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디지털치료기기 날선 평가 받을 한 해...'초단기 예측의학' 시대 열 것"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출시 앞둔 웰트 강성지 대표 "최초라는 이유만으로 칭찬 받을 시기는 끝나"

    기사입력시간 2023-01-16 06:58
    최종업데이트 2023-01-16 06:58

    웰트 강성지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웰트는 올 한해를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줄 시기라고 선언했다.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분야에서 선두 기업 중 하나란 이유만으로 칭찬받을 수 있는 시기는 끝났고, 시장에서 진짜 ‘실력’을 입증해야 할 때가 왔다는 의미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시작점일 뿐 궁극적으론 실시간 모니터링을 기반으로 수시간, 수십분 뒤 이용자의 건강 상태를 예측해줄 수 있는 ‘초단기 예측’을 제공하는 게 웰트의 목표라고도 했다. 예를 들어 ‘30분 뒤 심근경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니 지금 즉시 병원을 방문하라’와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임직원들에게 '프로답게 하라' 주문...디지털 치료기기는 '초단기 예측' 위한 시작점

    웰트 강성지 대표는 13일 서울 강남구 웰트 본사에서 열린 의료기기산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임직원들에게 올해는 ‘프로답게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돈을 벌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이 같이 말했다.

    현재 웰트의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필로우Rx’는 식약처에서 허가를 위한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다. 국내 1호 디지털 치료기기가 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그는 “올해 안에 널리 확산할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프로답게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기존에 디지털헬스케어 회사들도 그런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미 회사를 세운지 몇 년이 지났지만, 정작 환자와 의사들에게 현장에서 날선 피드백을 받아 본 프로다운 회사는 얼마 없다”고 했다.

    이어 “이제 업계 전체에 대한 평가도 내려질 것이고 개인적으 두려운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제약, 의료기기 업계에 있는 기존 플레이어들도 그런 과정을 거쳐 프로가 됐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아직 제대로 된 검증을 받은 경험이 없는데, 앞서 있는 기업으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웰트는 장기적으론 환자들로부터 수집되는 실시간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초단기 예측’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치료기기는 초단기 예측 서비스로 가기 위한 시작점인 셈이다.

    강 대표는 “디지털 치료기기는 소프트웨어 기반 제품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진화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웰트가 진화의 결정체로 생각하는 기능은 초단기 예측이다.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파악해 수십분, 수시간 뒤의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을 미리 알려주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30년 뒤에 폐암에 걸릴 것이라는 식의 긴 예측모델은 별다른 효용이 없지만, 단기 예측은 검증도 바로 가능하기 때문에 효용을 즉각 체감할 수 있다. 궁극적으론 그런 짧은 예측 모델을 만들어 선보이는 게 디지털헬스케어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며 “우리는 실제로 앞단보다 뒷단에서 쌓인 데이터들의 분석과 관련한 것들을 준비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처음에 썼을 때는 별 차이를 못 느낄 수 있지만, 점차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 되는 기능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디지털 치료기기는 동일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로 구성된 거대한 환우회가 될 것이고, 그 안에 있는 데이터는 특정 질환에 대한 코호트 데이터가 될 것”이라며 “현 시대의 IT기술을 활용해 가장 효율적으로 하는 코호트 연구인 셈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의학적 근거들이 쌓일 거고 그건 예방의학을 넘어 ‘예측의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웰트 강성지 대표, 웰트 노혜강 CFO.

    의료계엔 '행위료' 환자에겐 '효용' 줘야 확산 가능...수가는 '탄력수가' 필수

    디지털 치료기기 업계 입장에선 허가 이후도 산 넘어 산이다. ‘디지털 치료기기’라는 생소한 수단이 보수적인 의료계로부터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환자들이 귀찮음을 이기고 디지털 치료기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확신이 어렵기 때문이다.

    웰트는 의료계 입장에선 수가 신설, 환자 입장에선 효용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웰트 노혜강 CFO는 “정부에서도 의사의 행위료에 대한 부분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디지털 치료기기를 처방하는 과정에서 환자에 대한 교육과 설명이 필요한데, 행위료가 신설된다면 의사들의 처방을 유인하는 요소로 작용하면서 초반에 제품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강 대표는 “환자의 경우는 결국 제품을 계속 쓰게 하는 건 초단기 예측일 것”이라며 “예측의 효용을 체감하면 고마움을 느끼고 제품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 직접 수행해야 하는 일들을 기꺼이 할 것이다. 게임화를 통해 환자의 리텐션을 유지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업계로선 수익과 직결되는 수가 문제도 최대의 관심사다. 현재 디지털 치료기기는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후 3~5년의 임시등재 기간에 선별급여 90%를 적용받으며, 이후 평가를 거쳐 정식등재 절차를 발게 된다. 임시등재 기간의 수가는 원가 기반, 정식등재 시에는 가치 기반으로 산정될 예정이다.

    강 대표는 향후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디지털치료기기의 특성을 고려해 ‘탄력수가’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가를 고정해버리면 제품을 출시해놓고 아무도 관리를 하지 않는 상황이 돼버린다”라며 “유지 보수를 하면서 추가 기능이 생겼을 때 그에 대한 적절한 경제적 보상이 주어지는 수가 체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고, 그래야 시장이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