 고통지수도 일상생활에 어려움 없는 0~1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5년, 10년의 장기 연구결과를 갖고 있고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프라갈, 파브라자임보다 환자에 편리하다"
국내에는 아갈시다제 베타 약물(파브라자임/파바갈)이 유일하게 파브리병 치료에 쓰이고 있다.
레프라갈은 파브라자임(체중 1kg당 1.0mg)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용량(0.2mg)인데, 어떤 용량이 더 효과적인지는 의료진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다는 설명이다.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유한욱 교수(사진)는 "두 제제의 효과 우위 논란이 많고, 경쟁적인 연구결과도 많이 나와있다"며 "분명한 건 두 제제 모두 전반적으로 약효가 좋다는 것이다. 콩팥기능 악화 경사를 절반으로 줄인다"고 말했다.
다만, 저용량인 만큼 레프라갈의 작용 시간 및 투여 속도(40분)가 빨라 환자 편의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레프라갈은 확실히 빠르게 작용해 환자에게 편리하다"며 "반면 파브라자임은 용량을 많이 쓸 수 밖에 없고 3~4시간에 걸쳐 천천히 투여해야 한다. 그에 따른 부작용도 동반된다"고 말했다.
당화된 양에 따라 세포 내로 잘 투여되는 것에 차이가 나는데 레프라갈의 당화정도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
그는 "또 레프라갈은 저용량이라 어린이에게 사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레프라갈이 전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그러나 두 제품 모두 완전한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에 의학적으로 충족되지 못한 요구(unmet needs)가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벡 교수 역시 두 제품의 효과는 비슷하지만, 특수한 반응에 대해서는 레프라갈이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벡 교수는 "레프라갈은 알러지와 항체 반응에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샤이어-SK케미칼, 희귀질환 치료제 3종 올해 선보인다
한편, 샤이어와 SK케미칼은 레프라마갈을 포함한 희귀질환 치료제 3개 품목을 올해 중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샤이어 문희석 대표(사진)는 "고셔병 치료제 '비프리브', 유전성 혈관부종 치료제 '피라지르'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SK케미칼을 통해 허가 및 약가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프리브와 피라지르는 지난해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