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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들이 꼽은 박근혜 탄핵 사유

    메르스 사태 남탓만…의료질서 파괴 논란 자초

    기사입력시간 2017-03-10 11:30
    최종업데이트 2017-03-10 11:42

    사진: 청와대 제공

    [초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메르스 사태를 뒷전으로 한 채 삼성 합병에 몰두한 대통령, 의료질서를 문란케 한 대통령, 의사들의 전문성을 무시한 채 집단이기주의로 몰아간 대통령.

    헌법재판소가 10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을 내렸다. 의사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유로 어떤 것을 꼽을까?
       
    메르스 사태 당시 대통령 행적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감염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개미 한 마리라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는 자세로 하나하나 철저하게 대응 하겠다"고 큰소리쳤다.
     
    사진: 동아일보 제공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엄한 개미만 잡았을 뿐 메르스 방역에 실패하면서 전국적으로 18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가 방역에 구멍이 뚫린 상황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 확산 책임을 삼성서울병원에 전가하기 바빴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

    박 대통령은 6월 17일 국립보건연구원으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을 불러 "메르스 확산이 꺾이려면 전체 환자의 반이 나오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어떻게 안정이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질책했다.
     
    의사들은 송재훈 원장이 그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90도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조아리는 사진이 공개되자 "메르스를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을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이럴 수 있느냐"고 분노했다.
     
    박영수 특검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은 2015년 6월 메르스 재앙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라고 문형표 장관을 압박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이기도 했다.
     
    의료질서를 파괴한 대통령
     
    사진: Jtbc 제공

    박근혜 정부가 임기 내내 의료질서 파괴를 시도하면서 의료현장은 하루도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였다.
     
    한의사들이 참여하는 협동조합의 이사장인 C씨는 2013년 10월 청와대 중소기업인 초청 만찬에서 "한의사는 혈액검사조차 할 권한이 없다"면서 현대진단기기 사용을 포함한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한의사가 채혈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정부가 방법을 찾아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국무조정실은 2014년 12월 27일 경제단체 부단체장과 관계부처 차관이 참여하는 '규제기요틴 민관합동 회의'에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비의료인의 카이로프랙틱 서비스 허용 ▲의사-환자간 원격진료 허용 등을 추진하기로 확정했다.
     
    의료법상 의사는 현대의학적 원리에 따라, 한의사는 한방의학적 원리에 따른 진료, 진단을 하도록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의사가 한방 의료행위를, 한의사가 현대의료행위를 할 경우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원격의료 저지 및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완전 철폐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 모습.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일방적으로 의사-한의사 진료범위 조정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의사협회는 수차례 전국의사대표자궐기대회를 열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박 대통령은 의료법을 위반해 '길라임'이라는 가명으로 차움의원에서 외래진료를 받았고, 비선의사를 청와대로 불러 태반주사, 신데렐라주사 등을 맞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의료전문성도 철저히 무시했다. 
     
    정부는 의료계가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에 반대하자 의료계가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정책에 반대하는 것처럼 몰아가 상황을 악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