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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① 마케팅: 의약품 전체 생명주기에 걸쳐 의학부·마케팅 긴밀한 협력

[칼럼] 정형진 바이엘코리아 메디컬 디렉터·가정의학과 전문의

기사입력시간 21-08-11 09:22
최종업데이트 21-08-1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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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제약회사에서 사업 전략 수립이나 의사 결정시 중요한 고려는 환자의 충족되지 않은 의학적 요구(unmet medical needs), 의사들의 실제 진료 상황(clinical practice)과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한 임상 근거(clinical evidence)이다. 제약회사의 여러 부서 중에서 의학부가 이런 의학적 요구, 진료 상황 및 임상 근거를 가장 잘 알고 있으므로 의학부의 역할이 중요하고, 다른 부서와 정보 공유 및 다양한 협업이 필요하다.

앞으로 4회에 걸쳐 의학부가 다른 부서와 협업시 어떤 역할과 기여를 하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의학부는 의약품의 전체 생명 주기에 걸쳐 마케팅과 가장 긴밀하게 협업(medico-marketing collaboration)하므로 마케팅과의 다양한 접점을 첫번째로 소개한다.

브랜드 전략 수립

의학부와 마케팅 협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브랜드 전략을 세우는 일인데, 본사 전략과 국내 특이적인 시장 및 임상 상황을 고려하면서 브랜드와 관련된 다양한 이해당사자들과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해당 제품이 사용되는 질환의 국내 역학적인 상황, 의사들은 그 질환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환자들은 어떤 니즈가 있는지, 자사 제품은 그런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기존 치료나 경쟁품 대비 어떤 점을 차별화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 브랜드 전략을 세운다. 보통 3사분기에 다음해 브랜드 전략과 그에 따른 각 부서의 활동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게 된다.

의학부는 학술교류나 자문회의 등을 통해 의사들로부터 얻은 중요한 정보나 식견(인사이트)을 수시로 마케팅에 공유하고, 필요시 전략을 수정하거나 활동 계획에 반영한다. 의학부 학술담당자는 마케팅 담당자와 브랜드 전략에 따른 서로의 활동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면서 주요 이슈를 공유하고, 역할 분담이나 일정을 조율한다.

Thought Leader 개발·관리

인터넷 사이트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등을 통해 다른 소비자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을 인플루언서라 하듯이 의학계에서 특정 질환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동료 의사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을 thought leader(TL)라 한다. 예전에는 TL 개발을 마케팅이 주도했으나 판촉 규정이 강화되고 자사 제품의 학술적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고객 중심으로 TL을 개발하면서 의학부가 주도하거나 마케팅과 함께 통합하여 TL을 관리하고 있다.

의학부와 마케팅은 제품(군) 별로 TL 리스트를 선정하고, 이 분들의 제품 인지도나 인식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지 논의하여 회사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시킨다. 주기적으로 TL들의 인식 변화를 확인하고, TL들이 스스로 자사 제품의 가치를 동료 의사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 최근에는 학회 영향력이나 출판 실적보다는 인터넷이나 SNS 상에서 영향력이 있는 상대적으로 젊은 분들을 Digital TL로 별도로 설정하기도 한다.

학술 심포지엄·세미나

제품의 주요 유효성·안전성 정보, 최신 임상결과 및 경쟁품과 차별화 메시지 등을 전달하기 위해 학술 행사를 진행하는데 한국에서 이런 행사를 제품설명회라 한다. 보통 행사 자체는 마케팅이 기획·진행하고 예산을 부담한다. 하지만 준비단계에서 마케팅과 의학부는 브랜드 전략에 따라 아젠다·주제 및 연자를 선정하고, 메시지 전달을 위해 어떤 임상결과를 강조할 것이지 논의한다.

의학부는 연자가 요청하는 경우 제품과 관련된 자료를 정리해 전달할 수 있으며, 자료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연자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학술 행사의 내부 승인도 필요한데 의학부는 제품의 허가사항에 맞게 아젠다·주제가 구성됐는지, 선정된 연자의 적절성 등을 평가한다. 학술 행사의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 의학부 학술담당자가 직접 발표하기도 하는데, 제품의 허가사항 내에서 임상결과에 기반한 객관적이고 균형된 정보를 비판촉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최근 온라인 심포지엄(웨비나)이 활발해짐에 따라 의학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순수한 학술 목적의 행사가 시도되고 있다.

판촉물 사전 논의 및 검토

마케팅은 제품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보건의료전문가를 대상으로(전문의약품은 대중광고가 허용되지 않는다) 다양한 판촉물을 제작한다. 마케팅은 브랜드 전략에 따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임상 근거에 의해 뒷받침 될 수 있는지, 논문에서 어떤 결과를 강조하는게 좋을지, 경쟁품 대비 차별점은 무엇인지 등을 의학부와 미리 상의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판촉물 검토 단계에서 논의를 시작하면 근거가 빈약하거나 해당 메시지를 사용할 수 없을때 판촉물을 다시 만들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판촉물 초안이 나오면 회사의 정해진 절차에 따라 검토·승인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의학정보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케팅은 창의적이고 임팩트있는 메시지를 사용하기 원한다. 하지만 의약품은 임상 근거를 기반으로 정확하고 객관적인 사실만 전달해야 하므로 의학정보팀은 약사법과 광고 규정을 바탕으로 검토 의견을 전달한다.

내부 직원 교육

예전에는 사내에 영업담당자를 위한 트레이너가 별도로 있었으나 요즘은 있더라도 주로 영업활동을 위한 기술적인 교육만 담당한다. 영업이나 마케팅을 위한 질병 및 제품 교육은 의학부의 역할인데 주로 메디컬 어드바이저나 MSL(Medical & Scientific Liaison)이 담당한다. 보통 마케팅이 브랜드 전략,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최신 논문, 경쟁 상황 등을 바탕으로 영업담당자의 교육 필요성을 파악해 의학부에 교육을 요청한다. 영업담당자가 실제 영업 일선에서 자주 듣는 질문들을 미리 알려주면 해당 질문들 위주로 교육 내용을 준비하여 효율적인 교육이 될 수 있다.

임상연구

의학부가 시판후 조사(PMS)나 허가후 4상연구를 진행할 때 마케팅의 협조가 필요할 수 있다. 먼저 시판후 조사는 제품이 사용되는 병원에서 진행돼야 하므로 마케팅이 해당 제품을 어느 병원에 리스팅할 것인지 알려줘야 한다. 보통 시판후 조사는 많은 병원에서 수백~수천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의학부에서 모든 병원을 수시로 방문할 수 없으므로 영업담당자가 연구 관련 이슈나 연구자로부터의 질문을 의학부에 전달해주면 도움이 된다.

허가후 4상연구도 전략적인 측면에서 마케팅과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 실제 임상진료 환경에서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추가로 확인하는 관찰연구나 경쟁품과 직접 비교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필요할 때 연구 컨셉 단계에서부터 마케팅과 상의한다. 신약의 허가와 출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도 질병의 역학, 기존 치료제들의 사용 패턴 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기획할 때도 마케팅이나 타 부서와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  

이 밖에 마케팅이 담당하는 시장조사, 환자지원 프로그램, 기부활동 등에도 의학부가 학술적인 또는 규제 관점에서 조언할 수 있다. 의학부와 마케팅간 협업이 매우 중요하지만 의학부는 학술적인 관점에서, 마케팅은 판촉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업무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담당자들은 양 부서의 관점과 전문성을 존중하고, 업무와 관련된 규정과 표준작업지침서를 잘 준수하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협업이 중요하다고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논의해 의사결정 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연구자주도 연구(investigator initiated research)나 출판(publication)은 완전히 학술 목적으로 진행되므로 최소한의 정보만 공유하고, 마케팅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마케팅 예산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의학부는 협력자인 동시에 윤리적인 측면도 항상 고려해야 한다.(참고문헌 1)
 
참고문헌
1. 제약의학회. 제약의학 개론. 2008.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바이엘코리아나 KRPIA 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