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의대생들이 강의실을 떠난지 7개월이 넘어가면서 사실상 한 학년을 모두 날린 가운데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이 비수도권 국립대 의대로부터 받은 '2024학년도 1학기 전공 필수 과목 이수 현황'을 공개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7개 국립대 의대생 4196명 중 1학기 필수 전공과목을 이수하지 않은 의대생은 총 4064명으로 총 96.9%에 달한다.
대학별로 전북대는 의예과 1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 전체 839명 중 99.1%인 831명이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 특히, 의예과 1·2학년과 본과 2학년은 단 한 명도 전공을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대 역시 293명 중 98.6%인 289명이 수업을 듣지 않았다.
이외에도 ▲ 충남대 96.2% ▲ 경북대 96.7% ▲ 부산대 95.3% ▲ 전남대 96.4% ▲ 제주대 95.2%가 전공을 수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의대생들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의대생들의 단체 유급이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점이다.
모 의과대학 교수는 "의대생들이 휴학원을 제출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허가하지 않은 시점부터 의대생들의 유급은 정해진 수순이었다"며 "사실상 2학기 강의실에도 학생들의 숫자는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저조한 상황에서 1년 동안 수업을 듣지 않은 학생들의 집단 유급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교수는 "하지만 정부가 집단 유급은 없다는 태도로 끝까지 학생들을 진급시키려 하면서 의대 교육은 파행이 불가피하다"며 "유급을 시키면 늘어난 의대 신입생들과 함께 수업할 1학년들의 교육이 문제가 될 것이고, 그대로 진급을 시키면 '무늬만 의사'를 양성하게 되는 문제가 있는데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대 교수는 "의대 증원을 앞두고 정부가 의대 선진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하며 각종 예산 투자 대책을 내놨지만 모두 당장의 의료 파행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은 아니다. 올해 유급된 예과 1학년 3000여명과 신입생 4500명을 함께 가르칠 시설과 교원 등 인프라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현실 감각이 없는 정부로 인해 우리나라 의료 교육 또한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