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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수면의학회 "열대야로 뒤척이는 밤…수면 시 온도관리 중요"

    지구 온난화로 야간 기온 상승…30℃ 초과하는 열대야, 수면 시간 14.08분 감소

    기사입력시간 2022-08-18 08:29
    최종업데이트 2022-08-18 09:57

    사진: Graphical Abstract(자료=One Earth, https://doi.org/10.1016/j.oneear.2022.04.008)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취침 시 온도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페럴만 의과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s Perelman School of Medicine) 인디라 구룹하가바투라(Indira Gurubhagavatula) 교수는 최근 미국수면의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에서 진행한 환경적 걱정과 수면과의 연관성에 대한 설문조사를 공개했다.

    미국수면의학회는 2월 17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성인 2010명을 대상으로 '얼마나 자주 환경에 대한 걱정으로 잠을 설치는가(How often have you lost sleep at night due to worries about the environment?)'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69%가 환경에 대한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연령이 낮을수록 환경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24세 응답자 그룹의 49%가 '항상 또는 거의 항상 그렇다', '자주 그렇다'고 답한 반면 55~64세 그룹은 단 14%만이 '항상 또는 거의 항상 그렇다', '자주 그렇다'고 답했다.

    그룹하가바투라 교수는 "환경 변화는 우리의 삶의 모든 측면, 심지어 수면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사람들이 최적의 건강을 위해 적절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침실에서 걱정과 스트레스를 없애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펜하겐대 사회데이터센터(Copenhagen Center for Social Data Science, University of Copenhagen) 켈튼 마이너(Kelton Minor) 교수 연구팀이 최근 '지구는 하나(One Earth)' 저널에 게재한 '기온 상승으로 인한 전 세계적 수면 침식(Rising temperatures erode human sleep globally)' 논문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전 세계의 야간 시간대 기온이 증가하면서 동시에 수면의 질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68개국, 4만7628명의 성인이 손목밴드를 착용한 상태로 측정한 수면기록 700만개 이상을 현지 일일 기상 데이터와 연결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야간 최저 온도가 25°C보다 높으면 온도 기준선(5~10°C)보다 수면 시간이 7시간 미만일 확률이 3.5%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30℃를 초과하는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면 수면 시간은 평균 14.08분 줄었다.

    이러한 수면시간 감소 현상은 저소득 국가 및 노인에게 더 크게 나타났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연구팀은 2099년까지 온도 상승에 따른 비최적 온도가 지속된다면 1년에 50~58시간의 수면을 잠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이렇게 수면 시간 감소로 인한 불충분한 수면은 여러 가지 신체적, 적신적으로 위험한 요소가 된다는 점이다. 수면 부족은 인지 능력 저하, 생산성 저하, 면역 기능 저하, 심혈관 질환 악화와 우울증, 분노 및 자살 행동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가 전 세계 기후 변화로 인한 야간 온도 증가가 실제로 수면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세기 말까지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 농도가 안정화하지 않으면 기온 상승에 따라 한해 평균 2주동안 수면 부족 등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룹하가바투라 교수는 해당 연구를 인용하면서 "온도 변화로 인한 수면 시간 감소는 전세계적으로 수억 명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수면 환경을 마련하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구룸하가바투라 교수는 열대야와 같은 무더운 밤, 잠을 이룰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다음과 같이 4가지 팁을 제안했다.
     
    ▲실내 온도를 시원하게 유지하기: 에어컨 또는 선풍기를 이용해 방의 온도를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잠옷을 입을 때는 가벼운 옷을 겹겹이 입는 편이 낫다.

    ▲취침 시간에 가까운 시간에 과도한 운동 삼가하기: 운동은 몸의 온도를 높일 수 있다.

    ▲취짐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기: 취침 전 미지근한 샤워는 피부의 혈관을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확장된 혈관은 샤워 후 수 분내로 피부로부터 열을 배출해 체온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낮 동안 충분하게 물 마시기: 땀을 흘리며 몸을 식힐 수 있도록 수분을 충분하게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