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경실련 송기민 보건의료위원장이 4일 6.3 지방선거 보건의료 공약 전반에 대해 “고령화와 지방 소멸이라는 핵심 문제를 놓친 채 전문성 없는 공약이 난무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의사들의 형사책임을 면책하도록 하는 공약에 대해선 '말이 되지 않는 주장'이라고 지적하면서 오히려 '입증책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기민 위원장(한양대 디지털의료융합학과 교수)은 이날 경실련 6·3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 “지방선거는 지역을 살리는 공약이 핵심이어야 하는데, 정작 유권자들이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했는지도 불분명할 정도로 정책 경쟁이 실종됐다”며 “특히 고령화 문제를 다루는 공약이 사실상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 소멸의 근본 원인으로 고령화를 꼽으며 “고령화는 의료 문제, 저출산, 대학 붕괴, 일자리 감소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가속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 접근성 문제로 인해 인구가 도시로 이동하고, 이는 다시 부동산 가격 상승과 지역 격차 심화로 이어진다”며 “지방 의료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면 지방 소멸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필수의료 공백 문제에 대해 “응급실 뺑뺑이, 의료사고 대응 등 국민이 체감하는 문제에 대한 구체적 공약이 부족했다. 아울러 소아과, 산부인과, 응급의료 등 핵심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며 “이 상태로는 지방 의료 붕괴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 공약과 관련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송 위원장은 일부 후보들이 제시한 ‘의사 형사책임 면책’ 공약에 대해 “너무나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의료 공백을 이유로 형사 책임을 면제하는 접근은 환자 안전을 훼손할 수 있다”며 “오히려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의 입증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 즉 입증책임 전환이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현재 구조에서는 환자가 의료 과실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환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형사책임 면제가 아닌 제도적 균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간병 정책과 관련해서도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이 이원화된 구조에서 병원 간병비를 직접 지원하겠다는 공약은 보건의료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권역별 공공병원 확충’ 공약에 대해 그는 “문제는 병원 시설이 아니라 의사 인력 부족인데, 정작 의료인력 공급 대책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 현실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송 위원장은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 공약을 언급하며 “건강보험 본인부담 규모가 20조 원이 넘는데, 이를 지방정부 예산으로 감당하겠다는 것은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