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웨어러블 로봇은 착용자가 움직이려는 의도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필요한 힘을 보조해야 한다. 미리 설정된 움직임을 그대로 수행한다면 오히려 사람이 로봇에 끌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엔젤로보틱스는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실제로 회사는 중증 보행장애 환자의 재활을 돕는 '엔젤렉스 M20'에 이어 경증·중등도 보행장애와 수술 후 회복기 환자의 보행훈련을 지원하는 '엔젤슈트 H10'을 선보였으며, 로봇 사용 과정에서 생성되는 보행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엔젤로보틱스 조남민 대표는 최근 의료기기산업 출입 전문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적 차별점에 대해 "첫 번째는 입었을 때 보행의 의도가 파악돼야 한다"며 "그냥 프로그램에 세팅돼 있는 값으로 움직인다면 로봇을 입었을 때 사람이 끌려가게 된다"고 말했다.
"사람이 움직임 주도해야"…재활에서 일상 복귀까지
이날 조 대표는 웨어러블 로봇이 사람의 몸에 직접 착용하는 만큼 정밀한 제어와 안전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웨어러블 로봇은 인체에 직접 결합된다. 개인마다 다른 사이즈와 바디 쉐입을 어떻게 인체 구조학적으로 해석해 나가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오작동이 되면 바로 신체적인 위험이 가해지기 때문에 정밀 제어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후발주자들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제품 간 기술 격차가 외관상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질문에 실제 착용했을 때 사용자의 보행 의도를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는지가 차이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엔젤로보틱스는 웨어러블 로봇의 핵심 기술로 착용자의 움직임 의도를 읽고 필요한 힘만 보조하는 제어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센서로 착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행동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의도를 파악한 뒤 관절에 전달되는 힘과 움직임을 조절하는 힘제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현재 엔젤로보틱스는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M20과 H10 등을 사업화하고 있다. M20이 중증 보행장애 환자의 재활에 초점을 맞췄다면 H10은 경증·중등도 보행장애와 수술 후 회복기 환자의 보행훈련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 제품이다.
구체적으로 M20은 중증 보행장애 환자의 보행재활을 지원하는 3등급 의료기기로, 일어서기와 앉기, 평지보행, 계단오르기 등 다양한 보행훈련을 지원한다. 웨어러블 로봇을 이용한 보행치료에는 선별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H10은 경증·중등도 보행장애 환자와 수술 후 회복기 환자의 보행훈련을 지원하는 2등급 의료기기다. 엉덩관절의 움직임을 보조해 환자가 보행훈련을 수행하도록 돕는다. H10에는 7개 센서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행동 의도를 파악하는 기술도 적용됐다.
회사는 웨어러블 로봇 사용 과정에서 축적되는 보행 데이터의 활용 범위도 넓히고 있다. H10은 센서를 통해 보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전용 애플리케이션 '엔젤라 프로(angel'a PRO)'를 통해 보행속도와 관절가동범위, 동작 분석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의료진이 환자의 훈련 과정과 기능 변화를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조 대표는 향후 이러한 데이터 활용이 병원 내 재활을 넘어 환자의 일상과 의료현장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다만 보행 데이터 활용이 확대될수록 보안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로봇이 많은 생체 데이터를 학습하고 얻게 된다"며 "이 부분이 보안되지 않는다면 사용하겠느냐. 로봇에서도 보안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제도, 기술 혁신보다 느려"…동남아부터 해외시장 확대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적 성능뿐 아니라 안전성과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고 인허가와 보험제도의 문턱도 넘어야 한다.
조 대표는 엔젤로보틱스가 참여하고 있는 국가 연구과제에 대한 질문에 "헬스케어 제품이고 임상적인 유용성이 존재해야 하며 사람이 안전해야 한다"며 "기술이 있다고 무조건 시장에 내놓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전성과 임상적 유용성을 확보해 인허가를 받더라도 실제 의료현장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보험제도라는 또 다른 문턱을 넘어야 한다.
조 대표는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다 보니 보험에 있어서 제도는 항상 기술보다 느리다"며 "의료보험 제도 안에서 급여와 비급여 등 적절한 길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엔젤로보틱스는 국내 의료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조 대표는 2025년 3개국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 H10의 해외 출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은 이미 런칭됐다. 태국 시장은 마지막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현재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해외시장에서 사업화를 충분히 확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도 향후 공략해야 할 주요 시장으로 꼽았다. 다만 FDA 허가와 CE 인증 등 시장별 인허가 체계를 고려해 우선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 시장부터 경험을 쌓는다는 전략이다.
조 대표는 "미국은 가장 큰 시장이고 유럽 역시 계속 타깃팅하고 노려야 하는 시장"이라면서도 "FDA부터 CE까지 각각의 허가체계를 가지고 있고 그 복잡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