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신약이 등장하면서 C형간염은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 됐지만 여전히 진단율과 치료율이 낮아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위한 의료진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C형간염 국내 유병률은 0.78% 수준으로 예상하는데, 연령이 많아질수록 유병률이 높아져, 20대 유병률은 0.34%인데 반해 70대 이상에서는 2.3%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전체 일반인의 약 90%가 C형간염 검사를 받은 적이 없거나 검사를 받았는지 아닌지를 모르고, C형간염 바이러스(HCV) 항체 보유자 가운데 약 65%는 본인의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국가 주도의 C형간염 검진 체계가 확립되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쉽게 방문하는 1차 의료기관에서의 C형간염 진단 및 치료의 필요성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C형간염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HCV 감염이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간경변, 간암 등으로 간 질환이 진행되는 환자가 많은데, 이러한 환자들을 1차 의료기관에서 더욱 빠르게 확인하고 치료해야 사회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와 유한양행이 국내 만성 C형간염 퇴치를 위해 국내 공동 영업 및 마케팅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데 이어, 더욱 많은 환자가 조기에 진단받아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근 전국 의료진을 대상으로 'HCV CBC(Can be Cured) 포럼'을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지역 유병률이 높은 광주와 전주에서 먼저 포럼을 개최해 만성 C형간염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법, 소발디 기반 요법으로 인한 만성 C형간염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공유했다.
포럼에서는 먼저 1차 의료기관에서 C형간염 진단의 중요성 및 진단 방법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HCV는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심해 확진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3단계의 검사가 필요하다. 우선 C형간염 바이러스 특이항체를 검출하는 HCV 항체검사가 필요하고, 양성 반응 시 혈중 HCV의 핵산(RNA)을 직접 검출하는 HCV RNA 검사가 진행된다.
RNA 검사에서 양성이면 최종적으로 HCV의 유전자형 및 아형을 확인하는 HCV 유전자형 검사가 진행되는데, 유전자형에 따라 최적의 치료제 및 치료 기간, 약물 용량이 달라지므로 HCV 유전자형 검사는 항바이러스 치료 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이어 포럼에서는 기존 치료 여부와 간경변증 유무, 연령 등에 일관되게 높은 완치율을 기록해, 국내를 비롯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최우선으로 권고되고 있는 소발디(성분명 소포스부비르) 기반요법에 관한 다양한 임상연구 등이 소개됐다.
2014년 NEJM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발디+리바비린 12주 요법을 받은 유전자형 2형 환자의 93%가 SVR12에 도달, SVR12에 도달한 모든 환자는 치료 후 24주까지 SVR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료 경험과 간경변 유무에 상관없이 높은 SVR12를 보였다.
하보니(성분명 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 12주 요법은 치료 경험이 없는 유전자 1형 환자에서 리바비린 병용 없이도 99%가 SVR12에 도달했고, 치료 경험이 없고 간경변증이 없는 1형 환자에서는 리바비린 없이 8주 투여로도 높은 SVR12와 낮은 재발률을 보였다.
또 치료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도 간경변증 여부와 관계 없이 높은 SVR12에 도달했고, 간경변증 없음, 대상성/비대상성 간경변증, 간 이식 등 다양한 간 상태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보니+리바비린 요법은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에서도 높은 SVR12 도달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한국과 대만, 일본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에서도 소발디 기반요법은 유전자 1형, 2형 환자에서 일관되게 높은 완치율을 기록했다. 소발디는 한국인 HCV 2형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97%의 완치율을, 하보니는 1형 환자 대상 임상시험에서 99%의 완치율을 보였다.
2016년 기준 전 세계에서 100만여 명 이상이 소발디 기반요법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AASLD, EASL,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 등 주요 간학회에서도 임상시험과 동등한 수준의 완치율을 보이는 리얼월드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소발디와 하보니와 같은 HCV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AA)로 치료했을 때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치료 기회는 1회로 제한돼 있다.
포럼에서는 "아직 HCV DAA 1차 치료 실패 시 재치료를 위한 진료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있지 않아 C형간염을 치료할 때 처음부터 완치율이 높은 DAA를 선택해 환자의 치료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