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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몽골의대, 또 인정된 기준미달 해외의대

    [칼럼] 박지용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 대표·대한병원의사협의회 조직강화이사

    기사입력시간 2026-08-02 13:07
    최종업데이트 2026-08-02 16:0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한 곳이다. 불공평을 없애려 만든 공산주의마저도 그 안에서 자라난 불공평은 막을 수 없었다. 불공평을 탓하기 전에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는 것이 영리한 사람의 행동이다. 하지만 내가 인정하고 타협한 세상이 상상보다 훨씬 불공정할 때가 있다. 그 순간 충격받지 않을 사람은 없다. 이상주의자라서가 아니다. 현실주의자인 나조차 "이 정도로 잘못됐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에게는 해외의대 부정인정이 그런 이슈였다. 2021년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 때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부가 방치하고 유학원이 돈벌이에 열을 올렸지만 명문화된 기준이 있었고, 국회의원이 전수조사를 지시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전수조사와 재발방지 대책, 기준 재정비를 약속했고 연구보고서까지 제작됐다. 100% 원하는 만큼은 아니어도 상당 부분은 바뀔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2026년 지금까지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의협회장 앞까지 직접 찾아가 시위에 나섰지만, 보건복지부도 의사협회도 그 누구도 마치 아무것도 못 본 것처럼 철저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한 몽골의대가 보건복지부의 인정을 받았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이 학교는 본과 4년 중 1년은 몽골, 2년은 한국, 1년은 미국에서 보낸다고 한다. 몽골의대인데 4년 중 2년을 한국에서 배우는 셈이다. 보건복지부의 외국의대 인정기준에는 현지 학생들이 쓰는 언어로 현지 학생들과 함께 수업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그런데 이 학교는 현지 학생과 분리된 특별반을 만들어 몽골어가 아닌 영어로 수업한다. 100% 영어 코스이다 보니 현실적으로는 부잣집 자녀들만 이용 가능한 코스다. 이렇게 인정기준을 정면으로 위반하는데도 보건복지부는 이를 인정했다. 지난달 9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몽골을 방문해 이 학교와 관련된 병원을 찾았을 때도 이 문제는 어떤 이슈도 되지 않았다.

    해외의대를 우회해 손쉽게 의사가 되는 경로는 이미 7년 전인 2019년 MBC 피디수첩 보도로 논란이 됐다. 이듬해인 2020년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인정심사위원회와 유학원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회의록 공개와 전수조사를 요구했고,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 자리에서 전수조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전수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관련 규정도 2020년과 달라진 것이 없다. 연구보고서에조차 규정의 허점이 명시됐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 사이 2019년 논란의 당사자였던 우즈베키스탄 의대의 인정은 취소되지 않았고, 이번에는 그와 똑같은 방식으로 기준에 미달한 몽골의대가 새로 인정받았다.

    기준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일이 추진될 수 있는 건 대개 대중의 관심 밖에 있을 때다. 이런 종류의 부정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이만큼 꾸준히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젊은 의사와 의대생 대다수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데도 철저히 외면당하는 이슈가 또 있었나 생각해보면, 없었다.

    공의모 회원들과 함께 기준 미달 해외의대 부정인정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품이 들었고, 크고 작은 비용도 함께 부담했다. 하지만 가장 힘든 건 후배들을 위한 일임에도 이 문제를 제기한다는 이유만으로 미워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점이었다. 사비를 쓰는 것보다 미움받는게 훨씬 더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여기서 멈추면 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남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회원들 모두가 힘들어도 손을 놓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이 문제가 완전히 묻히지 않은 건 이렇게 끈질기게 붙잡아온 회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관련 팩트 자료도 꾸준히 올리고 있지만, 관심 있는 분들 중에도 블로그까지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목소리를 내주시길 부탁드린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