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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시밀러 수출 증가에도 여전히 수입 위주…국내 기업간 R&D 양극화 심화

    진흥원 "질적·양적 특허 기술력 선진국 대비 낮아, 8개 부처 통합·전문인력 양성·R&D 확대 필요"

    기사입력시간 2021-03-30 16:51
    최종업데이트 2021-03-30 16:51

    올해부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분산 지원과 전문인력 부재, R&D 투자 역량 미흡 등의 문제로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내 바이오 경쟁력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정책연구센터는 30일 바이오의약품 산업 분석 및 정책 연구(연구책임자 김용민 선임연구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R&D 확대와 부처 통합, 전문인력 양성 등을 제언했다.


    해당 보고서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면역항암제 등을 주요 성과로 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대상으로, 국내·외 시장 동향, R&D 동향과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경쟁력을 특허분석과 전문가 델파이 조사 결과로 제시했다.

    시장 분석 기관인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2020)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글로벌 제약시장은 약 9100억 달러로 이중 바이오의약품은 약 29%인 2660억 달러를 차지했으며, 오는 2026년에는 3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로스트&설리반(2020)에 따르면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기존 시장 성장률 전망치(Pre COVID-19)에 비해 2020년에는 소폭 감소하지만 2021년부터 빠른 성장률을 보이며 2023년 기존 시장 규모 전망치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높은 가격과 항암제 분야에서의 중요성으로 인해 항체의약품이 바이오의약품 전체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백신은 감염성 질환 증가, 고정적 포트폴리오 등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7.0%의 성장률이 전망되며,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가장 높은 시장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바이오의약품 R&D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으며 항체의약품의 R&D 비중이 크지만 CAR-T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의 R&D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헌고찰을 통한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동향·특허분석을 통한 국가별 기술 경쟁력 분석,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자료를 활용한 R&D 분석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매출액 기준)은 2019년 기준 0.7%에 그쳤다.
     
    표 = 바이오 의약품 특허 기술력 지수(진흥원 제공).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의 수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바이오의약품 수입액이 매년 증가해 2019년 기준 수입 점유율이 60%로 나타났다.

    또한 바이오의약품 기업들의 인력, 투자액 등 R&D 투자 역량은 규모적으로 글로벌 기업 대비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셀트리온, 녹십자 등 일부 기업들이 생산액과 R&D 투자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극화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진흥원 연구팀은 "바이오벤처 등 바이오의약품 R&D에 참여하는 기업의 수,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 비중 및 기술수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어 국내 바이오의약품 R&D 역량은 개선되고는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특허분석을 통한 국가별 바이오의약품 기술 경쟁력 분석에서도 우리나라의 기술 경쟁력은 주요 제약 선진국 대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의 질적 수준을 나타내는 특허 영향력 지수(PII)는 세포치료제 0.6(4위), 백신 1.3(6위), 유전자치료제 0.4(6위), 항체의약품 0.6(9위)로 백신을 제외한 나머지 바이오의약품은 기준 값 1 이하로 나타나 기술 수준 열위를 보였다.

    기술의 질적·양적 수준을 나타내는 특허 기술력 지수(TS)*는 세포치료제 4위(16.6), 유전자치료제 6위(5.4), 항체의약품 9위(202.5), 백신 10위(124.5)로 나타나 국내 바이오의약품은 질적·양적 측면에서 선진국 대비 기술력이 낮았다.

    연구팀은 "정부도 바이오의약품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NTIS 분석 결과 2019년 기준 정부 R&D 투자액은 총 1566억원 수준이었고 이마저도 과기부, 식약처, 복지부 등 8개 부처별로 다수의 과제에 분산된 R&D를 지원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 국내 바이오의약품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델파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전문가들은 국내 바이오의약품 기술 경쟁력은 9점(매우 우수) 기준, 평균 5.8점으로 보통 정도로 평가했다.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한 항체의약품이 7.1점으로 가장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응답했으며, 유전자재조합단백질의약품, 세포치료제 및 백신은 비슷한 반면 유전자치료제는 4.2점으로 가장 낮게 평가했다.

    제네릭·바이오시밀러 개발 통한 경험 및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혁신 신약 개발 경험이 부족하고 타겟 발굴 등 후보 물질 발굴 및 원천 기술 개발의 역량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바이오의약품 R&D 투자 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 투자 규모 충분성 및 배분의 적절성 측면에서 5점 이하로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응답했으며 민간 R&D 투자도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이 기술 선도국 대비 경쟁력이 낮은 원인에 대해서는 전략적 R&D 부재, 전문 인력 부족, 정부 R&D 투자 부족과 국내·외 연구 기관간 협력 체계 미흡 등이 제시됐으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우선 순위로는 정부 R&D 투자 확대 및 선택적 집중, 전문인력 양성, 민간 R&D 투자 확대 지원 정책 및 해외 연구기관간 협력 강화 순으로 나타났다.

    진흥원 연구팀은 "산업 분석과 델파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정부 R&D를 확대하고, 전략 분야별 중점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민간의 바이오의약품 R&D 투자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의 R&D 생태계를 구축하는 ▲바이오의약품의 R&D 거버넌스 체계를 정립하며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R&D 가치사슬별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