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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인력 대란' 해결에 극심한 온도차

    인력 부족에는 한 뜻, 방식은 크게 갈려

    기사입력시간 2017-09-07 05:51
    최종업데이트 2017-09-07 05:51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10만 병상으로 확대하고, 치매국가책임제를 함께 추진하면서 간호인력의 대란이 올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순례 의원(자유한국당)과 (사)건강복지정책연구원은 6일 ‘간호인력 대란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해 현재 간호인력 현황을 짚어보고, 향후 정책에 따라 예상되는 간호 인력 부족 문제를 논의했다.
     
    간호인력 부족 현상은 잦은 이직률과 더불어 간호계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치매국가책임제에 상당수의 간호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간호 인력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서비스가 필요한 지방이나 중소병원에서는 간호인력 부족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엄두도 내지 못하며, 인력난으로 응급의료기관이나 일부 병동이 폐쇄되는 상황까지 이르고 있어 간호인력 문제의 빠른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은 간호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놓고 각기 다른 방안을 주장했다.
     
    대한병원협회 이성규 기획위원장은 "간호인력 부족으로 지역별, 종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 의료양극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지역 의료시스템이 붕괴될까 조심스럽다"면서 "현재 간호사 평균 근무연수는 5.4년으로, 빈번한 간호사 이직과 이에 따른 인력 부족은 환자안전 및 양질의 간호서비스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성규 위원장은 간호대 입학정원을 증원하고, 단기적으로 인력이 배출될 수 있도록 1년 6개월 간 교육을 받는 간호실무사(조무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밝히며, 향후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가 될 것을 감안해 일본의 간호 정책을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규 위원장은 "일본은 간호사와 준간호사가 있는데, 준간호사의 경우 2년 과정을 거치면 간호자격증을 준다"라면서 "간호인력 부족이 심각한 일본은 이를 통해 인력을 확보했다. 지금은 7만 5천명 정도의 간호사가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판단해 외국에서 간호사를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위원장은 "간호실무사를 양성하고 외국인 간호사 수입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최종현 기획이사도 "간호인력 확보를 위해 간호대 정원 증가 및 간호사 근무여건 개선, 유휴간호사 재취업 등은 지속적으로 추진할 과제이기는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해결된다 하더라도 간호인력 수급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 간호조무사 대부분이 간호보조인력보다는 간호대체인력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종현 이사는 "간호인력 대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간호인력으로서 간호사와 함께 간호조무사를 병행해 활용해야 한다"면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등 정책의 인력기준과 채용형태 개선이 시급하며, 간호조무사 맞춤형 전문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한간호협회 병원간호사회 박영우 회장은 부족한 간호인력을 대신해 간호조무사를 활용하는 방안은 의료의 질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으로, 간호서비스 질 개선의 정책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영우 회장은 "간호인력 수급 문제는 간호사 확보가 핵심 정책이며, 간호사 수급 문제를 비숙련 간호인력으로 대체하는 정책은 해외에서도 실패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박 회장은 "간호학과 입학정원은 2006년 1만 1147명에서 2016년 1만 8827명으로 늘어났으며, 같은 기간 간호사 국시 합격자 수는 1만 495명에서 1만 9473명으로 늘었다"라면서 "앞으로 4년간 신규로 배출되는 간호 인력으로 간호사는 9만 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간호인력 수급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 박영우 회장은 간호사의 처우 및 근로환경 개선으로 간호사의 이직률을 막고 유휴간호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공중보건간호사제 도입 및 PA(Physician Assistant)근무 간호사를 '전문 간호사' 인력으로 환원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영우 회장은 "지역별·종별 의료기관의 간호사 임금 적정 기준을 설정하고, 교대근무 및 높은 노동 강도의 업무와 출산‧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의 모성보호 관리 감독에 필요한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곽순헌 과장은 "간호인력은 단순 일자리가 아니라 의료서비스 질과 환자의 안전으로 직결되는 부분"이라면서 "복지부는 한계가 있는 인력 확대정책이 아닌 간호인력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야간전담간호사 활성화 등의 명목으로 구체적인 예산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곽순헌 과장은 "기존의 병상 중심이었던 간호등급제 수가를 환자 수 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을 건강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확정했다. 다만 이렇게 지급되는 수가가 실제로 간호인력의 처우개선으로 쓰이는지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한다. 그냥 병원의 경영 차원으로 흡수되지 않도록 하는 조건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강보험공단 간호간병통합서비스확대추진단 고영 단장은 오는 2022년까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10만 병상 추진을 위해 기존에 하고 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인력배치 모형을 새로 개발하는 것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영 단장은 "의료기관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집중되어야 하는 병동이 있고 그렇지 않아도 되는 병동이 존재하기도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인력배치의 강화와 완화가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모형도 구상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