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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협 김성근 대변인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개원가 살리긴커녕 의료 자율성 다 죽인다"

    변형된 형태 주치의제 모델로 환자 선택권 위축 우려…필요 진료 줄이도록 압박해 과소진료 초래

    기사입력시간 2026-07-09 20:24
    최종업데이트 2026-07-09 20:29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대변인.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9일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추진과 관련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제도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시범사업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추진될 경우 일차의료를 강화하기는 커녕 의료전달체계를 혼란스럽게 하고 환자 진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주치의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시범사업이 의도된 형태의 주치의제 모델의 단초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시범사업의 환자 인두제적 요소와 위험도별 월정액 보상 구조는 의료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의료비 통제와 환자 이용 억제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이라며 “장기적으로 환자 선택권을 위축시키고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과지표 설정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김 대변인은 “시범사업 성과지표에 ‘유출률(타 의원 이용 비중)’을 포함하는 것에 반대한다. 환자는 질환의 특성과 중증도에 따라 적절한 의료기관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당뇨병 환자의 안과 진료나 심부전 환자의 심장내과 진료처럼 전문 진료가 필요한 경우 다른 의료기관으로 의뢰하는 것은 정상적인 의료전달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유출’로 평가하는 것은 기본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유출률을 성과지표로 설정하는 것은 환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의원 간 협력과 의뢰·회송 체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가체계와 관련해서는 통합수가제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도 분명히 했다. 김 대변인은 “환자 위험도(HCC)에 따라 월정액을 지급하는 통합수가제는 의료기관이 정해진 보상 범위 안에서 진료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라며 “필요한 검사와 처치를 시행할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로 과소진료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축시키고 의료의 질 저하, 환자-의사 간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HCC는 미국 메디케어에서 보험사의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한 위험조정 제도”라며 “이를 의료기관 수가에 적용하는 것은 제도의 성격상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주치의 개념과 제도적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수가제와 유출률 지표를 전제로 한 시범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충분한 의료계 의견 수렴과 합리적인 제도 재설계를 거쳐 시범사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달 9일부터 8월 5일까지 4주간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을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지역 주민이 평소 이용하는 동네의원에서 포괄적·지속적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일차의료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참여 대상은 우선 통합적 건강관리 수요와 필요성이 높은 50세 이상 지역 주민이다. 환자는 시범사업 참여 일차의료기관 중 원하는 기관을 선택해 자율적으로 등록할 수 있으며, 참여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등록을 거부할 수 없다. 기관별 등록환자 수는 최대 1000명으로 제한된다. 

    참여기관은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다학제 팀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맞춤형 건강관리 계획, 이른바 케어 플랜을 수립하고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를 통해 만성질환 예방과 건강 수준 향상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