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해서는 물러설 뜻이 없음을 강조한 가운데 의대 교수들이 한 달 전부터 제출한 사직서대로 병원을 떠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이 제출한 사직서가 형식과 요건을 갖추지 못해 수리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교수들의 사직서가 본심이 아닐 것이라고 관망하고 있지만, 일방적인 정부 태도에 실망한 의대 교수들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입장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달부터 사직서를 제출한 의대 교수들이 실질적인 사직을 준비 중이다.
앞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중앙재난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형식과 요건을 갖춰 사직서를 제출한 사례는 굉장히 적다. 대학본부에 정식으로 접수돼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신분이 유지돼 있는 상태에서는 사직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정부는 의료 개혁에 반대해 사직서로 항의의 뜻을 밝힌 교수들의 사직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정부 태도에 의대 교수들은 주1회 휴진 등을 교수들의 체력적 한계와 번아웃을 막아보고자 오는 30일부터 주1회 휴진에 돌입한다.
이와 더불어 사직서 수리와 상관 없이 실질적으로 사직을 진행하겠다는 교수들도 나오고 있다. 그 스타트는 충북의대에서 나왔다.
지난 29일 충북대병원 김석원 정형외과 교수는 충북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동적이지만 5월 10일 마지막 외래진료를 끝으로 사직서 수리와 관계없이 병원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사직서 제출 후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의대 정상화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더는 버틸 힘이 없다"며 "고창섭 충북대 총장이 의대 교수들과 만나 200명 의대 증원의 근거는 없고 정부가 지원한다고 하니 다른 지방 거점 국립대병원 정도는 되어야겠다고 싶어 그렇게 적어냈다는 발언을 듣고 병원을 정말로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충북의대는 기존 49명에서 151명이 증가하면서 2025학년도 신입생은 기존 정원의 4배에 달하는 200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충북대병원·의대는 교수 200여 중 60% 이상(110여 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내과·외과 교수 2명도 6월 안으로 병원을 떠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 비대위는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충북의대 총장은 증원분의 50% 수준을, 충북지사는 100%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편, 충북대는 의대정원 증원 확정을 위한 총장 주재 교무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충북의대 학생 140여명과 전공의 10여명, 교수 50여 명은 교무회의 저지를 위한 농성에 돌입했다.